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기도

말씀 통독을 하면서 경험하는 신기한 것은 내 마음이 아닌 다른 마음이 나를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기도가 하고 싶어지는 마음이다.
기도는 말씀과 함께 언제나 부담이었다. 왜냐하면 말씀과 기도는 그리스도인이 꼭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게 잘 안되었다.
남편이 버지니아 리버티에 재학 중이었을 때 사모님들을 위한 기도 훈련반이 있었다. 래리 리가 쓴 “한시 동안도 깨어있을 수 없더냐?”라는 책을 가지고 주 기도문으로 기도 훈련을 받았다. 그때만 해도 유학생 가족의 절박한 심정이 기도의 자리로 인도했던 것 같다. 안방 침대 옆에 만들어 놓은 기도의 자리에 앉아 적어도 한 시간을 열심히 부르짖었던 시간들을 기억한다.
지금 사는 달라스 집에 이사 와서도 침대 옆에 작은 책상을 갖다 놓고 기도의 자리부터 만들었었다. 그러다 말씀을 통독하면서 말씀 읽는 시간이 기도의 시간이겠다 싶어 기도의 자리는 사라진지 조금 되었다.
말씀 통독 3년이 되어가면서 기도가 하고 싶어졌는데 그 마음이 더 강해짐을 느낀 요즘, 유기성 목사님의 “한 시간 기도”라는 책 제목을 보게 되었다. 교회에서 한 시간 기도 운동을 일으키며 하셨던 설교를 모아놓은 책이라고 했다.
책을 읽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 제목만 보고도 주님이 나를 한 시간기도로 초대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책을 사서 읽을 일이 아니라 순종할 일이라고 믿어졌다. 그래서 기도의 자리부터 만들고 밤 9시에 알람을 설정했다. 알람이 울리면 유튜브에서 1시간짜리 기도 찬양을 틀어놓고 기도를 시작했다.
이번에 기도하면서 알아진 것이 있었다. 기도는 순종이었다.
아무리 기도에 관한 좋은 책을 읽고 도전을 받고 훈련을 받아도 순종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것을 깨닫게 되기까지 기도는 나에게 율법이었다.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해야 할 일이었고, 복을 비는 행위였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물론 말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 속을 들여다보면 동기가 그랬다.
기도의 자리에 앉아서 나는 예전처럼 나의 기도 제목만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냥 주님 앞에 앉아 있다가 말하기도 하고 질문을 하기도 하고 기다리기도 하고 그런다. 주님이랑 스케줄도 상의하곤 한다. 주님이랑 한층 가까워졌다.
그러다 습관을 따라 열심히 기도 제목을 늘어놓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러면 잠시 멈추었다가 무슨 동기로 기도 제목을 늘어놓고 있는 것인지를 살피고는 계속하기도 한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을 찾아서 기도 제목을 주시나 보다.
이 글을 쓰고 있는데 린치버그에서 알았던 선교사님과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다. 안부를 물었는데 다급한 기도 제목을 주신다. 폐암 선고를 받고 5일 전에 한국에 나왔고 내일부터 조직 검사를 받는단다.
기도의 자리 벽면에 붙여놓은 종이에 선교사님 기도 제목을 썼다. 그리고 선교사님이 페북에 올린 말씀에 아멘하며 기도했다. Nothing is too hard for you. 예레미야 32:17 말씀이다.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주께서 큰 능력과 펴신 팔로 천지를 지으셨사오니 주에게는 할 수 없는 일이 없으시니이다”
중보기도의 제목까지 주시니 한 시간 기도가 더욱 중해졌다. 책임감까지 더해진다. 그러다 보니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 되어가는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기도는 나의 일이었다. 그러나 말씀을 읽으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는 기도는 하나님의 일이었으며 기도하는 나에게는 안식이 되었다.
아기가 엄마 품 속에 안기듯 나는 알람이 울리면 기도의 자리로 나아간다. 내가 시작한 일이었다면 작심삼일에 걸려 벌써 끝났을 일인데 한 시간 기도가 점점 좋아지는 것을 보면 성령님이 하시는 게 맞는 것 같다.
한 시간 기도를 시작하고 경험하는 바는 하루하루가 역동적이라는 것이다. 주체가 내가 아닌 성령이 이끄시는 활력이 내 삶의 구석구석을 지배하는 느낌이다.
기도는 순종이다. 말씀도 순종이다. 순종을 거쳐야 능력이 된다. 순종하지 않고 그 능력을 경험하는 길은 없다. 나의 한 시간 기도는 순종에서 비롯된 내 삶의 능력이 되었다.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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