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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진 시계 – News Korea

멈춰진 시계

영국의 켄트 지방의 한 습지대 마을에 부모를 여윈 핍(Pip)이라는 소년이 대장장이와 결혼한 누나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이웃 마을에 있는 오래 된 저택을 방문하게 됩니다. 그 저택에는 해비셤이라는 노처녀와 에스텔라라는 그녀의 양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저택 안에 들어서자 마자, 핍이 느낀 것은, 모든 통로가 어둠에 차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불안하고 불편한 마음으로, 핍은 스텔라가 안내하는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아주 큰 사이즈의 방이었고, 많은 촛불들이 방안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깥에서 들어오는 빛줄기는 흔적도 없었습니다. 화려하게 장식된 거울이 달린 테이블과 다른 가구들이 보였습니다.

한 이상한 여인이 의자에 앉아서 테이블에 팔꿈치를 올리고, 손으로 머리를 괴고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녀는 비싼 사틴과 레이스, 비단으로 만들어진 하얀 드레스를 입고 있었습니다. 발에는 하얀 구두가, 머리에는 하얀 꽃과 하안 베일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그녀의 머리칼도 하얀 색이었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보석들이 그녀의 목과 손을 장식하고 있었고, 테이블 위에도 보석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주위에는 반쯤 차있는 트렁크와 아름다운 옷들이 여기 저기 흐트러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두 한 짝, 시계, 목걸이, 장갑, 손수건, 꽃, 기도문들이 거울로 만들어진 테이블 위에 혼잡하게 쌓여 있었습니다.

몇분이 흐르면서, 핍은 조금 전에 눈에 들어왔던 것과는 다른, 자세한 상황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입고 있는 흰색 드레스는 더 이상 흰색이 아니라, 오히려 누렇게 변해 있었습니다. 드레스 속의 신부도 그녀의 드레스처럼 시들어 있었습니다. 머리 위에 꽃혀 있는 꽃도, 테이블 위의 장갑도, 기도문도 오랜 세월 속에 빛을 잃고 시들어 있었습니다.
신부의 아름다운 몸매를 딱 맞게 감쌌던 드레스가 이제는 가죽과 뻬만 앙상히 남은 여인의 몸에 턱없이 헐렁하게 걸려 있었습니다.
그녀의 손목 시계는 8시 40분, 그 방에 있는 다른 시계도 8시 40분에 멈춰 있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영국 작가 찰즈 디킨즈의 소설 ‘위대한 유산( Great Expectations)’에 나오는 한 부분입니다.
부유한 양조업자의 딸로 자란 해비셤이 한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약속하게 됩니다. 저택에 초대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맛있는 음식들이 준비되고, 웨딩 케익이 한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웨딩 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던 순간에, 파혼 편지를 받습니다. 결혼식을 20분 앞둔, 8시 40분이었습니다. 그 순간, 헤비셤의 삶은 멈추고 말았습니다. 저택의 모든 창문은 차단되고, 어둠 속에서, 신부 드레스를 입은 채로, 자신의 상처난 가슴을 복수할 것만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해비셤의 모습이 주인공 핍을 통해 묘사되고 있는 장면입니다.

모든 인간은 과거의 지대한 영향을 받으며 살아갑니다. 어제까지의 나의 경험, 생각, 믿음, 관계, 지식 등이 나의 오늘의 생각, 꿈, 가치관, 행위, 결정 등을 지배합니다.
사랑 받고 이해받고, 용서 받았던 경험, 신뢰와 친절, 인내와 관용의 경험은 우리를 살 맛 나게 하고, 숲 속의 신선한 공기처럼, 우리를 춤추게 합니다. 하지만, 학대와 무시, 무관심, 오해, 방치, 이용, 배반, 거짓, 버림받음, 거절 등은 우리를 정서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적으로 병들게 하고, 아프게 합니다.

그런데, 과거의 아픈 경험들이 정말 무섭고 위험한 것은, 큰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여전히 신부드레스를 입고, 매일 매일 파혼편지를 받는 것을 경험하며, 자신의 삶을 파괴해 나가는 헤비셤처럼, 사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정도야 다르겠지만, 어린 시절, 부모에게 받은 상처, 과거에 배우자, 친구, 동료, 상사 등에게 받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의 노예로 살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가면을 쓰고 다가와 재산을 빼가고, 결혼식을 20분 앞두고, 파혼을 통보한 파렴치한 약혼자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꿈을 꿨더라면, 해비셤의 삶의 후반부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번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한 번의 실패 또한 미래의 실패를 보증하지 않습니다. 과거의 나쁜 경험들이 앞으로 계속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상처를 훌훌 옷처럼 벗어 던져버릴 수는 없지만, 과거를 잊을 수는 없지만, 과거의 상처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받는 것을 끊는 것은, 가능한 선택입니다.
어제가 아니라, 오늘을 선택하고, 복수가 아니라 용서를 택하는 것이 나를 진정 사랑하고 세우는 지혜롭고 용기있는 선택입니다.
용서는 가해자를 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용서는 상처받은 사람을 상처로부터 해방시키고, 과거의 상처가 오늘도 나를 상처 입힐 수 있는 힘을 빼앗는 것입니다.
오늘도 내가 과거에 일어난, 누군가의 잘못을, 상처를 기억하며, 분노하고 있다면, 나는 그에게 오늘도 나를 상처입히도록 허락해 주고 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어떤 상황이나 사람에 대한 나의 생각과 선택, 내가 부여하는 의미가 감정을 만들고, 그 감정이 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매일, 나의 생각을 점검하고, 마음이 어디에 쏠리고 있는지를 분별하면서, 나 자신을 잘 다스려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시계를 멈출 수는 있어도, 시간을 멈출 수는 없으므로, 내가 흐르는 시간과 더불어 변화를 추구해 가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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