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문탁 교수, “성서 문화를 이해하면 성경을 더 깊이 깨달을 수 있다”

글로벌침례신학교(학장 윤유종) 오문탁 교수(사진)는 1988년에 미주리주에 있는 사우스웨스트 침례대학교(Southwest Baptist University)에서 종교학 학사를 마쳤고 사우스웨스턴 침례신학원(South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석사와 선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1년 6월에서 2017년 12월까지 알링턴 한미제일침례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했다.
오 교수는 현재 고 미션(Go Mission)의 대표와 글로벌침례신학교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2015년부터 성서 문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해 성서 문화 연구가로 활동하고 있다.
오 교수는 글로벌침례신학교 2020년 가을학기에 ‘신약시대의 문화와 설교’를 강의한다.

▷ 성서 문화에 대해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 고등학교 때 우연히 한 설교자의 메시지를 들을 때 시작됐다.
설교자가 자신이 설교할 신약성경의 본문을 읽고 그 시대의 문화를 설명할 때 지정된 본문이 쉽게 이해되면서 마음에 ‘유레카(Eureka) 아하, 그렇구나라’는 감동이 생겼다. 성경 본문의 문화가 순식간에 영화처럼 선명하게 보여진 것이다. 그래서 1988년 미국으로 유학 올 때 “성서고고학을 공부해 성경의 배경과 문화를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왔다.

▷ 현대 목회자들의 설교에서 신약성경의 문화를 설명하는 것이 드물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현대 목회자들 중에 신학교 재학시절 이스라엘 문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공부한 분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도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에서 성서 고고학 개론을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주로 교과서는 고대 근동 지역 문서를 연구한 내용이어서 성경의 문화를 연구하고 싶은 나의 열망을 채워주지 못했다.
그래도 목회를 하면서 나름 설교를 준비할 때 항상 그 본문의 문화적 배경을 깊이있게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이후 2015년 10월 이스라엘을 방문할 때 본격적으로 리서치를 시작했다.
당시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에 도착해 차를 렌트하고 예루살렘으로 향할 때 처음 드는 생각이 “너무 늦게 왔다”라는 것이었다.
“목회를 시작하기 전에 왔으면 성경을 읽을 때 더 깊이 이해되고 성경의 해석을 쉽게 할 수 있었지 않았나“라는 한숨이 나왔다.
신약 성경의 주 무대인 갈릴리 주변을 돌아보니 예수님의 사역 모습이 훨씬 깊게 깨달아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복음서를 본문으로 선택해 설교할 때 이스라엘 문화에 대한 무지로 많은 오류를 범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래전 어느 목사님이 은퇴 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단체 여행에 동행했다.
마침 가버나움에 가서 베드로의 집과 회당을 둘러볼 때 현지 가이드가 가버나움에 대해 설명하다가 성경에 나오는 마태복음 18장 6절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을 그 목에 달리우고 깊은 바다에 빠뜨리는 것이 나으니라”는 내용을 언급한 후 질문을 했다. “연자맷돌이 얼마나 클까요?” 듣는 사람들은 머릿속에 한국에서 어머니들이 돌리는 연자맷돌을 상상했다.
그런데 가이드는 손을 들어 커다란 현무암으로 만든 한국에서 본 것보다 최소 5-10배 크기의 검은색 연자맷돌을 가리켰다.
그 목사님은 연자맷돌이 자기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커서 놀랐다. 그리고 가이드가 또 물어봤다.
“바다는 어딜까요?” 다들 지중해라고 말했다. 그러자 가이드는 “아닙니다. 갈릴리 바다입니다”라고 대답을 했다.
목사님은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분은 과거 강단에서 설교 할 때, 연자맷돌은 한국식 크기로 상상하고 설교했고, 바다는 갈릴리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지중해라고 설교한 것이다.
복음서에선 마태, 마가, 요한은 이스라엘 출신으로 갈릴리를 호수라 부르지 않고 바다라 불렀다.
그들의 언어에는 물이 많이 고여 있으면 바다라고 불렀다. 호수라는 단어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누가는 헬라인이기에 헬라 문화권 독자들을 염두해 두고 갈릴리 호수라고 칭했다.
이런 문화적인 차이를 구분해야 청중에게 정확한 본문해석을 통한 설교를 할 수 있다.

▷ 류모세 선교사의 ‘열린다 성경’이란 책이 이스라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나

▶ 도움이 된다. ‘열린다 성경’ 시리즈가 이스라엘 문화에 대해 흥미를 줬고, 한국 교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크리스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열린다 성경’ 시리즈는 토픽(Topic)을 설정하고 설명하는 책이기에 이스라엘 문화를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대의 헬라와 로마 문화에 대해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다.

