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좋아하세요?

지난 4월에 제가 속해 있는 재미한인과학기술자 협회가 주최하는 초중고 학생을 위한 수학경시대회가 있었습니다. 이곳 북텍사스 지역에서는 1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하여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요즘은 국가와 지역을 막론하고 학교 안팎에서 수학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고 수학과 친해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려고 학교나 단체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우리는 수학이 중요하다고 여길까요?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수 있지만 더 근본적이고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수학을 강조하는 이유, 더 나아가 수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봅시다.
유치원에서부터 중학교까지 배우는 수학은 대부분 우리가 한평생 살아가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됩니다.
물건값을 계산하거나 아이들에게 사탕을 균등하게 나눠줄 때 등등 사칙연산은 평생 유용합니다. 또 금융상품을 비교하여 선택할 때는 복리 계산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중등과정 이후의 수학은 사실 한평생 살면서 실제로 사용하는 일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혹시 최근 1년 사이에 실생활에 절실히 필요해서 함수를 미분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농담 삼아 말씀드렸지만 수학이나 공학 관련 직업을 가진 분이 아니라면 미분해 본 기억이 아련하실 겁니다.

지금 우리가 배우고 가르치는 수학의 기원은 아주 오래전, 고대 그리스의 철학적 사유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수학, 철학, 교육, 정치, 건축 등등의 여러 분야가 특정 구분이 없던 시절이죠.
당시 유럽 철학자들의 궁극적인 질문은 우주 만물을 이루는 근본적인 존재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감각기관으로 느끼는 모든 것은 영원불변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출발한 질문입니다.
항상 변화하는 우주 만물을 이해해야만 인간이 가지는 자연에 대한 공포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 북텍사스 지역에 이따금 몰아닥치는 집중호우와 우박은 우리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이 뭔지 몰라서 막연히 두려워하는 일은 없습니다. 미리 대비하여 보험도 들어놓고, 대략 위치와 강도를 예측할 수도 있으니까요. 날씨를 예측할 수 없던 시절에는 이러한 악천후가 엄청난 두려움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옛날 유럽 사람들은 우주를 관장하는 영원불변의 원리를 추구해 왔고 이것을 아르케 (arche)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찾은 본질적인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수학입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면 둘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이 우주의 “수”는 그렇게 작동하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수학을 통해 발견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주에 있는 “수”에 관련된 원리들을 발견하여 모아둔 것이 수학입니다. 우리는 수학이라는 유리창을 통해 우리의 삶과 우주를 다시 관찰하게 됩니다.
우리는 생각을 할 때 마음속으로 언어를 사용합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서서 사유의 도구가 됩니다. 언어가 제한적이면 생각도 제한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수학도 일종의 언어적 기능을 합니다. 단순한 사칙연산뿐만 아니라 고도의 논리적, 수리적 수행을 수학에서 배우면 그러한 수학적 언어를 사용하여 더 폭넓고 유용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수학은 보편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특별합니다. 적어도 우리가 속해있는 우주 어디를 가도 1 더하기 1은 2입니다. 인문학적 언어는 나라마다 다르고 민족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상 문명국가의 모든 사람은 같은 수학을 배우고 가르칩니다. 인류가 발견해낸 엄청난 도구입니다.
한국을 포함한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서양에서 발견한 수학과 유사한 형태의 수학을 크게 발전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수학이라는 도구가 가진 보편성 덕분에 역사와 문화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수학을 익히고 사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수학은 우리 일상 가까이 있습니다.

만약 식당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해당 지역 외식사업의 규모와 예상 수익 등을 알아봐야 합니다. 이는 수학적, 논리적 추론만으로도 쉽게 추정할 수 있습니다.
지역의 인구수, 평균적인 외식 빈도, 지역의 식당 수만 있으면 사칙연산만으로 추정이 가능합니다.
복권 당첨의 확률이 몇백만 분의 1이라는 것은 몇백만 번 정도 시도하면 한 번 정도 당첨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수학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사실 복권은 당첨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되고 간단히 즐기는 게임이 되어야 합니다.
불법 다단계 업종도 수학적으로만 보면 간단히 불합리성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가시적인 부가가치의 창출이 없고 끊임없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비정상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누군가가 다단계의 최하층으로 계속 유입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지속 불가능한 일이죠. 1 더하기 0이 2가 될 수는 없으니까요.

수학이라는 도구가 우리에게 세상을 보는 유용한 유리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