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코 미드웨이 고등학교 12학년 정가영 양 – 한국학생이 홈커밍 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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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여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공주가 되어 드레스를 입고 왕관을 쓰는 상상을 해봤다. 반짝반짝 빛나는 왕관에 바닥까지 닿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행진하는 모습…

얼마 전 한국인으로서 웨이코의 한 명문고 ‘홈커밍 퀸’에 선발, 화려한 왕관의 주인공이 된 정가영 양(Grace Chung)이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정 양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1998년 어머니와 함께 이민을 왔다. 자신을  ‘기러기 가족’이라고 소개한 정 양. 그의 식구들은 수년째 한국과 미국, 두 나라에 떨어져 지내고 있다.

한편, 정 양의 소식을 신문사에 제보했던 인물은 바로 이모 이경자 씨. 조카가 너무 자랑스러워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한국학생의 모습을 전교에 알린 웨이코 미드웨이 고등학교 12학년 정가영 양, 그리고 그의 이모에게 홈커밍 퀸에 선발되기까지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홈커밍 퀸 선발은 어떻게 진행됐는가?

가영: 홈커밍 풋볼게임이 열리는 날부터 3주 전쯤, 재학중인 12학년 여학생 중 좋은 성격(great personality)을 가진 12명의 후보자를 뽑아요. 그리고 게임 당일날 아침 최종투표를 거쳐 한 명을 선발한 뒤, 그 결과를 풋볼경기 해프타임 때 발표하죠. 12학년에는 약 425명이 재학중이고, 한국학생은 단 한명 뿐이라고 알고 있어요. 물론 홈커밍 퀸 후보 12명 중에서도 제가 유일한 한국학생이었을 뿐 아니라, 미드웨이 고등학교 최초의 동양계 홈커밍 퀸이 된거에요.

▶ 수많은 미국학생들 속에서 선발된 소감은?

가영: 처음 12명 후보에 들었을 때 어리둥절 했어요. 친구들이 나를 찍어주겠다고 할 때는 기분이 무척 좋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던게 사실이에요. 다른 후보학생들 보면 다들 너무 예쁘더라구요.

최종적으로 홈커밍 퀸이라고 발표된 순간엔 정말 당황했어요. 리허설 때 선생님이 ‘퀸이 되면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 주셨는데 막상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왕관을 받아보니까 미리 익혔던 순서들이 하나도 생각이 나지 않는거에요.

우선 훌륭히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고, 또 가까이서 도와주신 이모와 행사 당일 아빠를 대신해 에스코트 해주신 이모부… 모두모두 감사드려요. 특이한 저의 모습을 왕따가 아닌 투표로써 사랑해준 친구들도 정말 고맙구요.

그리고 무엇보다 저에게 그같은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모: 수천명의 미드웨이 고등학교 재학생과 학부모들이 가득찬 스테디움에서 우리 가영이가 퀸으로 선발되는 순간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몰라요. 사실 6학년 장기자랑 때 미국애들이 나오면 사람들이 환호를 하다가도 가영이 순서가 되면 아는 사람들이 없어서인지 썰렁했던 기억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걱정했는데 이번엔 사람들이 무척 많이 환호 해줬어요. 대학진학에도 이같은 수상경력이 크레딧으로 적용된다고 하니 이래저래 기쁠 따름이죠.

▶ 기러기 가족이라고 했는데, 부모님의 반응은 어떠했나?

가영: 한국에 계신 아빠(정주선, IBM 근무)는 처음에 홈커밍 퀸이 뭔지 조차 모르시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성격 좋은 학생이 뽑히는 것”이라고 설명드리니까 아빠는 “니가 성격이 뭐가 좋냐”면서 웃으셨는데, 말씀은 안하시지만 무척 좋아하시는 걸 알 수 있었어요.

웨이코에서 저와 함께 있는 엄마(정민자, 음식점 경영)는 처음 12명 후보에 뽑혔을 때 저한테 기대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다가 막상 제가 퀸에 뽑히니깐 “후보자 모두에게 밥을 사겠다”며 너무너무 기뻐하셨어요. 또 “이제 퀸에도 뽑혔으니 앞으로는 공부만 하라”는 말도 잊지 않으셨구요.

▶ 별명이  ‘4차원’? 평소 어떤 성격이었기에?

가영: 8년 전 미국에 처음 와서는 말도 잘 못하고 친구들도 별로 없었어요. 9학년인가 10학년쯤 가서야 비로소 친구도 사귀고 말도 많이 하기 시작했지만, 그 전까지는 정말 있는지 없는지 한 존재였을 거에요.

이번 기회에 교우관계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학생들이 많이 따라야 하고, 또 그러려면 무엇보다 성격이 가장 좋아야 하는 것 같아요. 친구들 장난도 잘 받아주고, 적절한 유머감각도 있어야 하고… 처음엔 혼자 한국사람이라 힘들었는데 이젠 오히려 친구들에게 한국을 알리고 있어요.

‘4차원’이라는 별명은 남들이 보기에 제가 좀 특이해 보여서 붙여진 거에요.

이모: 가영이는 평소 얌전하고 조용하고, 무척 내성적이에요. 아무래도 인간성으로 뽑힌 것 같아요. 아는 친구들이 모두 가영이에게 몰표를 줬다고 하네요. 인물 뿐 아니라 성격이 큰 몫을 하는게 분명해요.

▶ 장래희망이나 대학진학 계획이 있다면?

가영: SMU에 피아노 전공으로 진학할 예정이고, 졸업 후 UC 버클리 대학원에 가고싶어요.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쳤는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한건 4학년 때 미국에 와서부터였어요. 그 후 6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웨이코 한인 연합 감리교회에서 피아노 반주를 맡고 있어요. 장래희망은 피아노 교수가 되는 거에요.

사실 오빠(정철영)는 미국에 온지 5년만에 같은 미드웨이 고등학교를 5등으로 졸업하고, 지금은 베일러 의대에 전액 장학생으로 재학중이에요. 그동안 오빠의 그늘에 가렸던 것 같지만, 이제부터는 저도 훌륭한 피아노 학도로, 또 교수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이에요. 홈커밍 퀸은 제 꿈을 위한 첫걸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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