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학년들의 프람(Prom) 파티에 대하여

슬초맘 : 몰의 드레스 가게들이 갈수록 화려해지는 것을 보니, 슬슬 프람(Prom) 시즌이 다가오고 있구나 싶어. 사실 지극히 한국적인 엄마의 시각에서 보자면, 홈커밍(Homecoming)이든 프람이든 좀 오버스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 학교 행사인데 꼭 파트너를 데려와야 하고, 또 옷이나 화장은 뭐가 그리 요란스러운지 학생이 꼭 그렇게 화장에 드레스까지 입고 어른 흉내를 내 가며 비싼 이벤트에 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말이지. 슬초는 작년에 다른 학교의 프람 파티에 초대를 받아서 한 번 참석을 해 보았고 또 졸업반인 올해에는 학교 학생회 임원으로서 프람 파티를 조직하고 준비하는 입장이니, 엄마 같은 토종 한국인 부모님들께 프람 파티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도대체 프람 파티는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일까? 그리고 아직 이런 문화가 낯선 우리 부모들이 부모로서 이 프람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슬초 : 전통적으로 미국 고등학생에게 프람 파티는 그간의 17년, 혹은 18년이라는 짧은 인생에서 가장 신나고 재미있는 날로 기대되고, 또한 기억되는 날일지도 모르겠어요. 일단 고등학생의 예산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비싼 가격의 옷을 입고 멋져 보이는 이벤트장에 들어가서 파티를 누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멋진 일이지요. 또한 학창시절 친했던 친구들과 함께 으쌰 으쌰 하며 저녁 식사와 식사 후 파티, 그리고 파티 후 뒤풀이를 한다는 것도 재미있고요. 잘 계획되고 잘 이루어진 프람 이벤트는 고등학교 생활의 마지막 해를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멋지게 결론 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작년에 다른 학교의 프람 파티에 참석해 본 적이 있는데 제게는 새롭고 재미있었던 반면에, 이런 고등학교 문화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한국인 커뮤니티의 많은 부모님들께는 이 문화가 매우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너무나 잘 이해가 되더라고요.
프람은 대략 비싼 이벤트 티켓을 구입하는 것과, 이벤트를 위한 옷을 준비하는 것,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프람 그룹을 형성해서 본 이벤트 전 저녁식사와 사진 촬영을 계획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 티켓 비용이나 드레스/양복, 그리고 코사지나 부토니에 (프람에 참석하는 커플용 꽃 악세서리) 같은 액세서리 구입, 저녁 식사 등을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 것을 감안하면 12학년이 되면서부터는 아주 일찌감치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이벤트이지요.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은 경우에 따라 친구 그룹, 혹은 프람 파트너(Prom Dates)로 구성이 되는데요, 이들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사진을 찍고, 프람 이벤트에 참석하고, 이벤트 후의 일정을 계획한답니다.
부모님들께 가장 낯선 부분인 프람 파트너 선정은 프람포절(Promposal)이라는 전통적인 방법을 따르는데요, 이것은 학생들이 프람에 파트너로 가 달라고 아주 창의적인 방법으로 요청하는 과정인데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해 보시면 재미있는 예들을 볼 수 있답니다! 멋진 드레스와 양복을 입고 본 이벤트 전에 그룹 사진을 찍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프람의 하이라이트랍니다. 보통 학교에서 좀 떨어진 장소를 파티 장소로 정하는 편이고 저녁 식사나 사진을 찍는 장소도 학교와 꽤 거리가 있는 곳에서 이루어지고는 하기 때문에 프람 당일에는 이런 저런 이동이 필요한데요, 학생 본인이 운전을 하는 것과 같이 개인적인 방법으로 이동을 할 수도 있지만, 그룹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 파티 버스를 이용하기도 한답니다. 가끔 엄청 비싼 옷에 리무진이 등장하는 것과 같이 좀 오버스럽고 허세스러운 학생들이 있기는 하지만, 걱정스러운 부모님들과 달리 아직 어린 학생 본인들에게는 그저 모든 것이 신나는 날이지요.
프람 날의 세부사항들에 계획은 각 학생에 따라 달라요. 궁극적으로는 그 학생이 프람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겠지요. 저는 프람날의 일정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들은 반드시 파트너나 그룹의 친구들과 잘 상의되고 합의되고 준비되어져야 하며, 당자사들의 부모님들과도 잘 합의되어야 한다고 믿어요. 프람의 목적은 학창 시절의 친구들과 함께 학창 시절을 마감하는 재미있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자는 것에 있기 대문에,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든지 혹은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에 처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프람 행사날의 세부 계획에 대해 참가자들 각 가정의 규칙이 미리 서로 잘 소통이 되고 지켜진다면,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또 안전을 유지하면서 서로 간에 개성과 신뢰를 존중하는 좋은 기억이 만들어질 수 있겠지요.
부모님께서 이 과정에 함께 참여하지 않고, 다만 잠재적인 위험과 높은 비용, 그리고 자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처음부터 이러한 기회를 봉쇄해 버린다면, 그간 12학년이라는 공교육 시절을 보내며 12학년 때 있을 자신들만을 위한 큰 이벤트의 밤을 고대해 온 고등학생들에게는 약간 불공평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비용은 학생이 마련해 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일정에 대한 부분도 얼마든지 서로의 관심사를 존중하며 대화와 합의로 조절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니 말이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고등학생들에게는 프람 파트너와의 둘만의 세팅보다는 친구들이 그룹으로 함께 움직이는 것이 더 재미있고 안전하다고 생각한답니다. 프람이라는 행사는 꽤 비싼 비용이 드는 만큼, 안전하고 값진 추억으로 남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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