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쉬워요, 아들이 쉬워요?” 부모들의 교육 고민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요즘은 얼마나 ‘딸들’이 잘 났는지 아들 가진 부모로서 걱정이 많다는 말을 들었다. 왜냐고 물었더니 남녀 공학 고등학교의 경우 전교 1등부터 10등까지 여학생들이 석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란다. 직장에서도 이젠 승진에 목숨을 거는 여사원들도 많아 그녀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도 버겁단다.
오래 전 내가 가르치던 여학생들과 내 딸들이 명문대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여학생은 ‘쉽다’는 생각을 한 사람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보고 남학생들이나 내 아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전까지는 실력을 인정해줄 수 없다는 말을 한 분도 있었다. 그 말을 듣고서 ‘그만큼 남학생들 중 잘하는 학생이 드물구나’ 실감한 적이 있었다. 물론 나도 여학생은 물론 남학생과 아들을 명문대에 보낼 수 있도록 더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었다.
사실 나와 공부했던 학생들 중 하버드 대학 입학만 따져 본다면 4학생들 중 한 명만 여학생이고 3명이 남학생이었다. 어쩌면 남학생과 여학생의 차이는 의미가 없는 것인지 모른다. 선입견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으로도 저학년 때부터 남학생과 여학생의 차이가 어느 정도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특히 수업 시간에 본 시험지나 숙제 오답 노트를 만드는데서부터 정리 정돈 잘하는 여학생과 어리버리한데다 자기관리가 잘 안되는 남학생의 차이가 드러난다. 물론 남녀의 차이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우연히 여학생이 칼라 펜으로 깔끔하게 오답 노트를 해오는 경우가 많았고, 반면 어디에다 오답 노트를 했는지 찾는데만 한참 뒤적거려야 하는 남학생이 많았던 기억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하이스쿨에 가면서 그 차이의 간격이 더 벌어져 학점을 관리하는 데까지 영향을 미치는 걸 보기도 한다.
아무튼 주변에서 보면 딸 때문에 힘들어하는 엄마들 보다 아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엄마들이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딸들에게는 때로 강요하듯 했지만 아들은 눈치를 많이 봤던 것 같다. 딸들은 게임에 시간을 보내지 않는데 아들은 학교 갔다 오자마자 시작하는 게 게임이니 처음엔 적응이 안됐다. 그래서 난 그 시간이 되면 나가서 걸었다. 설교 한편 들으면서 걷고 오면 아들은 게임을 끝내고 학교 숙제를 하고 있었다. 그래도 내 경우는 아들이 자기가 할 건 다 하는 편이라 크게 부딪칠 일은 없었던 게 다행이다. 학교 성적이나 SAT 공부는 알아서 해줬으니 지금 생각해도 고맙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내 두 딸들을 봐도 ‘신데렐라’보다는 자기 실력으로 승부를 보는 걸 좋아했고 직장에서도 최고 리더까지 올라가고 싶어한다.
파이낸스 분야에서 6년째 일하고 있는 첫째 딸은 이번에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서 VP로 승진하고 연봉도 대폭 오른다고 연락이 왔다.
사실 첫 직장에서 크게 대우 받지 않으면서도 묵묵하게 일하는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대견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 특히 자신이 프린스턴 대학 졸업생이라는 걸 굳이 드러내지 않고 직장생활하겠다고 해서 놀라기도 했다. 대부분 그 지역 대학 출신인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또 함께 일하는데는 그런 것이 오히려 벽이 되기 때문에 차라리 그걸 가리고 첫 직장 생활을 해보겠다는 딸의 의지였다.
그런 첫째가 이번에 두번째 직장으로 규모가 더 큰 회사에 지원하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프린스턴 학벌과 첫 직장에서의 업무 경력을 어필한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인지 아직 젊은 여성에게 VP 자리를 주며 연봉을 상당히 주겠다는 오퍼를 받았다. 또한 아시안 여자로서 장차 프레지던트까지 올라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첫째는 말한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먼 이야기지만 그런 꿈을 갖고 있다는 당찬 모습이 좋아보였다.
첫째는 매년 5월말에 열리는 프린스턴 졸업생 ‘reunion’에 참석해서 교우애와 학교애를 다진다. 프린스턴 캠퍼스의 고풍스런 건물들과 아름다운 정원, 언제 가도 북적대는 Nassau 거리는 나도 향수가 생긴다.
7년전 뉴스코리아에서 주최하기 시작한 ‘아이비리그 탐방’ 인솔자로 나서서 첫 발을 디딘 대학이 바로 프린스턴이었고 첫 기도를 드린 곳도 이 대학이었다. 캠퍼스 투어를 안내하던 인도계 학생을 만나며 정말 너무 부러웠었다. 얼마나 똑똑하면 이런 대학에 올까 그러면서 감탄하며 그 학생이 안내해 주는 말 한마디조차 놓치지 않으려고 귀를 쫑긋하고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명문대 입학 전략으로 항상 여름 방학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말한다. 특히 학기 중에는 집중모드로 돌입하기 힘들었던 SAT 준비, 클래식북 정독과 뉴욕타임지 등을 통한 시사견문 넓히기, 인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제공하는 수업이나 사립대에서 제공하는 온라인 코스 강의 듣기, 인턴십이나 리서치 페이퍼 참여, 아르바이트를 통해 노동의 가치 알기, 커뮤니티 봉사활동이나 선교여행 참여, 취미활동이나 스포츠를 통한 휴식, 캠퍼스 방문을 겸한 여행 등을 여름 계획으로 추천한 바 있다.
11학년 학생들은 여기에 대학 공동지원서에 기입할 것들을 정리해 보고 에세이 준비를 하는 걸 추가해서 다른 때보다 더 바쁜 여름을 보내라고 누차 조언했다.
특히 에세이에서 완벽해 보이는 스팩보다는 감동적이고 독특한 스토리를 원하는 대학들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여름 방학 동안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고 권했다.
후에 직장생활에서 출신 대학을 어필할 수 있을 때 자신있게 하려면 이런 명문대 입학전략을 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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