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광명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라는 말은 하나님 혼자서 일방적으로……라는 말일게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하신 언약은 일방적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은 혼자서 우리를 그렇게 사랑하셨다. 그
것도 자신의 목숨을 다 내어줄 만큼… 그러시면서 우리에게 계속 말씀하신다. 고군분투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을 안 해도 된다고…… 경건하지 않아도 된다고… 그냥 믿기만 하면 그 믿음으로 우리가 의롭게 되어 진다고…… (롬4:5)

해마다 맞는 부활절이다. 예수님과 함께 죽고 새롭게 예수의 생명으로 태어남의 광명이 하나님을 갈망하는 모든 사람의 가슴에 다시 부어지면 좋겠다. 그래서 일 년 내내 손발이 부르트도록 일해도 여전히 궁핍함을 면키 어려운, 그야말로 고통을 몸으로 살아내는 자들의 가슴에 부활의 광명이 은총으로 다시 임하면 좋겠다.
매일 같이 봐야 하는 가까운 사람들 속에 맺힌 앙금들이 사라지고 막힌 담이 무너지고 깨진 관계들 속에 진 가슴속 응어리들도 저절로 풀어지는 ‘부활의 광명이’ 감격스럽게 다시 새롭게 임하는 부활의 날이 되면 좋겠다.

그렇다. 하나님을 맞이하면 저절로 되어지는 일이 바로 자신을 아는 것이리라. 그렇게 부활의 광명을 맞아 자신에게 눈 뜬 사람, 그래서 자기 속에 신성이 있음을 알아차리는 사람이 바로 신령한 사람일 텐데……
그렇게 하나님의 가슴이 되어 신령스러운 사람이 되면 굳이 어디를 가지 않아도 그냥 있는 자리에서도 주위를 밝게 비춰주고 살 수 있을 텐데……

벌써 4월도 중반을 넘었다. 점점 더 짙어지고 커가는 나무들과 조금씩 가벼워지는 옷차림들이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그 봄과 함께 우리의 일상도 조금씩 바뀌어야 할 텐데……
늘 자기 몸인데도 자기 맘대로 못해서 아픔의 고통을 호소하는 자들….. 매일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일에 치이고 돈에 치이고 살아가는 갑갑한 가슴들…… 그래서 피리를 불어도 춤을 추지 않고 곡을 해도 울지 못하는 우리네 사람들…… 마치 최면에 걸린 사람들처럼 남의 말을 들으려고도 보려고도 하지 않는 꼭 닫힌 마음들…… 아니 자기 가슴이 시키는 일조차 모른 척 한 채 짜증 나고 흘러가는 대로 삶을 영위하는 우리들……
이런 모든 꽉 막힌 가슴들 속에 ‘부활의 광명’이 새롭게 찾아오는 봄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어둠이 가고 아침이 오면 그 아침을 열어주는 분과 함께 하루를 시작하며 그 숨결을 알아차리고 주제가 분명한 날들을 살 수 있는 그런 신령스러운 사람이고 싶다. 그렇게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면 그 길은 필경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을 만나는 시온의 대로가 되리라.

사도바울은 ‘날마다 죽노라’고 말씀한다. 그러려면 매일 같이 보채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나태해 지지 않도록……
누구나에게 닥치는 어려움 속에서 그 고통을 이겨 나갈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주어지도록…… 비굴하지도, 아첨하지도, 거만하지도 않는 매일을 태연하게 맞이하도록…… 아니 더 나아가 남이 잘되어 가는 것도 고마워하며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만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하나님의 평강과 사랑이 내 몸과 마음을 휘감는 ‘부활의 광명’을 맞고 싶다.

구름 아래 사는 우리네들…… 때로는 그 구름이 비가 되고 눈이 되고 햇볕 막이가 되고 그리고 심한 광풍이 되고 토네이도가 된다 할지라도 그 구름을 주관하고 계신 분이 우리 아버지임을 깨닫고 날마다 나를 말끔히 비워버리는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자.
그래서 조그마한 일들에도 감격하고 언짢은 말 한마디도 꿀꺽 삼켜 버리며 고통스럽고 아픈 몸도 어루만져 주면서 그렇게 똑같이 이어지는 단조로운 삶 속에서도 구름 너머 비취는 ‘부활의 광명’을 새롭게 맞이하는 우리 모두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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