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수학, 속도는 빨라야 하고 실수는 없어야 한다

8월 SAT 시험 결과가 이번 주 금요일에 나온 후 더 확실히 알겠지만 이미 웹사이트 토론방에서는 이번 시험에서 수학 커브가 상당히 나쁠 거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 시험을 치른 내 학생들도 기대반 두려움반이다.
5월 인터내셔널 SAT 시험에서 수학 -1이 770점, -2가 750점이란 커브가 나온 지 몇 달 안됐는데 미국 SAT 수학 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이제 좀 더 확실하게 SAT 수학을 어떻게 접근할지 전략이 나온다. 수학에서는 첫 번째가 스피드! 두 번째가 실수 노!다. 수학 만점 받는 학생치고 속도가 느린 학생 없고, 실수하는 학생도 없다. 영어 리딩 역시 속도가 관건이긴 하지만.

‘속도’에 대해 다시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독해도 마찬가지만 미국 수학 교육이 하이스쿨에 올라와 AP시험을 치르기 전까지는 대부분의 아이들이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해 훈련을 받아 본 적이 없다.
나는 학생들과 엘지브라 수업부터 SAT 수학까지 ‘속도’ 경쟁하기를 즐겨 왔는데 주어진 문제 수와 시간에서 어떤 시험지든 최소 10분 정도를 남겨 둘 걸 계산하고 시작한다. 학생들이 문제 푸는 걸 보고 있으면 연산 속도도 빨라야 하지만 문제를 읽자마자 바로 푸는 걸 시작해야하는데 수학이 약한 학생들은 문제를 읽고도 한참 생각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줘 답답한 적이 있었다.
특히 몇 번씩 나왔던 문제 유형일 때는 더욱 답답하다. 가령 slope나 y intercept, x intercept를 찾는 문제들은 자동으로 나와야 하고 원이 나오면 그래프와 동시에 자동으로 원의 공식이 나와야 하는데 거기서 머뭇거리고 있는 학생을 보면 간섭하고 싶어지는 충동을 느낀다.
그래도 학생이 먼저 풀어 볼 때까지 선생이 키를 주거나 간섭해서는 안된다는 게 내 원칙이다. 속도는 원래 빠른 학생도 있지만 문제를 많이 풀다 보면 자연적으로 빨라지게 돼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SAT 수학 문제에 그리 창조적인 문제는 보지 못했다. 대부분이 응용이거나 반복이기 때문에 SAT 책 두 권 정도만 완벽하게 마스터해도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아시안 학생이라면 SAT 수학은 고득점이 목표가 아니라 만점이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속도 연습이 필요하다. 매 테스트마다 10분 정도씩 줄여서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그 남은 10분으로 점검까지 끝내야 한다.
두 번째 ‘실수 노!’는 늘 강조했던 바다. 수학에서는 실수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시험에서는 실수에 관대해서는 안 된다. 난 평소 학생들에게 어려운 문제를 놓치는 건 오케이, 하지만 충분히 풀 수 있었던 쉬운 문제를 실수로 잃는 건 가장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해오고 있다. 어찌된 일인지 점점 SAT 문제가 쉬워지고 있다.
수학 시험이 쉬워진다는 건 희소식이기도 하고 달갑지 않은 소식일 수도 있다. 이젠 SAT 수학 시험이 수학 문제를 잘 풀 수 있는지의 검증이 아니라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의 검증인 거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지만 평소 실수하지 않는 버릇을 길러 놓은 학생이라면 시험이 어찌돼든 상관이 없다. 시험이 쉽다고 다 만점을 받는 건 아니다. 실수로 두 개만 틀려도 1550점 이상에서는 멀어지게 된다. 영어 만점은 더 어려우니 말이다. SAT 수학 문제들은 얼마나 반복되는 문제들이 많은지 어떤 문제들은 끝까지 읽지 않고도 답이 바로 나올 정도다.

아이들이 대학에 다니다 집에 왔을 때 내가 SAT 문제 좀 풀어보고 경향을 분석하는 데 도음을 달라고 하면 첫째나 셋째는 그닥 달가워하지 않는데 둘째는 즐겁게 바로 시작하겠다고 한다. 결과는 언제나 다 맞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가 시험 볼 때(2400점 만점)보다 왜 이렇게 시험이 쉬워졌냐고 한다. 이 정도의 시험지면 만점이 수두룩하게 나오겠다고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1600점대로 바뀌고 난 후 아직까지 내 학생 중에 만점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예전에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도 아직까진 만점자가 없다. 올해 시니어인 J 학생이 10학년 8월 시험에서 수학 만점으로 1550점, 11학년 8월 시험에서 영어 770점으로 1570점을 받아준 게 최고다.
우리 집 아이들이나 학생들은 하루에 몇 시간씩 SAT 공부를 해 본 적이 없다. 방학 때는 일주일에 두 번 세 시간, 학기 중에는 일주일에 한번 세 시간 수업에 숙제 한 테스트씩 해 오는 걸로도 충분히 만점도 나왔고 2380점도 많이 나왔다. 지금의 문제는 그 아이들처럼 시간이란 매릿이 없다는 거다.
7학년만 해도 몇 달 안에 수학에서 고득점을 내야 하고, 하이스쿨 학생들도 미들 때부터 같이 해 온 학생들이 없다는 거다. 그래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몇 년 후, 몇 달 후에라도 또 예전과 같은 기록을 낼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경험에서 나온 믿음이다.

2017년 2018년 2019년에 오면서 수학 문제가 점점 더 쉬워진다면 어려운 수학 문제를 푸는 것보다 쉬운 시험지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얼마 전 SAT 문제만 늘 푸는데 벼락치기로 몇 명 학생들에게 PSAT 수학 문제를 풀 게 해봤는데 역시나 틀린 게 나오는 걸 보며 아직도 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했다.
7학년 학생 중에 토탈 -4를 받은 학생이 있지만 그 학생까지도 칭찬보다는 적잖이 실망했다는 말을 해줘마음이 좀 아팠지만 할 수 없다. 지난 선배들의 스코어랑 비교해 보면 결코 잘한 게 아니니까. 아직 시간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7학년들은 듀크 팁 영재 프로그램, 섬머 캠프에 가기 위해 12월 시험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