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한국학교 창립 38주년을 축하하며

세상에서 가장 보람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돈은 결코 인생의 목적이 될 수 없다. 내가 왜 세상에 태어났는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찾고 사명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런 뜻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느라 교육에 매진하는 선생님과 곁에서 지원하는 스텝, 그리고 자금을 후원해 주는 분들이라 생각한다. 이들의 희생은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요 희망이라 하겠다.

지난 9월 15일(토), 달라스 한국학교 창립 38주년 기념행사에 다녀왔다. 여섯 개의 캠퍼스에서 80여명의 교사와 600여명의 학생들로 구성되어있었는데, 1년간의 운영 상태를 돌아보는 자리였다. 이날 눈길을 끈 것은 결산보고(이윤기이사)에서였다. 매년 재정난으로 어려움을 겪던 터라 또 그렇겠지 하던 예측은 빗나가고 말았다. 3십1만4천불 수입에 2십5만4천불 지출로, 6만3천불이란 거금(?)의 흑자를 낸 것이 무엇보다 놀라웠다.
전임자(김원영이사장)가 농부의 심정으로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흔적이 여기저기 나타났다. 자신의 임기 동안 ‘운영자금’의 어려움을 경험한 탓에, 후임에게는 그런 아픔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애쓰다보니, 정부나 기업 등으로부터 좀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민사회에서 이런 결실을 맺으려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배턴을 이어받은 후임자(김택완이사장) 또한 추수를 하듯 그 열매를 거둬들이면서 얼마나 기뻐했을까! 그리고 운영진이 한마음으로 뭉쳐 알뜰살뜰 살림을 잘 한 것도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었다. 달라스 한국학교는 이월자금 확보로 다음 회계 연도에서는 좀 더 다양하고 광범위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이렇게 전임과 후임이 화합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은, 소속된 단체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기에, 이런 모범사례를 타단체들도 본받으면 좋을 듯싶다.

나는 이날 다음과 같은 축하의 인사말을 했었다.
-제가 60 평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존경하는 분은 ‘선생님’이십니다. 왜냐하면 어느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관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희 가족도 큰 아들의 담임선생님으로 인하여 미국 땅을 밟게 되었습니다. 보성고등학교 입학하였을 때, 신입생들에게 ‘나의 꿈 이야기’를 쓰라 했더니만,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글의 주인공이 저의 큰 아들 ‘오정훈’이라더군요. 담임선생님(고문수)의 권유로 조기유학을 결정하였고, 지금은 유명회사 패션디자이너로 뉴욕 맨하튼에서 행복하게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선생님 되어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보람 있는 일입니다. 선생님은 참으로 위대하신분입니다. 그래서 영원히 지지 않는 해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캄캄한 바다에서 북극성처럼 이정표가 되고, 등대가 되어 주는 분, 그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다!
제게도 반항심이 강하던 사춘기 시절, 캄캄한 골목길에서 여학생 꽁무니를 따라가다 파출소에 끌려갔었고, 이유도 없이 죽고 싶도록 고독에 몸부림칠 때, 영혼을 뒤흔드는 깨달음의 길잡이가 되어 주신 분이 바로 선생님이었습니다.
또한 스승의 길은 참으로 어렵기만 합니다. 제자에게는 정신적인 지주나 마찬가지이므로, 슬프고 괴로워도 표현조차 못합니다. 세상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도를 닦듯이 인격수양을 해야 하기에, 선생님은 100년 대계를 책임질 강한 사명감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직분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급속히 변하는 세상 속에서 ‘가르침’이란 패러다임도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지요. 올바른 교육 없이 국가의 장래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여 주류사회에 진출하고,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독도는 우리 땅>, <평화의 소녀상>, <요코이야기>, <역사 교과서 왜곡>, <우리말과 글을 말살하려 했던 창씨개명> 등, 일제 강점기 조상들이 겪은 아픈 역사가 반복 되지 않도록, 애국심과 국가관을 심어 주는 일에도 많은 관심 가져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순서로, 학무보고(플레노 켐퍼스 허영주교장)가 있었는데, 전년보다 학생수가 50여명이나 늘어난 점이 떠오르는 태양처럼 앞날을 밝게 비추는 것 같았다. 특히 한국어 능력고사나 역사와 전통문화 체험 등, 미국에 살면서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교육에 대한 비중을 높게 한 점이 마음을 기쁘게 했다.

한국인이라면 우리말과 글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언어를 잃으면 그 안에 있는 정신(혼)까지 잃게 마련이다. 전쟁으로 나라를 빼앗기지 않더라도, 한국어와 한글을 계속하여 사용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지구상에서 뿌리가 뽑히듯이 송두리째 사라지게 마련이다. 때문에 이민사회를 살아가는 부모들은 자녀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야만 할게다. 달라스 한국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모두 한국말이 어눌해져가는 자녀들의 정체성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야 하리라고 본다.
그동안 수고하신 달라스 한국학교 선생님들과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지원하고 후원해 주신 분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면서, 앞날의 무궁한 발전을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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