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선물들

소파에 앉아서, 신문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신문 속의 글자와 그림들이 사라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내 눈에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하며,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것이었습니다. ‘말도 안돼. 갑자기 어떻게 이런 일이” 중얼거리며, 손으로 눈을 비비고, 머리를 마구 흔들었습니다. 그 때, 툭 하는 소리가 들리고, 바닥에 신문이 나둥그러져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이고, 꿈이었구나.” 잠시 잠이 들었던 것입니다.
신문의 글을 읽을 수 있고, 거실에 있는 물건들이 보이고, 창밖으로 나무들과 이웃집들이 보인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18개월의 아기였을 때, 질병으로 시력과 청력을 잃고, 어둠속에서 거칠고 반항적인 아이로 자라다가, 설리반 선생님을 만나, 언어를 배우면서 새 삶을 살게 된 아이. 결국에는 작가, 정치 운동가, 명연설가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도전과 영향력을 끼치면서, 누구보다 많은 업적을 남긴 기적같은 삶을 살았던 헬렌 켈러. 그녀의 가슴 깊숙히 자라잡고 있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요? ‘3일 동안 볼 수 있다면’이라는 그녀의 글에서, 헬렌은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내게 기적이 일어나서, 3일동안 볼 수 있게 된다면, 나는 3일을 3등분 해서 잘 사용할 것이다. 첫 날에는 내 삶을 가치있게 만들어 주신 사람들을 보고 싶다. 특별히, 설리반 선생님의 얼굴을 오랫동안 보고싶다. 내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준 선생님. 그 분의 눈속에 담긴 강인함과 자비로운 마음을 보고 싶다. 친구들의 얼굴과,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 늘 충성스러운 우리 강아지의 눈과 집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보고싶다. 내게 인간의 삶과 인간의 내면세계를 가르쳐 준 책들을 읽을 것이다. 오후에는 숲 속을 거닐며,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진귀함과 독특한 아름다움을 즐기고, 농장에 들러 말을 볼 것이다. 노을이 지는 신비한 풍경도 볼 것이다. 밤이 되면, 나는 불빛이 주는 엄청난 기쁨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 날밤, 내 머리는 낮에 본 엄청난 모습들로 가득차고, 너무 흥분돼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둘째 날, 나는 먼저 자연 역사 박물관에 가서, 내가 손으로 만져 보기만 했던 작품들을 보면서, 지구와 인류의 발자취를 배울 것이다. 그런 다음,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에 들러, 온갖 예술작품들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즐길 것이다. 둘째 날 밤에는 극장에 가서 연극이나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몸짓, 손짓, 화려하고 멋진 각양의 의상들을 볼 것이다.
세째 날 아침, 나는 동이 트는 아름다움을 즐기고, 뉴욕에 가서 일하는 사람들을 볼 것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 올라가 모든 시가지도 내려다 볼 것이다. 그리고 길을 걸으며, 사람들의 표정과 얼굴을 보며, 그들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공장도 보고, 공원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고싶다. 밤이 되면, 극장에서 정말 웃기는 연극을 보고 싶다.
내가 다시 맹인으로 다시 돌아가는 자정 무렵, 나는 너무나 많은 것들을 아직도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내가 본 것들의 아름다운 기억들로 충만할 것이다.
나는 시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내일이면, 볼 수 없게 될 사람처럼, 오늘 당신의 눈을 사용하세요.”

시력을 잃고도, 누구보다 잘 살고, 큰 업적을 남긴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헬렌 켈러, 강영우박사, 부드러운 목소리로 세계인의 가슴을 어루만지는 안드레아 보첼리….
이들이 시력을 가졌더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요.
헬런 컬러가 그렇게 보고 듣고 싶었으나,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나는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때로 감사한 지도 모르고 당연하게 여기며, 사는 때도 많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헬렌의 말을 가슴에 담고 살려 합니다.
어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음이 놀라은 기적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가족들을 보며, 들으며 즐길 수 있음이 엄청난 특권임을 알며, 저들을 더, 존중하고, 사랑해야겠습니다.
내 삶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람들을 더 깊이 보고, 더 깊이 듣고,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며 섬겨야겠습니다.
호수 위에서 뛰노는 햇빛, 텍사스의 푸른 하늘, 늘 자라는 나무들, 장미와 오키드…. 자연 속에 담긴 온갖 형상과 색깔들, 하나님의 창조물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것이 은혜의 선물임을 알고 감사해야겠습니다.
내게 참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책들을 마음껏 읽을 수 있음을 기뻐하며 감사해야겠습니다.
저녁 노을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불빛 아래서 대화를 할 수 있고, 영화를 볼 수 있고, 노래를 들을 수 있고, 오케스트라를 보고, 즐길 수 있음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의 미소와 따뜻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음이 기적의 선물임을 새기며, 감사해야겠습니다.

감사한 선물이 어디 눈과 귀 뿐이겠습니까? 손과 발, 다리, 코, 심장, 피부, 입과 혀, 보이지 않는 몸속의 장기들, 나의 머리….
말하고, 먹고, 걷고, 움직이고, 느끼고, 만지고, 만들고, 쓰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들이 내게 주어진 기적의 선물들입니다.
낮잠 속의 짧은 꿈을 계기로, 내가 많은 것을 누리고 사는 부자임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들이 언젠가는 사라질 수 있는 귀한 선물들임을 알고, 감사하며, 소중하게 돌봐야겠습니다.
내가 누리는 선물들이 나와 다른 이들을 위한 귀하고 선한 도구들이 되도록 애쓰며 살아야겠습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