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미인

허양희 사모의 사모행전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의 전도로 얼마동안 교회를 나간 적이 있다. 몇 주 전에 나를 교회로 전도한 그 친구와 거의 35년만에 연락이 닿았다. 친구는 첫 마디가 “가시나야~~ 잘 있었나?”
그때 이후 지금까지 ‘가시나야’라는 말은 잘 들어보지 않았는데 대뜸 전하는 그 단어가 싫지만은 않았다. 정감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우리는 초등학교 이후 처음 전화 통화를 했음에도 서로에 대해 전혀 거리낌이 없이 이내 옛날 동무로 돌아가 즐겁게 대화를 이어갔다. 친구는 몇 장의 사진을 보내 왔다. 보내 준 사진 속의 친구의 모습은 옛 모습 그대로인듯 했지만 그  사진을 확대해 보니 세월의 흔적은 숨길 수가 없었다.
오래간만에 소식을 접하게 되는 옛날 지인들의 사진을 보면 눈 코 입은 여전한데 머리카락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어 두상이 뭔가 허전해 보이는 남자 선배도 있고, 순수한 눈빛이 매력이었는데 세월의 흐름 속에 두 눈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모습으로 변해버린 여자 선배도 있으며, 옛모습 그대로이지만 그대로 줄어든듯한 모습의 동기도 있었다. 그런데 얼굴이 이쁜 모습이 아니었던 사람이 늙을수록 더 사랑스러워 보이고 기품이 있는 아름다운 사람으로 변한 이들도 있었다.
내적으로 나를 어떻게 가꾸어 왔는가에 따라 외모는 그것을 정직하게 반영한다. 순수 우리말로 만들어진 ‘얼굴’이란 단어는 얼(영혼)과 굴(통로)의 합성어로 영혼이 드나드는 통로가 얼굴이다. 그래서 우리의 마음 상태에 따라 얼굴은 달라진다.
KBS TV  ‘생로병사의 비밀’에 출연해서 한국에 반신욕의 열풍을 일으킨 신도 요시하루 박사는 “바르게 살면 아름답게 늙는다” 고 말한다. 그는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하면 바르게 살 수 없는데 자기 중심적인 생각(교만함, 냉정함, 이기심, 욕심)이 강하면 머리에 피가 쏠리고 몸이 냉해져서 내장의 상태도 나빠진다고 한다.
자신은 다른 사람을 무시하면서도 자신이 무시당하면 견디지 못하는 교만함, 남에게 폐를 끼친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남의 사정은 안중에도 없는 냉정함, 나만 안전하고 싶다는 오직 나만을 위하여 먹고 마시는 이기심, 무엇이든지 탐을 내며 남이 가진 것은 모두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욕심 등 마음이 비뚤어져 있는 것이 만병의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성경은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잠언 4:23)고 말한다. 우리는 하루에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며 산다. 좋은 생각도 하고 나쁜 생각도 하며 하루를 한 주를, 한 달을 일 년을 보내며 그렇게 인생의 흔적을 얼굴에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가 품은 내면의 생각이 우리의 외모에 비춰지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생각을 단속하지 않고 주어지는 생각을 그대로 품으며 인생을 그냥 그렇게 살고 있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마음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악한 영이 우리의 마음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악한 영은 우는 사자같이 삼킬 자를 찾아 다닌다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 악한 영이 주는 생각은 아주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마음을 공략하여 결국은 악한 영이 뿌려 준 그 생각에 온전히 잠겨 버리게 된다. 그것은 우리의 약점을 통한 틈새 공략을 하는 악한 영의 계략에 우리가 속기 때문이다.
 마음은 정원에 비유할 수 있다. 정원은 가꿀수록 정돈되고 아름다운 곳이 되지만 방치하게 되면 온갖 이름모를 풀들이 자라서 지저분한 곳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내면도 정원과 같이 잘 가꾸지 않으면 성냄의 토끼풀, 미움의 붉은터리풀, 시기의 달구지풀, 질투의 손잎풀,색욕의 쥐꼬리풀등 온갖 정욕의 풀들이 자라 마음의 정원을 어지럽히고 만다.
 앤 머로우 린드버그는 “바다의 선물”이라는 책에서 성인들 중에 결혼한 여자가 드문 이유에 대해서 아이를 낳고 기르고 먹이고 가르치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가사일과 무수한 연줄에 얽힌 인간 관계에 대해 말하며 그것을 통해 주로 마음이 나뉘는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마음을 나뉘게 하는 삶의 한복판에서 어떻게 온전함을 지키느냐 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마음을 나뉘게 하는 삶의 한복판에서 우리는 어떻게 마음의 정원을 온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녹록치 않은 이민의 삶에서 우리는 쉽게 감성이 메말라지곤 하는데 감성을 회복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해 보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긍정적인 수다도 떨어보자.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잘 살피면서 주님 발 앞에 엎드리자.
흐르는 세월을 우리는 막을 수 없지만 마음을 어떻게 지키는가에 따라 세월의 자취는 아름답게도 혹은 추하게도 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얼굴에 심술의 흔적을 질투의 자취를 남기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의 정원을 잘 가꾸어 삶의 연륜이 깊어질수록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인격의 용량도 넉넉한, 포용력이 있고 깊이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자.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