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목표를 가진 아이들에게 효과적인 학습 지도

2020년 첫 칼럼을 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으니 한 단어가 떠오른다. ‘열정’이다. 어떤 일에서든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치고 열정 없는 사람은 없다. 열정적인 사람의 공통된 특징은 그 분야에 대한 성공의지, 믿음, 끈기가 있다는 것이다. 지난 15년 동안 학생들의 입시를 지도하면서 많은 사례들을 목격했는데 특히 ‘열정’이 많은 학생들이 자기의 꿈을 이루는 걸 많이 봤다. 그들 중엔 처음부터 ‘드림’ 대학에 입학한 경우도 있지만,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어도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차선의 선택에서 최고를 이끌어내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새로운 학생을 만나 받게 되면 버릇처럼 이 학생에게 ‘열정’이 있나 유심히 살피게 된다. 그리고 그런 ‘열정’이 지속적인건지, 수고할 마음이 있는지, 아니면 부모와 자신까지도 속이는 ‘억지’ 열정인지도 알아내는 직관도 생겼다. 나는 내 학생들의 학업성과나 대학 입시 성과가 좋은 이유로 그들의 ‘열정’을 첫 번째로 꼽게 됐다. 학업 성취 면에서는 아무래도 ‘시간’이라는 메릿이 큰 결정요인이 되지만 아주 가끔은 예외도 있어 시간이 짧았다는 것만으로 핑계를 삼을 순 없다. ‘시간’이라는 메릿이 없는 경우는 고도의 집중력과 반복 학습으로 학습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 두 달의 결과를 분석해 보니 이번에도 예외 없이 시간 투자가 많았던, 가장 오래 공부한 학생들의 성과가 좋았다. 그래도 몇 년에 한 번씩은 예외도 있어 늦게 시작한 학생들에 대한 기대감 또한 쉽게 접지 않고 있다.

6개월 공백을 마치고 다시 가르치는 일로 돌아 왔을 때 두 가지 걱정이 있었다. 가르치던 학생들을 먼저 버리고(배신하고) 다른 일을 찾아 나섰던 선생을 이해하고 다시 나에게 돌아와 줄까, 그리고 이전과 같은 성과가 나올까였다. 다른 일을 해보니 지난 15년간 가르친 일과 입시 지도를 해 온 내 일이 얼마나 큰 나만의 자산인줄 실감했고, 또 소중하다는 걸 깨닫게 돼 6개월의 공백이 내겐 봄비 같아서 더 열심을 냈다. 감사하게도 이 전에 가르치던 학생들이 다시 찾아왔고 단 기간 프로젝트가 성과를 거뒀다. 특히 A군과 E양을 맡아 수학 학년 월반 시험(Credit by Exam 미들스쿨, 하이스쿨)을 준비시켰는데 두 학생 다 합격했다. 7학년 세 학생이 듀크 영재 선발 프로그램(Duke Talent Identification Program) 참여를 위해 SAT 시험을 봤는데 A 군과 T 군이 전국 7학년 중 99%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주는 그랜드 어워드를 받게 됐다. 제일 늦게 시작한 학생만 3월 시험에서 그랜드 어워드를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그랜드 어워드를 받게 되는 A 군은 13세 이전에 SAT 영어나 수학에서 700점 이상을 받는 학생에게 주어지는 존스 합킨스 영재 세트(Study of Exceptional Talent) 회원도 이뤄냈다. 아쉽게도 T 군은 연령 제한에서 걸려 존스 합킨스 세트 회원까지는 이루지 못했다.
또 11학년 세 학생이 12월 SAT 시험을 치렀는데 세 학생들(D 군, S 양, G 양) 모두 수학에서 800점 만점을 거뒀고, D 군은 첫 시험에서 영어 770점, 수학 800점으로 토탈 1570점을 받은 행운도 누렸다. 11학년 세 학생들 중에서 제일 오래된 학생이며 의리를 지켜 준 D 군이 내심 세 학생들 중 제일 높은 점수를 받기를 기대했는데 그 바람이 이뤄진 셈이다. 존스 합킨스 세트 회원이 되 준 7학년 A 군도 11학년 D 군과 마찬가지로 7학년 학생들 중 가장 오래 된 학생이었다.

오래 전 내 첫째가 바이올린 레슨을 받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이 대회를 나가면 그 선생 제자들이 매년 우승을 차지했는데 선생에게 레슨을 받은 순서대로였다.
내 첫째가 달라스 심포니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아 SMU 오케스트라와 솔로 협연을 할 수 있는 영광을 얻은 것도 선생의 제자들 때문이었다. 그 해에 그 대회에 출전시킨 선생의 제자는 내 아이 하나였기 때문이다.
텍사스 올스테이트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 선생의 제자들은 내셔널 준비를 하고 있어서 스테이트 대회는 나가지 않으니 첫째가 1위를 할 수 있었다. 커티스, 줄리아드로 진학하는 선생의 제자들과 매년 같이 경쟁했다면 음악 전공자가 아닌 첫째는 단 한 해도 우승하지 못했을 거다.

SAT 고득점은 음악 대회와는 다른 성격이면서도 왠지 내 마음에는 학생들이 내게 온 순서대로 성취를 하고 그만 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게 나름 일찍 와 준 학생들에 대한 의리랄까. AT 시험을 치를 때마다 한 학생씩 그만 두게 되는 게 내 소원이다. 그것도 가능하면 온 순서대로. 학생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건 섭섭하지만 잘 돼서 나가는 거니 이런 섭섭함은 대환영이다.
다시 가르치는 일에 복귀하면서 그룹 수업보다 개인 수업을 선호하게 된 이유가 있다. 물론 지난 15년간 수많은 SAT 고득점자들과 명문대학 입학생들이 그룹 수업에서 나왔지만. 그 때 그룹 수업에서 관심을 덜 받거나 따라 오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 학생들에겐 보강 수업을 권유했지만 여건상 쉽지 않았다. 이제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개인 수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개인 수업이 학생과 선생과의 교감이 더 크고 학생마다 강/약점을 파악해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소 실험적인 학습 방법이었는데 결과가 좋았다. 그룹 수업의 장점인 ‘경쟁’은 개인 수업에서도 적용했다. 다만 다른 학생들의 점수를 넘어서는 것보다 자신의 기록을 갱신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게 했다. ‘뚜렷한 목표’와 ‘열정’을 가진 학생들에게 최상의 결과를 맺도록 도와주는 나의 일이 가쁘고 또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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