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정원

“아니 이게 뭐야?
어둑어둑 해질 저녁 무렵, 화단을 보러 나갔다가 예상치도 않은 곳에서 꼬물 꼬물 기어 다니는 벌레들을 발견하였다. 그제서야 눈을 크게 뜨고 손전등을 비추며 흙과 식물들을 자세히 보았고, 급기야는 케일에 매달려 포식을 하고 있는 민달팽이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요 며칠 왜 잎사귀가 이전처럼 푸르지 않은지 구멍이 생기는지 궁금했는데, 바쁘다는 이유로 그때 보살피지 않고 그냥 지나갔던 것이 후회되기 시작했다.
“후회는 진보를 향한 밑거름이 되지. 그동안 차일 피일 미뤄온 정원 공부를 이제 좀 제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연구를 시작했다.
초보 정원사로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원 가꾸기는 문외한이었다.
“이름 모를 이들의 정체는 대체 뭐지? 도대체 언제부터 무슨 경로를 통해 나의 정원에 무단 침입을 한거지? 이것들을 어떻게 없애지? 지속적인 관리는 어떻게 해줘야 하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나의 질문들은 그 날로부터 며칠 간 선배 정원사들의 노하우를 듣고 배우는 학습 과정과 배운 것을 실행해보는 실습 과정으로 이끌었다.
본격적인 벌레 제거 과업에 돌입하는 나의 마음은 처음에는 놀람과 실망, 후회스러움이었다.
정원에 화학용품을 쓰지 않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몇 주에 걸쳐서 세심하게 정원을 돌봐야 했다.
처음에는 하루라도 빨리 퇴치해버리고 싶다는 조급함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위축감이 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대처방법을 알 뿐 아니라 실제로 벌레들이 줄어드는 경험을 하니 문외한의 지평선을 넓히게 된 것에 대해 감사했고, 앞으로 여러 해를 거치며 수확의 기쁨을 누릴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들었다 .
뜬금없는 이 정원 이야기. 과연 우리 마음과 무슨 상관이 있는걸까? 앞으로 칼럼을 통해 더 이야기 하겠지만 오늘은 개요만 나누고자 한다.
첫째, 우리의 마음은 마치 이 정원과 같다. 정원이 세심한 손길을 필요로 하듯 우리의 지,정,의를 모두 담고 있는 마음도 섬세한 돌봄을 필요로 한다. 정원을 돌보지 않고 방치하면 온갖 벌레들이 수확을 기다리는 식물들을 먹어치우듯, 마음을 돌보지 않고 방치하면 해를 거듭하며 맞닥뜨린 상처들이 관계의 왜곡과 불협화음을 자아낸다.
우울감, 수치심, 두려움, 분노 등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마음의 정원이 헛간처럼 변한다.
둘째, 마음의 정원을 돌본다는 것은 노동과 같다. 두 팔을 걷어 붙이고 본격적으로 애쓰며 마음이라는 땅을 기경하는 노동은 반갑지 않고 피하고 싶다. 결심은 했지만 대체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돌보자니 끝이 없을 것 같아 엄두가 안난다.
못본체 지나가자니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 같고, 보고 싶지 않아서 묻어 둔 것들이 한꺼번에 튀어 나올까봐 슬슬 겁도 난다. “굳이 뭘”하는 저항을 이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셋째, 마음 정원을 돌보려는 용기는 회복의 물꼬를 트는 마중물이다.
잡초와 벌레로 무성해져 버린 마음 정원을 직면하고 재조명하려는 용기는 우리가 회복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오리지널 디자인과 부합한다.
또한 힘써 용기를 내볼때 깊은 통찰을 자아내는 개인의 회복 여정은 타인의 회복을 돕는 도구로 재활용될 수 있다.
식물이 자신의 라이프 사이클을 끝내면서 씨앗을 토양에 떨어뜨려 다음 년도를 위한 새로운 생명을 남기고 가듯 개인의 회복 원리도 근본적으로 배가 법칙을 지니고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되게 하라’는 말처럼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으며 많은 분들이 마음 정원의 녹슨 빗장을 열기 시작 하였다.
용기를 내시는 분들을 진심으로 격려하며 다음 글에서는 오늘도 우리가 마음 정원에 심고 있는 씨앗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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