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시 해외 부동산 문제

“한국에 아파트 한 채가 있는데 한국에 가서 이혼을 해야 하나요?”
사실 복잡한 문제다. 이혼을 할 때 그간 쌓아 온 재산을 서로 어떤 식으로든 나누고 끝내야 한다는 것은 상식과 같은 얘기다. 그런데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어떤 일이든 항상 그렇듯이 겉으론 간단해 보여도 속으로 들어가면 보기와 달리 복잡하다.
서양 속담에도 그런 말이 있다. 세세한 것들에 악마가 숨어 있다고. 오늘은 이혼과 관련된 재산 분할 중 해외에 있는 부동산에 대한 얘기를 해 볼까 한다.

먼저 제일 기본적인 것 하나를 짚고 넘어가자. 한국 사람이라고 꼭 한국에 가서 이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텍사스 주법에서 정하는 60일간의 주거기간, 즉 어떤 사람이 텍사스 주를 자신의 거주지로 하여 최소 60일 이상만 살았다면 텍사스 주에서 이혼을 진행할 수 있다. 미국 시민권자 혹은 영주권자가 아니어도 좋다. 학생신분과 같이 비이민 단기 체류 신분이라도 자신이 텍사스 주를 거주지로 60일 이상 살았다면 텍사스 주에서 이혼을 진행할 수 있다.

자 이제 텍사스 주에서 이혼을 진행한다고 하자. 일반적으로 텍사스 주에서 이혼을 진행하는 경우 텍사스 주법이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다. 당연한 얘기같이 들린다.
그런데 부부가 해외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이 있다면 그 부동산이 위치하고 있는 국가의 법이 적용된다. 토지를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은 그 땅이 위치하는 국가의 주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왜냐하면,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그 땅이 동시에 한 국가의 영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는 자신의 영토안에 있는 어떤 땅이 한 개인의 소유라고 하더라도, 그 땅을 지키고 유지하고 관리하려고 한다. 따라서 한국에 있는 부동산의 분할 및 정리 절차는 한국법을 따라야 한다. 텍사스 주의 이혼 판사가 한국내 특정 부동산의 분할 및 정리 절차와 관련하여 한국 정부에 직접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럼 한국에 아파트 한 채가 있는 경우 꼭 한국에 가서 이혼을 해야 할까? 꼭 그렇진 않다. 간혹 두 나라에서 동시에 이혼을 진행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한국법으로 분할 처리할 재산은 한국 이혼으로 진행하고, 텍사스 주법으로 분할 처리할 재산은 미국 텍사스 주에서 진행하는 식이다. 한국 교민들의 경우 흔한 방법인 것 같진 않다. 그러나 부부 당사자간의 다툼이 너무 심하여 법적인 강제적 집행 없이는 어떤 일도 진행이 안 되는 정도의 상태라면 이러한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대안이 있다. 텍사스 주에서 이혼을 진행하되 한국에 있는 부동산의 분할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이혼 당사자들에게 간접적인 명령을 내리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보자. 철이와 미애는 미국에 집 한 채 그리고 한국에 아파트 한 채를 공동명의로 갖고 있다. 텍사스 주에서 이혼을 진행했다. 이혼 법원은 최종판결을 통해 미국에 있는 집은 철이가 갖고 미애는 한국의 아파트를 갖도록 명령했다.
자 이제 한국 아파트의 소유권을 정리해야 한다. 여기서 텍사스 주의 이혼 법원은 철이에게 아파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소유권을 한국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미애에게 양도할 것을 간접적으로 명령할 수 있다. 즉, 텍사스 주 이혼 판사는 한국에 위치하고 있는 부동산에 대해 한국정부나 한국법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혼 당사자인 철이에게는 명령을 할 수 있다.
만약 철이가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텍사스 이혼 법원은 철이를 벌금형 혹은 감옥형으로 다스릴 수도 있다.

위의 예에서 만약 한국의 아파트가 이미 미애의 명의로만 돼 있었던 것이라면 더 간단한 대안도 생각해 볼 만하다.
예를 들어, 철이가 갖게 되는 미국의 집의 가치가 3억원 정도라고 하자. 만약에 미애가 갖게 공정한 재산 분할을 위해, 아예 그 한국 아파트를 소유권의 변경 없이 미애가 그냥 갖고, 그 5천만원 차액에 대해 미애가 철이에게 보상해 주면 된다. 현금의 형태로 지급할 수도 있고, 철이가 5천만원 상당의 다른 종류의 재산을 더 가져가는 방식으로 보상할 수도 있다.

이혼을 진행함에 있어서 재산 분할의 문제는 참으로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재산의 형태도 다양하고, 소유하고 있는 상황도 다양하고, 분할의 방법도 다양하며, 공정한 분배라는 개념에 대한 상호간의 입장도 다양하다. 때문에 개별적인 재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분석이 있어야 하고 창의성도 요구된다.
겉으론 쉽게 보여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렇다. 세세한 것에 악마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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