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좀 내버려 두세요

막내가 오늘을 기다렸다. 게임방을 오픈하는 날이란다.
그러면서 내게 허락을 받더니 형에게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형 방에 가서 얘기를 하는 것 같더니 금방 나왔다. 형이 허락을 했단다.
사실은 며칠 전에 둘 사이에 약간의 갈등이 있었다. 그걸 바라보는 부모 마음이 좋지 않았지만 끼어들지는 않았다.
여기에 믿음이 필요했다. 아이들 일에 끼어들어 참견하는 일은 쉽지만 그냥 지켜보는 것은 쉽지가 않다. 다행히 둘은 잘 해결한 모양이다. 둘 사이의 갈등은 형과 동생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한 것 같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나는 아이들 일에 많이도 참견했었다. 도와주려고 했던 일인데 오히려 아이들을 더 어렵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물론 참견하는 일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성령을 따라 했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얼마 전에 봤던 동영상이 생각났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님이 전해주신 말씀이었는데 누군가 이런 고민을 나누었나 보다.
“우리 가족은 매주 교회에 나가요. 그런데 엄마와 저는 신앙이 있는데 아빠는 믿음 없이 교회만 왔다 갔다 하시는 것 같아요. 아빠가 구원을 못 받으실까 봐 걱정됩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 때 김기석 목사님이 하신 말씀이다.
“그냥 좀 내버려두세요. 왜냐하면 믿음이라는게 신뢰거든요.” 그러면서 보태어 말씀하셨다.
“만일 아버지 마음에 복음의 씨앗이 심어졌다면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실 것입니다.”
자녀가 부모를 걱정하기도 하지만 사실은 부모가 자녀를 걱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 믿음은 살아온 날의 숫자와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자녀보다는 더 오래 살았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못 마땅해하고 참견하고 가르치고 그랬다.
하나님이 하실거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믿지는 않았던 오랜 세월동안 나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방해만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간섭한 만큼 하나님의 일은 더디게 이루어졌을 테니까 말이다.
예전 같았으면 김기석 목사님의 말씀을 들었을 때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그래도 목사님 그 믿음은 우리로 하여금 무엇을 하도록 하지 않을까요?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 믿음은 아니잖아요.”
물론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믿음은 성령을 따라 하는 것인데 과연 성령님의 감동으로 했냐는 것이다. 그래서 옳은 말을 하는게 믿음이 아니라 성령으로 하는 것이 믿음이라는 것을 배운다.
요즘 막내는 형을 좀 더 형 답게 대우를 하는 것 같다. 지난번의 갈등으로 그런 질서가 잡힌 것일까? 이번 일로 나는 내가 직접 간섭하는 것 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경험한 셈이다. 내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아이들은 그냥 좀 내버려 두었더니 하나님이 하신 일이 있었다. 그걸 못해서 여태 고생한 것이다. 결국 자녀의 문제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믿음의 문제였던 것이다.
저마다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 성경은 자기 자리가 어디인지 알려주고 성령은 그 자리로 인도하며 믿음은 순종하여 그 자리에 있게 한다.
형은 형의 자리에 그리고 동생은 동생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
부모의 자리는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하야 하고 자녀의 자리는 부모를 공경해야 한다.
남편의 자리는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의 자리는 남편에게 순복하고 말이다. 거기가 바로 있어야할 자리다.
성경은 하나님의 자리를 알려준다. 창세기 1장 1절에서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성경은 하나님의 백성의 자리도 알려준다. 이사야 43장 21절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이 백성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
맞다. 하나님께 지음 받은 나는 하나님을 찬송하는 자리에 있어야 한다.
남편이 막내를 데려다 주러 나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이 금방 돌아왔다.
“엄마, 오늘 게임방이 문을 열지 않았더라구요.”
“그래? 엄마가 솔직히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다. 만약에 말야. 엄마가 널 강제적으로 못가게 했었다면 어땠을까? 엄마가 허락했더니 하나님이 문을 닫아주셨네? 엄마 걱정을 하나님이 아셨나 보다.”
“엄마가 가지 말라고 했으면 안갔을거에요.”
“그래. 알지. 그래도 엄마는 너를 존중해 주고 싶었던 거지.”
남편이 옆에서 그런다. “허허 그렇게 해석하면 안됩니다.”
남편 말대로 그렇게 해석하면 안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냥 한번 내버려둔 내게는 충분히 은혜가 되었다. 게임방이 문을 닫은게 은혜가 아니라 성경이 말하는 부모의 자리에서 아들을 존중할 수 있었던 것이 말이다. 은혜는그런 것이었다.
Joy!
(2020년5월 1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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