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진 변호사의 이민생활 법률ㅣ채무에 대한 용서?

요즈음 파산신청이 예전보다 더 까다로와지고 있습니다. 아마 파산제도를 악용하는 분들이 많았었기 때문이기도 하려니와 예전에 비해 많은 정보들이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사실 확인이 더 손쉽게 되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파산신청을 하셔야 하시는 분들이 불필요한 고통을 당하시는 일이 없도록 이 글을 올립니다.

많은 분들이 성당 또는 교회에 다니시지요? 성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잠언 21장 7절엔 “부자는 가난한 자를 지배하고 채무자는 채권자의 종이 된다”

우리가 당연시 여기는 빚-Debt-채무-도대체 언제부터 인류는 이 빚이라는 제도를 갖고 있었던 것일까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집을 사고 차를 사는 경우 우리는 은행에 돈을 빌려서 다달이 갚아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기원전 약 3500년도까지 빚의 증거를 찾을 수 있다고 하니 아마 사실은 훨씬 전부터있어 왔을 것이 분명한데 그 많은 세월이 지나고 나니 빚의 종류도 인간을 따라 진화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2007년 재정위기에 한 몫도 해주었고요. 변제능력이 없는 채무를 일종의 금융상품으로 팔아 한쪽에선 왕창 돈을 벌고 한쪽에서는 더 왕창 돈을 잃고 결국 정부의 개입으로 인공호흡을 하고있는 상황이 벌어졌더랬습니다. 그 이유는 물론 돈 있는 자들만을 보호하게 되어 있는 시스템 때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상 역사상 유래를 보면 보편적으로 지나친 빚을 국민들이 지게되는 경우 그 사회는 불안정해지고 정부 전복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이미 수천년 전에 파악하고 있었고 왕권으로 국민들의 채무를 변제해주는 경우가 종종 일어났다고 합니다.

사실상 돈을 꾸지 말라는 잠언의 말씀이 있는가 하면 구약성서 신명기 15장에서도 매 7년마다 채무를 면제를 해주고 빚을 독촉하지 말라는 채무를 용서해 줄 것을 이르는 말씀이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완전파산신청(chapter 7)이 매 8년마다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불의의 사고로 인해 병원비를 낼 길이 없어 2000년 1월에 파산신청을 했다면 2008년전엔 또 다시 파산신청을 할 수 없지만 2008년이 되면 다시 신청을 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지요. 사실상 파산선고는 일생에 한번이면 좋겠지만 의외로 불행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경우 구제방법이 있는 것은 다행한 일입니다.

이러한 제도가 마련이 되어 있어도, 요즈음 잘산다는 대한민국에서는 빚 문제 때문에 목숨을 스스로 저버리는 극한 선택을 하시는 분들 이야기가 종종 들립니다. 물론 미국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미국의 성공적인 변호사는 “자존심”때문에 이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부인과 두 딸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을 했던 일이 미국 볼티모어에서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변호사에게 돈을 투자했던 동료 변호사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이야기를 하지, 그랬으면 당장 투자금액을 돌려달라고 안했을텐데” 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원칙적으로 파산을 하시려면 본인의 자산 또는 수입보다 채무가 더 많아야 합니다. 자기가 살 것, 먹을 것은 다 빼돌려 놓고 빚을 잔뜩 진 후 파산신청을 통해 채무변제를 받는다는 것은 파산법 보호대상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파산을 하면 모든 것을 다 빼앗긴다고 오해하실 수 있으십니다. 그런데 자기가 살 것, 먹을 것의 어느 정도는 보호가 됩니다. 텍사스 경우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은 금액에 상관없이 도시의 경우 1 에이커까지 보호가 됩니다. 예를 들어 요즈음 North Dallas에 위치한 웬만한 집들은 쉽게 백만불을 호가하는데 철수씨가 그 집에 모기지가 없이 파산 신청을 하시는 경우에도 집은 보호가 된다는 말씀이지요. 또, 노후를 대비해서 마련해놓은 노후연금(IRA, 401K 등)도 보호를 받습니다. 이런 경우엔 충분히 자기가 먹고 살 것은 가지고도 합법적으로 채무변제를 받을 수 있는 경우입니다. 그런데 사업체에서 10만불을 빼서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낸 후 파산 신청을 한다면 그 돈은 다시 토해내셔야 합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이라면 따라서 가족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작은 집은 마련해두시고 IRA 등은 많은 돈을 아니더라도 틈틈히 다달이 저축해 두셨다면 불의의 사고를 당하셨을때 채무변제를 받으면서도 노후에 대한 보호를 받으실 수 있다는 것이지요.
흔히들 파산을 한다는 것은 ‘끝장난 것”으로 오해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정말 끝장나셨다면 파산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정직한 채권자가 다시 새 출발을 하기 위한 정리가 파산선고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몸이 아파서 병원에 다니느라 일을 못해서 카드빚이 5만불인데 제 수입이 일년에 2만불이라면 이 카드값은 아무리 제가 죽도록 일하고 아끼고 아껴서 조금씩 갚는다고 해도 이자때문에 원금은 줄지 않을 겝니다. 제가 기본적으로 써야 하는 생활비를 빼고 나면 갚을 수 있는 금액으론 20%에 육박하는 신용카드 이자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럴때 파산선고로 변제를 받은 후 열심히 일을 해서 사회에 기여하는 것에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파산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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