▷ 성경은 어렵다

▶ 성경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에 동의한다.
일단 언어적 측면에서 생소한 단어들이 많을 것이다. 인명이나 지명 등이 생소하고 문화적인 측면에서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곳이 자주 등장한다.
결국 내가 태어나 자라난 지역과 경험한 문화가 아니기 때문에 성경의 내용을 이해하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잘 풀어서 가르치고 인도하는 목회자들이 필요하다.
또 성경을 읽을 때 누구든지 읽는 내용을 마음 속에 상상한다.
예를 들면, “들의 백합꽃이 어떻게 자라는가 살펴보아라”는 마태복음 6장 28절 말씀을 읽는 분은 백합화를 상상할 것이다.
어떤 백합화를 상상할까?
우리가 미국에서 흔히 보는 릴리(Lilly), 꽃봉우리가 큼직한 하얀 꽃. 대부분이 이 꽃을 상상했을 것이다.
그런데 성경을 꼼꼼이 읽어보면 이 꽃이 아니라는 증거가 있다.
솔로몬의 아가서에 보면 이런 솔로몬의 고백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하는 고백이다. 아가서 5:13절에 당신의 “입술은 백합화 같으며”라는 표현이다. 솔로몬 시대 여인의 입술은 릴리처럼 하얀색이었을까. 아니다. 이스라엘에 2월 말에서 4월까지 들판에 피는 백합화라고 불리는 꽃은 빨강색 ‘아네모네’다. 이런 차이점은 빙산의 일각이다. 이외에 성경 독자들이 상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성경의 문화들이 많이 있다.
이스라엘의 1세기 문화를 배워서 성경을 더욱 섬세하게 이해하고 깨달으면 깊은 은혜를 받을 수 있다.

▷ 신약성경 시대의 문화 상황

▶ 1세기 이스라엘은 다문화 영향 속에 있었다.
구약의 말라기 선지자 이후 약 400년간 하나님은 선지자를 보내주시지 않았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지속적인 강대국의 침공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헬라의 알렉산더가 이스라엘을 침공했다.
알렉산더가 젊은 나이에 갑자기 죽자 그의 부하 장군들이 헬라왕국을 4등분해 나눠가졌다.
이스라엘 북쪽의 셀류쿠스(북방왕국)와 남쪽의 프톨레미(남방왕국)이 이스라엘 땅을 점령하기 위해 이스라엘 땅에서 전쟁을 했다.
구한말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땅에서 전쟁하듯이.
셀류쿠스 제국이 이스라엘을 점령하면서 학정을 하자 유대인들이 마카비를 중심으로 정치적 독립운동을 일으켜 저항을 하고 잠시동안 독립을 쟁취하지만 결국 주전 63년에 로마의 폼페이 장군이 이스라엘을 점령하면서 신약 시대는 로마의 식민지 상태가 됐다.
신약시대는 이스라엘 고유의 문화에 헬라와 로마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신약성서를 이해하기 위해 단순히 이스라엘 문화만 이해하는 것은 부족하다.
헬라와 로마의 영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 성경에서 문화적 요소를 알고 성경이 깨달아지는 기쁨은 무엇인가

▶ 공자의 논어에 “조문도 석가사의”라는 문장이 있다.
아침에 도를 깨달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말이다.
공자는 도를 깨닫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고백했다.
“도를 깨닫는 만큼 엔돌핀이 돌고 환희가 넘치는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다”라고 가르쳤다.
한국인의 표현으로 “행복해서 죽겠네”라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깨달았을 때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많은 크리스천들이 흔히 말하는 “은혜를 받았다”라고 고백할 때 바로 하나님의 말씀의 깊이에 폭풍같은 감동을 받을 때다.
1세기의 문화를 이해하고 성경을 읽으면서 깨닫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픔이 없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함이 덜하다.
그리고 깨달아진 성경 본문이 문자적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감동적인 장면처럼 기억된다.
그리고 계속 그 장면이 마음속에서 리플레이를 한다.
자연적으로 마음속에서 감동적인 장면이 묵상이 되는 것이다.

▷ 이스라엘 문화를 공부하기 위해 이스라엘 방문이 필요할까

▶ 물론이다. 성경을 가르치는 분들은 이스라엘 방문을 추천한다. 특히 영어가 가능하면 단체 여행을 가지 말고 스스로 연구를 하고 선행학습을 한 후 이스라엘을 방문하길 바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가 발명된 후 맞이하는 봄, 3월에 방문하면 날씨도 좋고 사람들도 붐비지 않는다.
현지 가이드들이 순례자들에게 앵무새처럼 하는 말이 있다. “아는 만큼 보입니다”라는 말이다. 자신이 연구한 만큼 예수님의 행적들이 보일 것이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대는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부끄러울 것 없는 일꾼으로, 하나님께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십시오(디모데후서 2장 15절)”라고 권면했고, 베드로도 “우리의 주님이시며 구주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은혜 안에서, 그리고 그분을 아는 지식 안에서, 여러분이 자라나기를 빕니다(베드로후서 3:18절)”라고 권면한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답답한 삶을 살 때 뭔가 나를 감격케 하는 폭풍같은 은혜의 시간을 사모하는 분들에게 1세기 신약시대 문화를 이해함으로 신약성경을 더 깊이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란다.

글로벌침례신학교
문의: 972-482-1142
담당자: 학생처장 공형식 교수
※신입생 장학금 혜택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