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는 너무 아파요

충치가 생겨도 아프지만, 마취부터 치료 과정도 아프고, 심지어 치료를 하고 나서도 종종 아픈 경우가 많은 치과. 배를 째는 큰 수술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아파서 치과는 정말 가고 싶지 않다는 분들이 계신다. 이미 오시기 전부터, 진료 의자에 앉으신 후에도 두려움에 떨고 계신 환자분들을 보면, 필자가 잘못한 게 없어도 괜히 미안한 마음이 먼저 생긴다. 아파도 덜 억울하려면 충치가 뭔지, 이게 생기면 대체 왜 아픈 건지, 아프지 말라고 치료를 했는데 왜 가끔은 더 아파지는 건지 찬찬히 집고 가보도록 하자.
충치란 입안의 음식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박테리아에서 발생되는 강력한 산성 물질에 의해 주로 치아의 바깥 구조가 손상이 되는 질환을 통칭하는데, 치아 우식증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충치가 안쪽 구조에 까지 침범할 경우 시린이나 통증이 발생하게 되고, 충치가 점점 진행이 되고 안쪽으로 들어가면서 신경과 혈관이 있는 부분까지 상하게 되면 이후 뿌리 부분의 염증까지 일으키게 된다. 이 염증들이 생기면 그 몸집을 불려가면서 치아 안쪽에 있는 신경을 누르고, 뿌리 염증은 뼈 안의 염증까지 일으키면서 뼈의 신경까지 누르게 되는데, 이 압력에 의해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우리 이의 신경은 상당히 예민한 편이라 다른 장기나 신체 부분에 비해 조금의 변화에도 큰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가끔은 치료를 받았는데도 불편함이나 통증이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전보다 더 아플 때가 있다. 이가 아파서 치과를 갔고, 치료를 받았으면 통증이 다 없어져야 하는데 왜 더 아픈 건지, 언제까지 이렇게 아플 건지 답답해하시면서, 혹시 치료 중 뭘 잘못 건드려서 더 나쁘게 된 건 아닌지 불안하셨던 분들도 있으시리라. 치료 후 이가 시리고 통증까지 느낄 수 있는 치아 과민증의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 보철 치료와 특히 복합 레진을 통한 필링 치료를 한 환자의 30%가 치료 후 치아과민증, 혹은 통증이 생긴다는 통계가 있는데 다섯 가지로 그 원인을 구분해 보자.

첫 번째는 충치 치료 과정에서 받는 자극이다. 우리 이의 신경은 생각보다 표면에 가까이 있다. 충치는 생기면 신경이 있는 부분으로 깊게 들어가는 경향이 있어서 충치를 제거하려다 보면 신경과 가까이 있는 이 구조물을 건드리는 경우가 많다. 치료 장비 (드릴)을 통하여 기계적인 자극이 발생되는 것은 막을 수는 없는데 그 자극이 발생되는 공간이 신경과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신경이 자극받거나 때로는 상하기까지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충치가 크면 클수록 치료 후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연관이 있는데, 크게 신경이 상하지 않았다면 많은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두 번째는 재료에 의한 자극이다. 아말감, 세라믹, 금, 레진 등 다양한 재료가 치료에 사용하게 되는데 이 재료들의 수축, 팽창률이 우리 이와는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차거나 뜨거운 음료나 음식을 섭취하게 될 때 우리 이는 수축하거나 팽창하는 데 보철 재료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찬 음료를 마실 때 우리 이는 1만큼 수축하는데 보철은 2만큼 수축을 하게 된다면 그 차이가 나는 만큼 공간에 균열이 생기거나 압력을 느낄 수 있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보철 재료 중 금을 선호하는 이유가 바로 수축, 팽창률이 우리 이와 가장 가깝다는 것인데, 금 가격도 만만치 않지만 사실 합금 보철에 금을 얼마나 섞어서 만드냐에 따라 또 달라지기에 금이라고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이런 경우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호소하시는데 대개 2주에서 2개월 사이에 서서히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치료한 보철이 이에 제대로 붙지 않고 공간이 생겨버린 경우이다. 치료 과정에서 본을 뜬 것이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접착제에 문제가 있거나 굳히는 시간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발생할 수도 있고, 보철을 접착할 때 수분, 타액 혹은 기타 오염물 등이 묻을 수도 있는데, 어떠한 이유에서든 보철물이 이에 닿는 마진이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마무리한 경우이다. 물론 불편한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수 있지만, 보철과 이 사이의 생겨버린 공간은 장기적으로 더 심각한 다른 문제를 유발할 수 있기에, 정도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보철과 이 사이의 마진에 공간이 생기면 필자는 보철을 다시 할 것을 권한다.
네 번째는 신경 조직의 염증이 이미 심해졌을 때인데, 충치가 크고 깊어서 신경에 가깝다면, 충치를 제거했다고 해도 이미 신경의 염증이 생겨서 신경이 상하거나, 죽거나, 뿌리에까지 염증이 퍼져 있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신경치료를 하여 염증을 없애는 방법, 즉 신경 치료가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는 치아에 금이 생기는 경우인데, 금이 가는 원인은 충치로 인해 이의 구조물이 약해진 상태에서 발생했었을 수도 있고, 드문 경우지만 간혹 치료 장비(드릴)를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도 있다. 이에 금이 가는 경우가 사실은 치과에서 진단하고 치료할 때 가장 애매하고 어려운 상황인데, 겉에 있는 금이야 육안으로 확인이 되지만 이의 안쪽 구조물, 특히 뿌리 부분에 금이 간 경우 심각한 상태가 되고 나서야 엑스레이 상에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분들은 통증을 호소하지만 초기에는 그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치과 치료 후 통증이 발생했을 때 진통제를 복용하여 통증을 완화시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까.
일단 어떤 이유에서든 치통이 발생하면 우선 응급 처방으로 냉찜질을 하시는 걸 권한다. 통증 부위에 얼음을 갖다 대면 혈액의 흐르는 속도와 더불어 염증이 발생했을 때 퍼지는 것도 늦춰질 수 있고, 감각을 무디게 해서 진통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처방전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는 마취연고도 좋은 방법이고 시린 증상이 지속될 때 치아 지각과민용 치약을 사용하면 증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게다가 사용하시는 칫솔을 부드러운 칫솔모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보통 충치치료 후 일주일 정도는 온도에 민감하다. 우리 이와 수축, 팽창률이 다른 보철물에 우리의 신경이 적응하도록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2~3주가 지나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심지어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치료받으셨던 치과에 방문하여 재검진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큰 비용을 들여서 받은 치료 후에도 불편하고 아프다면 누구라도 마음이 좋지는 않겠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그냥 덮어버리고 모르는 척하거나, 포기해 버리지만 않는다면 언제나 해결의 방법은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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