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술을 마셔도 되는가? (1)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는 신은 물을 만들었고 인간은 술을 만들었다고 했다. 술은 인류의 역사의 동반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인간의 삶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하지만 술에 관한 그리스도인들의 입장은 천지차이다. 괜찮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술을 마시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국교회는 오래전부터 술을 금해 왔다. 하지만 미국에 와 보니 일부교단을 제외하고 많은 교회들이 술에 대해 매우 관대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성경에서는 술에 관해 어떻게 가르치는가? 잠언서 23장을 보면 술을 구하는 자에게 재앙이 있을 것이니 술을 보지도 말라. 술이 뱀같이 물고 독사같이 쏠 것이라고 한다. 갈라디아서 5장에서는 술 취하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고린도전서 5장 11절에서는 술 취하는 자와 사귀지도 말라고 하신다. 에베소서 5장 18절에서는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의 충만을 받으라”고 하신다.
한국교회는 이러한 구절로 그리스도인들이 절대 술을 마셔서는 안된다고 가르쳐왔다.
필자는 어릴 적 고신교단에서 자랐는데, 믿음의 정절을 지키는 것과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동일시해 왔다. 그러다 보니 겪었던 에피소드도 많다. 직업군인으로 부대에 배치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내게 술을 먹이려는 상관과 맞서다 회식자리가 전쟁터로 변할뻔했고, 연말 회식 때, 술을 거부하자 어떤 상관이 술을 몸에 붓겠다고 해 부으시라고 고참에게 대들었던 적도 있다. 마지막 제대하는 날 송별회식 때도 대대장이 직접 권하는 술을 거부하고 대신 요구르트로 건배 잔으로 받았던 기억이 있다. 상명하복의 군 문화에서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은 사실이 있다. 그렇게 힘들게 금주했는데, 성경은 술이 허용되는 구절도 많다는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예수님도 술을 드셨다는 사실이다.
전도서 9장 7절을 보면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네가 하는 일들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라고 했고, 의인이었던 노아도 첫 번째 포도 수확후 포도주를 마셨다. 예수님도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셨고, 제자들과의 마지막 유월절 만찬에서 포도주를 사용하셨다. 예수님 자신이 포도주를 드셨다는 것을 이렇게 말씀하신 적도 있다. “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너희 말이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누가복음 7:34)”.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의 건강 문제로 포도주를 쓰라고 말한 적도 있다.
그렇다면 왜 한국교회는 술을 그렇게 금해 왔을까? 그것은 초기 한국에 온 선교사들로부터 이어받은 전통 때문이다. 조선말 한국에 왔던 선교사들은 대부분 청교도의 경건주의 정신을 이어받은 선교사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조선 땅에 와서 복음을 전하면서 놀란 것은 술관 관련한 한국인들의 타락한 삶 때문이었다. 술 취함이 도를 넘어 그리스도인의 품위와 경건 건강을 해치는 일이 너무나 심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교사들은 공식적으로 술을 금했다. 당시 임배세가 작사한 금주가의 일부 내용을 살펴보자.

  1. 금수강산 내 동포여 술을 입에 대지 마라
    건강지력 손상하니 천치 될가 늘 두렵다
  2. 패가망신 될 독주는 빗도내어 마시면서
    자녀교육 위하여는 일전 한 푼 안 쓰려네
  3. 전국 술값 다 합하여 곳곳마다 학교 세워
    자녀수양 늘 식히면 동서문명 잘 빗내리
  4. 천부주신 네 제능과 부모님게 받은 귀체
    술의 독기 밧지 말고 국가위해 일할 지라
    (후렴) 아 마시지 마라 그 술, 아 보지도 마라 그 술
    우리나라 복 받기는 금주함에 잇나니라 술은 하나님이 주신 음식의 하나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술이 절제되지 못할 때, 누군가의 말처럼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먹지만 나중에는 술이 사람을 먹을 수 있다. 술에 취할 때 그리스도인은 죄악에 대한 절제력이 약해진다. 쉽게 분노할 수 있다. 성적인 유혹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도 있다.
    필자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다. 군에서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왔던 친구가 하나 있었다. 그런데 그가 내게 찾아와 울면서 탄식을 했다. 전날 밤 술에 깊이 취했고 다음날 아침 일어나 보니 옆에 모르는 여자가 누워있었다는 것이다. 경건하게 살려는 친구였는데, 그렇게 무너져 버린 자신의 타락을 가슴을 치며 후회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술은 대중교통이 일반화되지 않은 미국에서 음주운전을 야기한다. 음주운전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그리스도인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지금도 그리스도인이기 때문에 힘들게 술을 절제하면서 하나님 앞에서 거룩을 지키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자유함으로 마신다고 하는 술이 그 형제자매를 실족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우상의 제물을 먹어도 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관해 중요한 교훈을 했다. 우상의 제물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이 주신 음식이니 그리스도인에게는 먹을 자유가 있다. 그러나 교회에는 그것이 죄가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에 형제를 위해 그것을 절제하라고 가르친다.
    우상의 제물도 하나님이 주신 음식이라고 자유롭게 마음껏 먹을 때, 그의 행동이 어렵게 우상의 제물 먹는 것을 절제하는 그리스도인을 넘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즉 너희의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고린도전서 8:9; 13)

간하배(Harvie M. Conn) 선교사라는 분의 일화이다. 그는 본래 고국에서는 파이프 담배를 즐겨 폈던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한국 제자가 찾아왔는데, 교수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선교사님 모습을 보고 놀라, 그에게 ‘저는 평소 선교사님을 흠모하고, 선포하시는 말씀에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만, 이렇게 담배 피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불편합니다’ 그분은 그날 이후 담배를 끊었다고 한다(이에 관해 다음 회에서 더 깊이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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