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 칼럼] 감사의 소리

오늘 아침 아무 표정이 없는 내게 남편은 ‘표정이 왜그래? 풀 한포기 보면서도 행복하고 기뻐하면 세상이 온통 나를 기쁘게 해 주려고 야단 법석이잖아. 오늘도 기쁘게 잘 지내‘ 라고 말하고 기도원에 간다고 떠났다. 그렇다. 삶은 내가 가꿔주는 것만큼만 나를 가꿔준다. 우리는 볼에 스치는 바람소리, 호숫가에 떼로 몰려 있는 오리소리,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소리…. 이런 일상에 귀 기울이고 그 소리들을 온몸으로 받으면 어느새 가을이 성큼 내게 다가와 잠재된 내 영혼의 에너지를 힘껏 퍼 올려 주는 생명이 되리라.
요즘 들어 새벽을 깨우는 자명종이 울리기 전에 만물이 깨어나는 소리를 알아채고 눈이 절로 떠지는 것은 나이탓 만이 아닌 가슴이 시키는 일 같다. 오늘 하루도 나보다 더 크고 거대한 거목 같은 분께 연결되어 있는 안도감으로 충만히 채워서 하루를 살아갈 힘을 충전 받을 심산이다. 내가 좋아하는 글 가운데 ‘하나님은 바쁜 사람과 친하지 않으신다’ 라는 문구를 내 책상 옆에 붙여 놓고 늘 맘이 분주해 지려 할 때마다 나는 그 글을 읽는다. 그렇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들어가려면 하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것도 마음 중심을 다해…. 그래서 성경속의 한나는 여호와 앞에서 심정을 통하는 기도를 절박하게 드렸다. 기도는 그렇게 말을 쏟아놓는 것이 아니라 영혼을 쏟아 놓는 것이리라. 우리는 죽어가는 영혼을 위해 심정을 쏟을 만큼 영혼을 사랑하지도 불쌍히 여기지도 않기 때문에 그렇게도 절박한 기도를 드리지 못하는 걸까.
감사절이다. 한 해를 돌아 또 다른 감사절을 주신 것은 다시 감사하고 사랑하고 기뻐하고 살라고…. 잃어버렸던 것들을 다시 그렇게 살기로 결단하라고 새 감사절을 주신게다. 살아온 날 동안 주님을 만나고 내게 은혜로 주신 것들이 너무 감사해서 목 놓아 울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그때만 받았는가? 주님은 날마다 끊임없이 동행해 주셨고 은혜를 베풀어 주셨는데 우리는 그때만 은혜를 받았다고 목 놓아 운다. 그것이 우리 인간의 한계이리라.
영혼이 성장하면 사람은 감사가 절로 나온다. 감사는 조건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면 되는 거니까…. 그렇게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기쁨과 감사는 내 영혼을 소생케 하리라. 한 치의 앞도 알 수 없는 인생이 오늘 하루 맘 편히 감사하며 살 수 있는 것이 은혜 중에 은혜가 아닌가.
그렇다. 그래서 가장 잘 사는 길은 오늘의 은혜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내일은 사실 생각 속에만 있고 달력의 숫자로만 있다. 언제나 오늘만 있는 것이다. 성경속의 고침 받은 10명의 문둥병자중 1명은 예수님께 돌아와서 받은 은혜에 감사했을때 그는 육신의 고침뿐 아니라 영생까지 받았다. 감사하므로 주님의 눈에 두드러질 때 우리는 응답뿐 아니라 축복까지 받는다. 응답은 구한 것을 받는 것이고 축복은 구하지 않은 것까지 받는 것이리라.
계속해서 마음을 괴롭히는 어떤 문제로 집착에 빠질 때 고요히 앉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고 고민해서 해결될 문젠가? 그렇게 묻고 물어야 응답이 오지 않을까.‘부모가 자식을 제일 몰라’ 우리는 내 아이를 안다고 하는 순간 이미 그 아이에 대한 앎이 꽉 차버려서 어떤 작은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아이를 잘 안다는 틀로 꽉 채우고 있지 말고 늘 모른다는 맘으로 계속 물어보면 어떨까? ‘넌 뭘 먹고 싶니? 좋아하는 노래는? 좋아하는 영화는? 넌 뭐를 공부하고 싶니?’ 예수님도 병자에게 ‘네가 낫고 싶으냐’고 물었듯이 말이다.
모세는 그 위대한 일을 하고난 후, 가나안을 목전에 두고도 못 들어가는, 그래서 그냥 이슬처럼 사라지는 있는 듯 없는 듯한 리더로 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위대한 리더로 우리 가슴에 남아 있지 않은가. 우리는 어쩌면 아이들에게 네 영혼을 성장시키는 경건한 삶을 살라고 가르치면서도 계속해서 남보다 더 잘해야 하고 더 많이 소유해야 한다는 이기심과 소유욕을 함께 불어 넣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 사람은 자기를 내세울 필요도 없고, 싸울 필요도 없고, 비교할 필요도 없을 때 진짜 사는 힘이 한데 모아질 수 있는 것 같다. 그럴 때 우리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지금보다 더 좋을 순 없으며, 이런 내가 좋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리라.이 감사절에 수많은 감사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우리 사랑하는 아이들이 이런 감사의 소리들을 함께 들을 수 있는 가슴이 있어서 행복한 겸손으로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며 두 손을 모은다.
장사라 사모
빛과소금의교회
‘영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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