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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살 – News Korea

12살

숫자라는 것이 참 재미있다. 서로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외국인들 간에도 숫자의 개념은 잘 통하는 경우가 많다. 숫자를 가지고 얘기를 하면 괜히 믿음이 더 가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말하기보다 지구상의 전체 인구 중 94.3 퍼센트가 신의 존재를 믿는다고 하면 좀 더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런데 한편으로 숫자가 사람을 가지고 노는 경우도 많다. 우리를 속이기도 하고 사실을 왜곡시키기도 하고 때론 우리 스스로가 숫자의 노예가 되기도 한다.

텍사스주는 자녀에 대한 양육권 및 접견권과 관련된 법적 분쟁이 있는 경우 만 12세 이상이 된 자녀가 자신의 입장이나 희망 등을 법원에 표현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다. 경우에 따라 법원의 담당 판사가 법정 옆에 따로 마련된 자신의 방에서 인터뷰 형식으로 아이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아이가 느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 보는 기회를 갖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간혹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있다. 자녀가 만 12세가 되면 아빠와 엄마 중 누구와 살지를 결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그 아이가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고 법원의 판사가 자녀의 의견을 참고할 뿐이다.
부모 간에 합의가 없는 한 최종 결정은 결국 판사가 한다. 자녀의 의견과 비슷한 결정이 나올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부모의 자녀 양육권과 접견권 문제는 아직 미성년자인 자녀가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단 자녀에게 어떤 환경이 가장 바람직한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참고적인 정보가 되는 것이다.

그럼 왜 만 12세일까? 개인적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이 시기를 전후해서 자녀들은 사춘기에 접어든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질풍노도의 시기다. 인생 중 가장 아름답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때이다. 부모 자신들도 이미 모두 겪은 바 있다.
경험은 부족해도 세상 돌아가는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내 자신이 이 세상의 중심에 선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성장해 간다.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남이 시키는 것은 너무 짜증난다. 그래서 인간관계에도 변화가 많이 생긴다.

가족 간의 관계에서도 그런 변화가 나타난다. 부모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다. 불만도 생기고 나름대로 부모를 비판적인 시각에서 본다. 이러한 시기에 접하는 부모의 이혼은 자녀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일 수 있다.
자신의 삶에 다가오는 갑작스러운 변화일 뿐 아니라,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상황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엄마집과 아빠집 사이를 주기적으로 왔다 갔다 하며 지내야 한다. 자신을 대하는 엄마 아빠의 태도가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본능적으로 자신이 어떻게 처신하고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서로 심하게 싸울 땐 그런 고민이 더욱 깊어진다.

자녀로부터 그들이 가진 고민과 생각을 들을 수 있다면 부모들도 자신들의 문제를 풀어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사춘기 자녀들이 부모들에게 자신을 솔직하게 털어 놓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대 차이, 자라 온 환경의 차이, 각 부모 및 자녀 개인의 성격 및 성향 차이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경험은 많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부모보다는 친구 혹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오히려 편하게 털어 놓는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담당 판사가 자신의 방에서 아이가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은 보다 나은 판결을 내리기 위한 의미 있는 기회일 수도 있다. 그 아이가 이런 과정에 대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말이다.

다시 숫자 얘기로 돌아가 보자. 만 12세라는 기준은 어찌 보면 참 절묘한 것 같다. 나름대로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을 기준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으면서도 잘못하면 쉽게 오판도 하며 삐뚤어져 나갈 수도 있는 때이다. 그런 자녀들의 의견을 듣고, 반영하고, 적절히 지도 감독해 나가는 것이 그래서 필요하다.
물론 자녀 양육권 및 접견권에 대한 최종 결정은 부모 혹은 담당 판사가 한다. 하지만 자녀들의 의견, 생각, 희망을 완전히 무시하고는 가족관계에서 그렇게 바람직한 결론이 나오기는 힘들다.

그런데 숫자의 노예가 되지는 말자. 자녀가 만 12세가 되었다고 어느날 갑자기 아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11살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12살 때는 다 아는 것이 아니다. 17세가 되어도 부모와의 문제에 대해 별 생각 없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자녀의 나이가 몇 살이든지 부모들이 먼저 자녀들의 마음을 미리 헤아려 보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자녀들의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연 아이들을 부모의 법정 다툼에 대리인으로 몰아넣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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