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금융자산 보고

미국에서의 연말은 추수감사절과 함께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은 Black Friday, 월요일은 Cyber Monday… 이처럼 세일의 홍수속에 잠깐 정신을 잃으면 바로 새해가 시작된다. 미국에 살다보면 중요한 날들이 종종 있다. 추수감사절이라던가 크리스마스 같이 모든 사람이 기념하는 날이 있는가 하면 결혼 기념일이나 생일같이 극히 개인적인 기념일도 있다. 사실 이런 기념일들은 꼭 그날 축하를 하지 않는다고 잘못되지는 않는다. 기념일 뿐 아니라 세금 보고일 같이 시한이 정해져 있는 날들도 그날이 지나갔다고 크게 잘못되지는 않는다. 시한 내에 세금 보고를 못했다면 후일에 보고를 하고 늦게 보고를 한 것에 대해 약간의 벌금만 지불하면 된다. 거의 모든 종류의 세금보고에는 마감일이 정해져 있지만 이 마감일을 어겨도 벌금만 내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돈이면 무엇이든 다 해결된다는 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연기도 안되고 돈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보고시한이 있다. 10월 15일이 보고마감일인 1만달러 이상 ‘해외금융자산보고’가 바로 그것이다. 잘못 보고된 것을 바로잡는 수정보고는 가능하지만 늦게 보고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해외금융자산이 5만달러 이상 있다면 1만달러 이상 보고(FBAR)도하고 세금보고시 함께 보고하는 FATCA도 적용 대상이므로 거의 같은 내용을 일 년에 두 번씩 해주어야 한다. 해외자산보고는 IRS가 아니라 반드시 Fincen이라는 곳으로 전자보고(e-filing)를 해야 한다.
1만달러 이상 ‘해외금융자산’ 보고는 이미 1970년대에 제정된 법이지만 2009년까지는 거의 사용된 적이 없이 사문화되었기 때문에 미사법당국은 적용 대상을 가리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미국은 미국납세자의 해외금융정보 파악을 위해 2010년 3월 18일에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이라는 새로운 법을 제정하고 2013년 1월 17일 시행령을 발표했다. 이 법은 ‘1만달러 이상 보고하는법’과 달리 세법이기 때문에 적용대상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2014년 3월 17일 미국정부와 FATCA관련 정부간 협정(한미 조세정보자동교환협정)을 타결했다. 2014년 7월 1일부터는 한국에서 금융계좌 개설시 미국인인지 아닌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있으며 기존고객의 경우2014년 6월 30일 기준으로 5만 달러 이상의 계좌만 금융계좌의 전산기록등을 검토하여 실소유주가 미국인인지를 확인한다. 개인의 경우 미국 거주자나 시민권자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거소증, 여권)등을 사용하여 계좌를 개설했는지의 여부, 미국 출생지. 미국주소나 미국사서함, 미국전화번호, 미국계좌로의 이체요청 여부 등으로 미국 거주인인지 여부를 가리게 된다.
적용대상은 시중의 거의 모든 대형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고같은 예금기관과 증권사와 같은 수탁기관, 펀드, 보험사 등이 포함된다. 다만 자산이 1.75억불이하이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지역고객에 기반을 둔 은행이나 협동조합들은 보고의무가 경감되고 연간 납입금액에 한도가 정해져 있는 연금저축, 재형저축, 주택마련저축같은 일부 조세특례상품들도 보고의무에서 제외된다.
10,000달러 이상 보고대상인 FBAR도 2017년 관계법령을 수정하여 적용대상인 US Person의 정의를 세법인 FATCA의 대상과 동일하게 했다.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FBAR 소송에대한 판결이 많이 나왔는데 대부분의 소송에서 법원은 IRS의 손을 들어준다.
일부교포들은 한국에 있는 돈을 미국으로 반입하려고 하는데 한국의 계좌가 자신의 이름으로 돼있고 지금까지 해외금융자산보고를 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지금까지도 과거에 해외금융게좌를 신고했어야 했는데 못하신 분들을 위하여IRS에서는 아직도 자진보고프로그램을(offshore voluntary disclosure) 운영하고있다. 지난 6년간의 세금보고를 해외금융자산에서 발생한 이자및 배당금등을 추가하여 수정보고 해야하고 지난 6년간의 해외자산보고도 함께할 수 있다. 자진보고는 5%-25%의 벌금이 발생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자진보고가 처음 시작된 2009년부터 작년 말인 2018년까지 IRS는 자진보고 벌금으로만 150억불이라는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있다. 앞으로도 이 자진보고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만약 한국에 있는 친지나 부모에게 유산으로 돈이나 부동산을 받았다면 이 역시 보고대상이다. 개인이 외국인으로부터 일년에 10만달러이상의 증여(Gift)나 상속(Bequest)을 받았다면 개인소득세보고시 Form 3520을 첨부하여 그 사실을 보고해야 한다. 2019년부터는 미국 세법상 거주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동안 거주자에게만 허용하던 일년에 $15,000 까지의 증여 면세혜택을 허용하고있다. 미국의 증여세와 상속세 면제금액은 2019년 기준으로 일인당 $11.4 million달러, 즉 우리돈으로 천백만불까지는 증여세나 상속세 없이 자손에게 상속할 수 있다. 단 세금은 내지 않아도 증여보고는 반드시 해야한다. 적용대상은 소득세법에서의 적용대상과는 다를 수 있다. Fact and Circumstance Test라는것이 있어서 소득세법상에 거주자라 할지라도 증여세와 상속세는 적용이 안될 수도 있다. 증여와 상속은 일반 세법과 다른 점이 많아서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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