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일-오르가니스트 / 음악 부단장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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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가 우리 주변에 살고 있었다. 달라스와 포트워스 중간 지역인 허스트에 자리하고 있는 대형 미국교회인 United Methodist Church의 오르가니스트이자 음악 부단장으로, 또한 Texas Wesleyan University의 오르간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신동일 씨(32).
그의 진가는 지난 9월에 프랑스에서 열린 제20회 샤르트르 국제 오르간 대회에서의 대상 수상에서 발휘되었다. 오르간 대회로는 세계에서 알아주는 샤르트르에서의 우승으로 향후 2년에 걸쳐 70여회의 세계 순회 공연 일정이 잡혀 있을 정도다.
그런 그가 허스트에 자리잡게 된 것도 United Methodist Church 오르가니스트로 전격 발탁되면서였다. 그를 만나기 위해 교회를 찾았다. 대형 오르간이 있는 교회였다.

▼ 오르간 공부를 언제부터 하게 되었나.
우리 집안이 카톨릭이었는데 그 영향이 있었다. 부산이 고향인데, 13세 때 처음으로 서울 명동성당에 놀러갔다가 그곳에서 오르간 소리를 듣고 반하게 되었다. 그 때 생각에 단독악기로서 오케스트라와 같은 소리를 내는 오르간이 진짜 악기의 꽃 같이 느껴졌다. 바하를 좋아하던 나는 그가 작곡하고 연주한 오르간이야말로 진정한 악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산에 내려와 선생을 수소문해서 배우기 시작했다. 다섯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열살에 한국일보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1등을 한 적이 있었는데 피아노의 기본 실력이 오르간 공부에도 도움이 되었다.
▼ 연세대에서 전공했는데 갈등은 없었는지.
사실 대학 전공으로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작곡이나 지휘를 전공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였다. 그러나 일단 건반악기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오르간을 택했다. 무엇보다 나를 가르치던 선생님이 내가 오르간을 하기에 신체적으로 맞다고 권하셨다. 팔 다리가 길어서 오르간의 모든 음을 짚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오르간을 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란 권고도 한 몫 했다.
형과 누님이 있는데, 판사가 꿈이셨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부친이 우리 자녀에게 그 꿈을 대신 이뤄주길 바라셨다. 그러다 형님이 공대 박사가 되는 바람에 나에게 기대하셨다. 하지만 내가 그쪽보다는 음악 쪽인 것을 아시고 아쉬워하시며 허락하셨다. 지금은 내가 이뤄낸 오르가니스트로서의 성취를 보시고 기뻐하신다.
▼ 프랑스와 미국에서 많은 공부를 했는데.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의 고장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싶었다. 물론 독일이나 미국에 갈 마음도 있었는데, 대학교 4학년 때 도쿄에서 열린 콩쿨에서 1등 없는 우승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프랑스 리옹 음대의 교수가 나를 보고서 와서 공부하라고 권해서 프랑스로 갔다. 4학년인 내가 그때부터 열심히 불어를 공부해 유학을 한 셈이다. 프랑스에서 5년 과정을 마치고 또 교수의 추천으로 보스턴 음대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 오르간에 그런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인가?
오르간은 피아노와 달리 관악기에 속한다. 사실 규모나 역사에 있어서 오르간이 악기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다. 13세기에 처음 교회에 도입되어 문헌이 존재하는데 그 이전부터도 오르간이 존재했었다. 역사가 깊고 방대하기 때문에 연구할 것이 그만큼 많다. 또한 나라마다 오르간이 다르고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도 연구 대상이다. 바하나 메시앙 같은 이들이 유명한 오르간 연주자들이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3세대라고 볼 수 있다. 연대 곽상수 교수님이 오르간 1세대이고 따님인 곽동순 교수님도 연대 교수이자 내 스승이셨는데, 그 분이 2세대다. 내가 3세대로서 앞으로 오르간 연주 발전 및 후학 양성을 위한 책임이 크다고 본다.
▼ 수많은 대회 입상과 연주회를 하고 있는데.
샤르트르 대회 우승으로 유럽, 호주, 남아프리카 공화국, 미국, 캐나다, 브라질, 우루과이 등 세계 순회 공연이 앞으로 2년간 70여회 예정되어 있다. 이곳 교회도 비우는 시간이 많을 것 같은데 교인들이 이해해줘서 감사하다. 4,000여명의 성도가 있는 이곳 교인들은 내 연주에 대해 진정으로 ‘appreciate’하고 있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진정으로 내 음악을 알아주고 밀어주는 사람들 속에서 산다는 기쁨을 주고 있다. 내 연주에 대해 ‘살아있는 음악’이라고 평해주는 분도 계시고, 음악을 직관적으로 보고 호소력이 있다고 평한 분도 있다. 나 역시 내 연주에 내 영혼을 담아 생명력 있는 음악을 보여주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연주를 통한 책임감도 요즘 느끼고 있다. 30세까지는 내 연주, 내 커리어 등 나에게만 촛점을 맟추고 있었는데, 이제 대중 문화에 대한 클래식 연주자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내 연주를 통해 세상에 나눌 수 있는 길이 무엇일까 생각하기도 한다.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연주의 기회도 마련되길 기대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 오르간에 관심있는 한인 학생들에게 한마디.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나도 학교 다닐 때 하루 6시간씩 연습하며 오르간의 매력에 미쳤었다. 목표가 있었기에 그만큼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르간을 시작하는 나이는 13세 전후가 알맞다. 그 전에 피아노로 기초를 다져놓으면 좋다. 또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

음악 외에 조깅, 수영, 테니스, 독서, 영화 감상이 취미인 그는 그 모든 것에서 자신의 연주를 위한 자양분을 얻어내고 있다고 한다.
오는 28일(화) 오후 7시 30분에 포트워스의 Broadway Baptist Church에서 샤르트르 대회 대상 기념 연주회를 하게 되는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한다. 그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살아있는 오르간 연주를 들어볼 기회다.

-이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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