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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강영근씨의 영주권 사냥 이야기2회 - 주방장이 되다2018-06-29 15:02:24
Category수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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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툰 인근의 Medicine Park가 영근의 마음잡이 피난처가 된 것은 그녀와 생활을 함께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그녀는 만만한 여자가 아니었을 뿐더러 집요하고 질기고 안하무인에다 도통 이성적인 대화가 통하지 않는 인물이었다.

영근의 목적이 영주권이었다면 그녀의 목적은 영주권이 필요한 남자를 사냥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영근이 그녀에게 정착 하자마자 그녀의 요구가 시작되었다. 우선 먹고 살아야 하니 라툰에서 사업을 하나 하자 제안했고 타운에 나와 있는 한국식당을 매입하자고 제안했다. 제안했다기보다는 종주먹을 댔다.

영근은 당황했다. 남은 돈을 탈탈 털어 그녀에게 주었고 더 이상 돈 나올 구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자신 정도면 모든 여자가 아마 껌뻑 죽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 큰 착오였다. 이렇게 저렇게 그녀에게 얹혀서 기둥서방으로 잠자리나 성실히 지켜주면 공손히 밥해주고 감지덕지 공짜로 먹여 줄줄 알았었는데 라툰녀는 놀랍도록 교활했고 영악하여 그녀의 요구사항은 나날이 커져갔다. 그녀는 집요하게 가게 매입을 종용했고 여의하게 돌아가는 것 같지 않으면 여지없이 육두문자가 날아들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영근은 하는 수 없이 동의하고 말았다. 만약 가게 매입을 거절한다면 정략 결혼비만 날리고 쫓겨날 판이었다. 사실 라툰녀는 영근보다 나이가 많아서 세상 남자를 다스리는 법을 잘 터득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녀를 만족케 할 한국식당 매입이 큰 과제가 되었다.

그의 손엔 국제전화카드가 들려 있었다.

한국에 S.O.S를 타전하는 수밖에 없다. 영근을 반자식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모가 있었다. 계향이 이모는 영근의 어린 시절부터 성북동에 함께 기거하며 학교를 다닌 엄마의 여동생이다. 이모는 어렵지 않은 생활을 하는 사람이었다. 사업이 승승장구 할 때는 잠실의 교통회관 내에 몇 개나 되는 연회식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도 했던 이모다. 물론 그녀의 큰 성공에는 감사원 공무원이었던 남편의 입김이 곳곳에 작용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자신을 이뻐라 하는 계향이 이모였기 때문에 말만 잘 하면 돈을 좀 넣어 줄 수 있으리라.

" 이모. 나야 뭐 잘하고 있지. 자리도 잡았어. 걱정마“

“믿을 만한 사람이야. 그럼. 확실한 거지. 내가 알아서 해.... 알았다니까...."

이모의 조력으로 영근은 한국식당을 매입했다. 그는 신분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소유주는 라툰녀였다.

영근의 노동은 새로운 형태의 빅 스트레스로 시작되었다. 음식이라면 계란 후라이도 해보지 않은 그였는데 이제 그가 매니저 겸 주방장으로 음식을 만들어야 했으니 매일 아침 스트레스와 그 고통이 말이 아니었다. 해놓으면 시원찮아서, 안 해놓으면 뭐하냐고 라툰녀는 욕지거리를 일삼았다.

대신 전담으로 일 해줄 한국인 주방장 고용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여자의 무례하기 짝이 없는 갑질에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하나같이 떠나고 말았다.

여자의 횡포는 나날이 심해지고 영근은 대가도 없이 죽어라고 노동 만하는 돼지농장 노예가 되어 갔다. 미칠 것만 같았다.

여자는 가게의 금전 등록기를 장악했다. 재산권을 주장했으며 서른을 훨씬 넘긴 아들의 생활비까지 영근에게 채근했다. 여자는 이상한 의부증도 있었다.

가게에 온 어떤 여자와도 영근은 대화를 나누면 안 되었다. 누군가와 잠시 앉아 대화를 했다면 그 댓가는 혹독했다.

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발 떠는 강아지처럼 쌍욕을 듣고 있어야 했다. 여자는 이성을 잃고 목이 터져라 악을 써댔다. 경찰이 동원 될 때도 있었다. 습관적 어깨 탈골이 있는 것처럼 습관적 영혼 이탈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 속에서도 영근은 인내해야만 했다.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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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 떠난 아빠가 성공하여 하루빨리 불러주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을 사랑하는 아들 딸, 신규 신효가 눈에 어른 거렸다. 생각만 해도 초조한 일이었다.
목표를 위하여 그녀에게 충성하는 길 밖에 없다고 자신을 추스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