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복수국적자 헌법소원 심판 청구 ‘헌법불합치 선고’

헌법재판소 “국적이탈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 … 한인 2세들 ‘제한 없이 미 주요기관 및 연방 의원 출마 가능’

지난달 24일(목) 선천적 복수국적자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청구 심판에서 재판관 7대 2의 결정으로 국적법 12조 2항 등에 대한 헌법불합치 선고가 내려졌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국적법 중 병역준비역에 편입된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국적이탈을 제한하는 조항인 제 12조 제 2항 본문 및 제 14조 제 1항 단서 중 12조 본문에 관한 부분이 청구인의 국적이탈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해 위헌임을 선언했다.
헌법재판소는 법률의 공백을 막기 위해 위헌결정이 아닌 헌법불합치를 결정했고 2022년 9월 30일까지 개선입법이 이뤄져야 하며 그 시점까지 입법이 되지 아니할 경우 2022년 10월 1일부터는 그 효력을 잃게 된다고 명시했다. 이번 결정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복수 국적을 해소할 수 없음으로 인해 공직 등 업무를 담당할 수 없게 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의 사익침해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종래 심판대상 법률조항과 동일한 내용의 국적법 조항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했던 ‘헌재 2006. 11. 30. 2005헌마739 결정’ 및 ‘헌재 2015. 11. 26. 2013 헌마 806, 2014헌마 788(병합)’ 결정은 이 결정 취지와 저촉되는 범위 안에서 이를 변경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헌법재판소는 국적이탈 신고 시 신고서에 ‘가족관계기록사항에 관한 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하는 국적법 시행규칙 제 12조 제 2항 제 1호에 대한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은 한인 2세 출신 크리스토퍼 멀베이 주니어(Christopher Mulvey, Jr.) 씨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멀베이 씨는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재미 한인 2세로 “복수국적으로 인해 직접 선택의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현행 국적법을 보면 미국 등 속지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 태어났더라도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면 외국과 한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한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된다.
남성 복수국적자의 경우 만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으면 병역 의무가 해소되는 만 38세 이후에야 국적을 포기할 수 있었다. 즉 이 기간을 놓친 남성 복수국적자는 만 37세까지 병역의무가 부과되고 국적이탈도 금지됐었다.
여성 복수국적자의 경우 만 22세가 지난 뒤에도 국적이탈 신고가 가능했지만 여성들 역시 미국 국방부 등 국가정보를 취급하는 공무직 진출에 제한을 받아왔다.
헌법소원 청구 당시 멀베이 씨 대리인은 “미국 핵잠수함 승무원 채용이나 백악관 직원 채용 등에서 다른 국가 국적을 보유해선 안된다는 걸 명시하고 있다”며 “직업 제한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재외공관 등이 국적 선택 절차를 개별적으로 통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부모가 이런 내용을 제대로 몰랐을 경우 미성년자인 자녀들이 심각한 불이익을 보게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번 헌법불합치 선고에서 헌법재판소는 “이 결정은 대한민국 남성인 복수국적자가 18세가 되는 해의 3월 31일이 지나면 병역의무를 해소하기 전에는 어떠한 예외도 인정되지 않고 국적이탈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들이 ‘국적이탈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주 생활 근거지를 한국에 두면서 한국 국적자로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누리다가 병역의무만을 피하고자 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와 다르게 멀베이 씨는 주된 생활 근거를 외국에 두고 한국 국적자로서 혜택을 누리지 않고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에게도 일률적으로 국적이탈 제한을 가한 국적법 제 12조 제 2항 제 14조 제 1항에 위헌이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한인 2세들이 미국사회 중심기관인 연방정부나 주정부, 육해공군 사관학교 등에 제한 없이 진출할 수 있게 됐으며 25세부터 가능한 연방 하원의원과 30세부터 가능한 상원의원, 35세부터 가능한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게 됐다.
헌법재판소 결정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이번 결정이 향후 한인사회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한인 2세 정치인들을 대거 배출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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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제시카 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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