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과 펌프질

어릴 적 여름방학이 되면 가평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가곤 했었다. 외할머니 댁 부엌 앞에는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가 있었다. 어릴 적 여름방학이 되면 가평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 가곤 했었다. 외할머니 댁 부엌 앞에는 지하수를 끌어올리는 펌프가 있었다.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위에서 붓는 물을 마중물이라고 한다. 한 바가지의 마중물을 넣고 펌프질을 열심히 하면 물이 콸콸 쏟아지는데 어린 시절 물을 끌어올리는데 실패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마중물의 양이 적었던지 아니면 힘이 없어 펌프질을 잘 못했던지……
마중물을 넣고 열심히 펌프질을 했는데 지하수가 끌려오기는커녕 내가 부은 마중물마저 아래로 빨려 들어갈 때는 얼마나 허탈했는지 모른다.
요즘 성경읽기를 계속하는 가운데 나는 왜 마중물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지 모르겠다. 지난 2년 9개월 동안 나는 기도나 찬양보다는 성경읽기에만 집중을 했었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나의 믿음 생활을 위한 마중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나 그러지 않나 싶다. 신앙생활을 시작할 때 배운 것은 이론이었다. 예수님을 믿었으니 이제는 성경을 읽어야 하고 기도를 해야 하고 교제해야 하고 전도해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서 그걸 하려고 많은 애를 썼던 것 같다. 어떤 때는 잘 되기도 했다가 어떤 때는 못하기도 하고 그래서 잘 될 때는 믿음이 좋은 줄로, 잘 안될 때는 믿음이 안 좋은 줄로 착각하며 살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요즘 나는 기도가 하고 싶어지고 찬양이 하고 싶어지고 감사가 하고 싶어지면서 이전에 내가 했던 기도, 찬양, 감사와는 뭔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에는 내가 노력했다면 지금은 누군가 그런 마음을 주시는 느낌이다.
로마서 14장 23절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의심하고 먹는 자는 정죄되었나니 이는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라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은 다 죄니라”
믿음을 따라 하지 아니하는 것이 다 죄라면 나는 얼마나 큰 죄인일까?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나는 법이다. 말씀을 읽지도 듣지도 않으면서 해왔던 나의 오랜 신앙생활 속에서 발견한 것은 나의 노력이었다. 말씀보고 기도하려고 했던 노력은 나의 강한 의지를 필요로 했을 뿐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의 힘은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생각나게 해 주신 말씀이 있었다. 요한복음 7장 36-38절 말씀이다.
36.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37.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38.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사전을 찾아봤더니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리라.”에서 자궁을 뜻하는 배 가 여기서는 비유적으로 인간의 내부, 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생명의 영원한 근원이신 예수를 영접하는 자는 성령을 받아 내적인 갈증이 해소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축복된 삶을 나누어 줘야 함을 의미한다고 되어 있었다.
사람마다 그 양이 다르겠지만 내게는 2년 9개월이었을까? 아마 처음이라 그만큼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마중물이 되어 내 속에 부어지고 열심히 펌프질을 하다 보니 내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넘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펌프질은 무엇에 비유할 수 있을까? 나는 죽고 예수가 사시는 매 순간의 순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면서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내 안에 계신 성령을 끌어올리는 방법은 진리밖에 없다는 것이다. 진리이신 말씀이 내 속에 마중물로 부어졌을 때 그때부터 시작되는 믿어 순종하는 삶은 마태복음 11장 26절의 말씀을 이룬다.
26.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오늘도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졌지만 그분께로 가면 거기에서 쉼을 누릴 수 있는 놀라운 인생은 믿음이 아니면 안 되는 것이다. 믿음으로 사는 삶, 성령이 이끄는 삶은 말씀 없이 되는 법이 없기에 나는 오늘도 말씀의 마중물 한 바가지 붓고 나는 죽고 예수가 사시는 순종의 펌프질을 계속하고 있다.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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