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결혼식

아롱거리는 촛불의 흔들림, 예쁘게 테이블에 장식 된 크림색 장미에서 나오는 향기, 오고가는 하객들의 인사,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의 재회…… 결혼식은 신부의 입장과 함께 꿈같이 진행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결혼식과 다른 미국의 결혼식을 엿보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되어 한번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결혼하는 신부와 신랑이 본인들을 잘 아는 사람들을 모셔서 진행되는 결혼식은 일단 분위기가 참으로 가족적입니다.
신부의 아버지가 결혼 예식 후에 오신 하객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신부를 신랑에게 보내며 전하는 인사가 하객들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 줍니다. 그 후 식사를 하면서 진행되는 신랑, 신부의 들러리들인 가까운 친구들이 차례로 두 사람과의 소중한 옛 추억을 위주로 얽힌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 놓으면서 신랑, 신부의 성품에 대해 이야기하며 덕담을 하는 과정이 결혼식을 더 잊지 못할 인상적인 추억으로 만들어 갑니다.
크라이막스는 신부의 아버지와 신부가 선곡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플로어에서 부녀가 춤을 추고, 다음은 신랑과 어머니의 모자의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며 장성한 자식들을 결혼시키면서 얼마나 만감이 교차할까 싶어서 하객도 같이 감격의 눈물을 흘립니다.
하객들이 다 서로 알고 친하다 보니 늦게까지 여흥을 즐기면서 결혼식의 밤이 아름답게 흘러갑니다.
결혼식을 집도한 목사님도 목사님의 본인의 결혼식의 축사도 기억이 안 나지만 이 한 구절만은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말씀하신 축사가 참 인상 깊었습니다.
‘결혼생활이 특별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평범하려고 노력하라’
이 축사를 결혼식 자체에도 적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무한한 경쟁 시대에 살면서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심적 부담감을 가지며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결혼도 남보다 잘 살아야하니, 출발부터 좀 더 갖추어진 조건을 살펴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결혼의 본질을 놓칠 수가 있습니다.
요즘 한국의 결혼식을 보면 일부 그런 경향이 엿보입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결혼식은 집안과 집안이 맺어지는 인연으로 여기어서 혼주인 부모가 주변의 지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함께 축하를 받는 결혼식이다보니, 결혼하는 당사자들보다는 부모가 결혼 준비의 주도권을 주고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들어서는 혼수와 결혼 비용을 가지고 갈등이 많이 빚어지는 경우를 보며 결혼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감을 느낍니다.
결혼하는 신랑, 신부가 본인들이 준비한 예산 규모에 맞게 결혼 준비를 하는 미국의 결혼식이 좀 더 결혼의 의미를 되새길 수가 있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이혼율은 아직 미국이 더 높은 것을 보면 이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요?
팀 켈러 목사님의 ‘결혼의 의미’에서는 결혼의 신비는 배우자를 위해 서로 맞추어 주려고 노력할 때 결혼 생활이 더 풍성한 결실을 거둔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랑한다면 나를 위해서 이 정도는 배려해 주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서로에게 바라다보면 더 빈곤한 결혼 생활이 펼쳐 질 수가 있는데 그 비밀을 아는 사람은 결혼 생활을 이미 해보거나 하고있는 기성 세대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들은 결혼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을 안 해보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고 더 공감을 할 수 있는 세대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기성세대 일 수도 있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참 인생은 아이러니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샤갈이 그린 결혼식입니다. 1950년대 파스텔과 과슈로 그린 작품으로 산양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고 사람이 플루트를 연주하고 있습니다. 신랑일지도 모르는 한 남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한 여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뒤에는 교회가 보이는 몽상적인 이 그림을 보면서 결혼은 해도 후히 안 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지만, 일장 춘몽 같은 인생에서 한번 즈음은 꿈같은 결혼식을 꿈꾸는 젊은 세대에게 결혼의 본질이 사랑이라는 말과 함께 격려의 꽃다발을 이 그림과 함께 보내 볼까 합니다.

La Mairee(The bride),1912 by Marc Chag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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