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사랑을 찾아서

코로나로 인한 바뀐 일상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족과 함께 영화부터 드라마까지 같이 시청을 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다양한 소스로 영상 매체를 시청할 수 있다보니 많은 작품들이 시중에 나와있지만 온 가족의 취향을 저격하여 같이 보자고 합의되는 작품은 손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저녁 식사 후에 우연히 시청한 작품이 얼마전에 읽은 적이 있는 미셸 오바마 여사의 ‘Becoming’ 자서전의 내용을 담아서 다큐멘터리로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대통령 선거 운동 시절부터 백악관, 퇴임 후의 일상생활까지 최측근의 보좌관부터 미셸 여사의 팬으로서 행사장에서 만난 사람까지 담백하게 영상에 담아서 읽던 책을 멈추고 같이 시청을 하였습니다. 역시 책에서처럼 미셸 여사는 긍정의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그녀가 자란 가정은 흑인에 대한 사회적인 차별이 당연시되고 익숙하던 시대에서 그녀의 할아버지 세대부터 부모님 세대까지는 대학 교육을 못 받았지만 항상 집에서는 그 차별 너머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무언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었습니다.
그녀가 보여준 두 장의 사진에서 그 시대를 반영해 주고 우리가 사는 현재도 별반 다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함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미셀 여사가 보여준 다닌 학교의 초등학교 클래스 사진과 고등학교의 클래스 사진인데 처음은 백인이 거의 다였던 학생들이 고등학교 졸업 시에는 거의 다 흑인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흑인이 옆 짚으로 이사 오면 이 동네가 위험하다, 집값이 떨어 진다며 이사 가기 바빴다는 그 당시의 사회 관념에 순응하지 않고 그녀는 본인의 목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성장을 해 왔고, 현재도 마이너리티 학생들을 만나면서 너의 목소리를 내라며 사회적인 편견에 너를 맡기지 말고 스스로 해 내라는 격려를 아낌없이 하고 있습니다. 그녀 스스로 웃으면서 아마 90세까지 그만하라고 해도 할 것 같다며.
대통령 선거 시절을 회상하며 과연 우리 사회에 흑인을 대통령으로 맞은 준비가 되어있는지 고민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을 도와 선거 유세에 임했고 드디어 변화를 만들어 내는데 일 조를 하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어마어마한 큰 변화를 만들어 낸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한국인으로서 아시아인으로 분류되는 소수 민족 커뮤니티에 사는데 익숙한 필자도 변화를 일구는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 순응하면 살고 있는지 잠시 뒤돌아 보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막 끝낸 책은 ‘한국 교회의 처음 이야기’책으로 기독교가 한국에 선교사를 통해 전파되었을 때 초대 교인들의 삶의 변화와 시대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양반과 천민이 존재하던 시절로, 양반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후에 빚진 자의 빚을 탕감해 주고 노비에게 자유를 주고 첩을 내보내는 등 생활을 개혁하는 변화부터, 사람대접 못 받던 천민들이 인간은 평등하다는 교리로 인하여 감화되고 변화되어 거듭나서, 초대 교회의 목사가 되어서 가난한 이를 평생 내 가족같이 돌보는 삶을 살다가는 등 1900년대 초기의 삶들을 조명한 책입니다.
조선 말기로 서양에는 그 당시에 잘 알려지지도 않은 동방의 작은 나라, 우리나라를 변화 시키기 위해 찾아온 선교사들의 용기도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와서 순교까지 마다하지 않은 선교자들의 열정이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온 세계가 신음하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는 어떠한 변화를 꿈꾸고 있는지요? 서로가 네 탓이라며 크게는 나라가, 작게는 개인이 서로를 탓하면서 원망을 키우는 문화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내가 하는 작은 선택이 세상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카고 작은 한 흑인 가정에서 태어나 전 직 대통령의 아내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당당히 변화를 외치는 미셀 오바마 여사의 삶이 참 아름답게 조명되는 현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는 진리가 너무 값있어서 그 진리를 나누어 주기 위해 먼 동방의 나라로 와서 내가 하는 고생을 마다않고 삶을 헌신한 선교사들이 있기에 한국의 문화 개방기에 긍정적인 변화의 한 줄기를 담당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로 앞 날을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힘든 오늘, 우리는 어떤 변화를 꿈꿔야 할까요?
사랑 앞에서 다시 한번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떠나는 자들, 그 떠나는 자리조차도 아름답게 배웅할 수 없는 슬 픈 이 시대에 떠나보내는 자, 남는 자로서 책임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을 잃지 않아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잃어버린 사랑을 찾아 떠나야 할 때입니다. 떠나 볼까요?

Breezing Up (A Fair Wind) by Winlow Homer
1873-1876, Oil on canvas,24 in × 38 in,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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