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득점과 학교 공부 및 취업 업무에 최상 “독서”

코로나 때문에 ‘집콕’ 생활한지도 어느새 두 달이 다 되간다. 한적하고 조용해 시골 전원생활이 바로 우리 동네, 우리 골목의 일상이라고 생각해 왔는데 우리 골목에 이렇게 많은 초·중·고 아이들이 살고 있었는지 처음 알게 됐다. 오전엔 온라인 수업을 하느라 두문불출인 아이들과 부모들이 늦은 오후가 되면 골목으로 쏟아져 나온다. 자전거 타는 아이들, 집 앞 잔디밭에 피크닉 나온 것 같은 분위기 잡고 가족 단위로 모여 있는 사람들, 강아지 태운 유모차까지 골목이 시끌 시끌한 게 사람들이 얼마나 자유를 갈망하는지 느껴진다.
예전엔 뒷마당에 나가면 나 혼자 밖에 없었는데 요사이엔 양 옆집, 뒷집 이웃들의 담화가 담장 사이로 들린다. 앞마당, 뒷마당의 북적임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 온 새로운 풍경이다. 아이들에 이어 개 키우는 집이 이렇게 많은지도 이번에 알았다. 30분 산책에 인사를 주고받는 개들과 개 주인들이 수십명은 되는 것 같다. 개 주인들이 모두 이른 저녁 시간만 되면 산책길에 나서는 이유가 개운동에도 목적이 있겠지만 집콕 생활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 내 경우도 지난 두 달 간 그나마 매일 습관처럼 하게 된 ‘걷기’와 ‘성경 필사’가 약간의 위로가 되고 있다.

두 달간 뉴스를 보게 되면서 SAT 독해 지문도 다시 꺼내 읽어 보았는데 그 보다는 두꺼운 책 한권 (대하 역사책이나 추리 소설)을 정해 놓고 독파해 볼 걸 하는 후회가 살짝 들었다가 하긴 그런 각오로 두꺼운 책을 시작했어도 중간에서 그만 두었을 게 뻔 했다는 생각에 미치자 갑자기 자유로와진다.
10년 전 학생들과 요즘 학생들의 가장 큰 차이가 독서인 거 같다. 처음 내가 과외를 시작할 때만 해도 수업 시간 중에 문제를 풀고 시간이 남으면 가져온 책을 읽던 학생들이 많았는데 몇 년 전부터는 쉬는 시간에 핸드폰을 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SAT 독해 지문과 문제는 대체로 더 쉬워졌는데 점수는 더 낮아졌다. 2400점 만점에서 1600점 만점 형식으로 바뀌면서 만점이 수두룩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만점이 한 명도 없는 굴욕을 겪고 있다. 이번 11학년만 해도 수학은 거의 다 만점이다. 결국 독해 만점이 없다는 소리다.
4년 전 내 막내가 독해 만점 받은 후 지금껏 전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학생들에게 독서를 강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학생들은 지금 모두 학교 온라인 수업 숙제 분량이 많아 다른 건 다 중단된 상황이라고 하니. 결국 독서도 여름으로 넘겨야 하나 보다.

재택근무를 해도 산더미처럼 쌓인 일과 동거한다는 첫째는 다른 여가 활동을 할 여유가 없다는데 둘째는 자택근무와 집콕 생활로 여유가 생겨 독서와 뜨개질, 요리 사진을 보내는 걸 보니 시간을 알차게 쓰고 있는 것 같다. 둘 다 올 가을에 대학원 진학하겠다고 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경제 공항이 올까봐 하고 있는 일을 포기 못하겠다고 내년으로 미루겠다고 한다.
연봉과 스트레스 지수는 y=x 그래프다. 운 좋게도 몇 예외는 있겠지만 대부분 연봉이 높을수록 스트레스 지수도 높다. 누구나 원하는 드림 job은 연봉도 높으면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 거기에 스트레스 없이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일이 최고의 job일텐데 그런 일 찾는 건 쉽지 않다. 이 중에서 다 취할 수는 없고 어디에 우선순위를 두냐에 따라 드림 job이 결정된다.
높은 연봉만 보고 스트레스를 무시하고 선택했을 경우는 그 수명이 짧아 5년 안에 직업을 바뀔 확률이 높다. 반대로 즐기면서 할 수 있을 만큼 일이 좋고, 거기에 보람까지 있어 최고인 것 같아도 경제적 보상이 따라 주지 않으면 그 또한 수명이 짧든지, 가난과 동거할 각오를 하고 살아야 한다.
2019년 U.S. News 직업 만족도에서 1위에 오른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지인이 있다. IT쪽 근무자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마찬가지란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재능과 실력이 있으면 고연봉을 받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개발을 하니 좋을 줄만 알았는데 자기가 맡은 프로그램 런칭이 끝나고 나면 그 후엔 다른 직원들의 일을 돌봐야 하는 메니저 일이 주어진다고 한다.
기업 측에서는 고연봉 근로자를 최대한 활용해서 비싼 몸값만큼 받아내겠다는 전략이지만 개인은 매니지먼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다른 분야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하면 이직을 생각하게 된단다. 매니지먼트는 사람을 관리하는 인간관계 및 총괄적인 임무고 프로그래밍은 본인만 능력있으면 되는 임무라 분야가 다르다.

이제야 나도 IT 관련 회사에서 일했던 학부모가 했던 말이 무슨 말인지 확실히 알게 됐다. 이공계 직장에서도 최고 높은 위치까지 올라 가려면 결국 ‘문과’ 성향까지 갖춘 인재가 되야 한다고 했던 말이 이해된다. 리더가 되려면 결국 내 일만 잘해서는 안 되고 작게는 팀원, 크게는 회사 전체 직원들을 통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거다. 그리고 그 메니지먼트의 리더십은 IT 계통의 일일지라도 다분히 ‘문과’ 성향인 탁월한 언어적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능력, 명확한 목표 설정, 위기관리 능력, 유연성, 공정한 직원 평가 능력, 잘 듣는 능력, 뛰어난 이해력 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문과적 달란트를 캐내기 가장 좋은 밭은 독서다. 한 분야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의 다양한 장르의 독서가 이런 인재를 키워낼 것이다. 물론 당장 SAT 독해 고득점이라는 메릿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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