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등 아시안 국가와 사랑에 빠졌다

/data/uploads/images/0.jpg 에반스 리비어 / 전 주한 부대사 / 전 국무부

달라스 미-일 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 대북문제에 대해 미국 입장을 밝힌 전 주한 부대사인 에반스 리비어(Evans Revere, 56) 씨. 미일 관계에 대해 강연 초청을 받았기에 어느 때보다 원만해진 미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긍정적인 강연을 펼쳤지만,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서는 “6자회담에 북한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국에서 2000년부터 3년간 외교관으로, 부대사를 역임했고, 그 이전에는 중국과 일본 외교관을 지낸 바 있는 리비어 전 부대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안 국가들에 대해 전문가로서 37년간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다. 그와 한국에 대해, 동아시아 관계 및 대북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 어떻게 아시안 국가들 외교관이 되었는지?

프린스턴 대학에서 동아시아 연구(East Asian Studies)를 전공했다. 그후 공군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월남전 때 월남에 가겠다고 지원했는데 어떻게 된건지 대신 한국으로 파견되었다. 오산 공군기지에서 3년간 근무한 것이 한국과의 첫 인연이었다. 그 뒤 1997년에 한국어를 공부하려고 서울에 갔었다. 당시 주미 대사관에서 몇달간 임시 근무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 2000년 8월 주한 미국 부대사로 부임했다.

한국으로 가기 전 국무부 한국담당 책임자로서 미국과 남북한과의 관계를 담당하는 일을 했다. 당시 제네바 핵합의, 북한 금창리 사찰 협상에도 참석했으며, 윌리엄 페리 특사가 평양에 핵사찰을 하러 갔을 때도 동행했었다. 이런 일들을 통해 내가 한국에 대해 정통한 인물로 부각되어 부대사로까지 임명받았던 것 같다.

▼ 아시안 국가 외교관을 두루 섭렵했는데.

처음에는 라틴 아메리카 관련 일을 맡았었다. 그러다 일본 도쿄를 비롯해 중국 베이징, 그리고 서울 등 주요 아시안 도시에서 골고루 3년씩 외교관 생활을 했다. 모두 다 기억에 남는 나라와 도시들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 모두 잘 구사하는 편이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아시안 국가들에 대한 관심이 싹텄고, 한번 발을 들여놓게 되자 지금까지 37년간을 그 쪽 전문가로 지내게 되었다. 특히 한국에 대해서는 북한도 방문하는 등 대북문제와 남한과의 관계를 동시에 신경쓰는 위치에 있었기에 어느 나라보다 관심이 가고 있고, 지금도 늘 지켜보는 입장이다.

▼ 대북문제에 대해서 어떤 입장인지?

미국의 대북 관계는 일관되어 있다고 난 믿는다. 즉,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향해 협력하는 방향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문제는 북한이 신뢰감이 들지 않게 계속 행동한다는 점이다. 세계가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북한이 위협적인 무기들을 여전히 보유하고 숨기려 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외교적 귄위와 힘을 유지하면서 북한을 설득하려고 애쓰지만, 북한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경책을 쓰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줘야 한다.

▼ 작통권 환수 등 말이 많은데 한미공조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

개인적으로 나는 미국의 한미공조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 정부는 정기적으로 해외주둔 미군 및 국방 필요(defense requirements) 등을 검토해오고 있었다. 따라서 작통권 환수 문제는 어떤 급진적이거나 혁신적인, 혹은 특별한 움직임이 아니고 지속적으로 대두되던 미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강력한 억제정책을 견지해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은 변함이 없으며, 동맹으로서 한국에 대한 의무를 이행해갈 것이라는 점에도 변화가 없다고 나는 믿는다.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있고, 사정거리가 일본까지 미치는 미사일 발사를 감행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대북 입장에서 미국과 남한이 공조 입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이번 강연회 외에도 한국 관련 강연회도 많이 한 것으로 아는데?

한미 연구회 등 여러 단체의 초청으로 심포지움이나 강연회 등에 강사로 많이 참석하고 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중국을 향한 미국 정책 기관의 연구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일본에 대해, 그리고 한국에 대해 정책 기관 핵심 인물로 일했는데, 한마디로 나는 37년전 한국에 처음 갔을 때부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전체와 사랑에 빠졌다고 보면 된다. 나를 아는 한인 단체들이 초청해줘서 연설하는 것을 영광이자 기쁨으로 여긴다. 내 연설의 주제는 대부분 한미관계 및 대북문제에 대한 것들이다.

▼ 아시안 국가 외교관으로 보람이 있었다면?

미 행정부에서 파월, 켈리 등 외교 안보 주요 직책이었던 분들과 일한 경험을 갖게 되고, 또 한국에서도 김대중 대통령을 알게 되고, 또 김정일 주석을 만난 일 등도 기억에 남는다.

열심히 일한 점이 인정을 받아서 미 정부의 공로상(State Department뭩 Supeior Honor Award)을 세차례나 수상한 것도 기쁜 일이었다. 또 이번 미-일 소사이어티 창설자인 닐 맥팔랜드 교수처럼 아시안 관련 전문가들과 친분을 갖게 된 점도 보람있는 일이다.
리비어 전 부대사는 부인 미카(Micha) 씨와의 슬하에 두 딸(Hoyna, Elise Anne)을 두었다.

조깅과 골프, 그리고 테니스를 좋아하고 재즈 음악을 즐기며 야구 경기 관람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미국인이지만, 리비어 전 부대사를 만나 이야기하는 동안, 또 그가 강연을 하는 동안 그에게서 동양인의 체취가 풍기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그가 반 생애를 보낸 아시안 국가들에서의 삶 때문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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