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권력의 승자효과, 세상을 다 불사르고 자신도 태운다

2020-01-10 | 편집국에서

미식축구인 풋볼은 축구와는 관전 포인트가 많이 다르다. 굳이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축구는 설렁탕 먹는 것 같고, 풋볼은 양식 스테이크 먹는 것 같다. 후루룩 쉽게 들이키는 탕과 다르게 풋볼은 스케일도 크지만 규칙도, 장비도 많다. 처음 미국에 와서 이질감에 별로 안 좋아하다가 후에 룰을 알고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푹 빠졌던 적이 있다. 달라스에 온 뒤로는 카우보이스 …

사소한 도덕성, 목에 가시처럼 삼키기 두려워지면

2019-10-25 | 편집국에서

결국은 도덕성으로 귀결된다고 봐야 한다. 정치인들의 최후도, 한 나라의 흥망성쇠도 그 도덕성이 얼마나 살아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잘 알려진 마이클 샌델 교수가 또 다른 저서 ‘왜 도덕인가’에서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나라는 도덕적 힘을 가진 나라”라고 한 이유일 것이다. 국가의 도덕성이 중요하다는 걸 제2차 세계대전에서 완전 패망한 일본이 보여줬다. 당시 초대 유엔 대표부 특명전권 일본대사였던 …

축구와 멧돼지, 핵 가진 자 앞에 건들지 말 것들

2019-10-18 | 편집국에서

국제 축구대회가 이렇게 재미없게 진행된 적이 있을까.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남북 축구가 경기 생중계도 안되고, 관중 하나 없이 ‘깜깜이’ 시합으로 열렸다. 스포츠 경기는, 특히 국제 경기는 열렬한 응원전과 함께 많은 관객 앞에서 선수들이 그간 닦은 기량을 뽐내며 승부하는 ‘뜨겁고 활기찬’ 그 맛 아니겠는가. 그런데 모든 걸 숨기고 가린 …

대통령의 국민, 모두 섬기겠다던 말, 사슴이었어

2019-10-11 | 편집국에서

요즘 한국 상황을 에둘러 꼬집느라 고전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논어에 나오는 말도 자주 인용된다. 제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큰 일을 하실 때 어떤 사람을 쓰겠냐고. 공자는 “나는 맨주먹으로 범을 때려잡고 맨몸으로 큰 강을 건너다 죽어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사람과는 함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자로 포호빙하(暴虎馮河)다. 대신 큰일에 임할 때 두려워할 줄 알고 지혜를 모아 일을 성사시킬 수 있는 …

응답하라 386, 조스트라다무스 괴물에서 나와라

2019-10-04 | 편집국에서

지금은 50대에 들어서 ‘586 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원래 존중받던 이름인 ‘386 세대’였다. 80년대 학생운동을 통해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개념과 진리에 불타는 이들이었다. 독재 탄압에 항거하느라 억압받는 이의 대변자로 빛나는 세대였다. 최류탄의 눈물과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캠퍼스에서 전경들과 함께 맛봤던, 비감한 낭만의 시기였다. 지금도 캠퍼스 마당에 비추던 햇볕의 따사로움과 눈코를 시리게 하던 최류탄 냄새가 동시에 떠오르는 건 나만이 …

그게 계획이구나, 내 아이만 우선이고 최고 되라고

2019-09-27 | 편집국에서

생각 안하려 해도 자꾸 영화 기생충의 대사가 떠오른다. 대학생 신분증을 위조하면서 백수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장면이다. 아버지는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고 놀라는 장면도 함께다. 한국 법무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와 집 압수 수색 에서 밝혀져 나오는 다양한 스펙 위조 정황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표창장이나 증명서 등을 위조하기 위해 총장 …

소신과 가짜뉴스, 언젠가 한 방에 터질 진실의 목소리

2019-09-20 | 편집국에서

미국영화 ‘롱샷(Long Shot)’은 제목과는 달리 대통령에 관한 영화다. 그것도 미국 첫 여성 대통령 이야기다. 물론 실화는 아니지만 내용은 여러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사실은 결코 실화가 될 수 없는, 미국식 로맨스 영화다. 미모의 국무장관이 대통령에 출마하게 되면서 어려서 베이비시팅을 해줬던 연하 남자를 우연히 만나 대선 캠페인 연설 작가로 쓰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매우 허구적 영화다. …

정신 아픈 세상, 나와 남 살리는 마음 체력 쌓기

2019-06-14 | 편집국에서

아내가 무섭다. 전 아내가 있었다면 더 무서울 뻔 했다. 한국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충격 때문이다. 아무리 미워도 한 이불 덮고 살았던 남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바다와 쓰레기통에 버리다니. 우발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치밀하게 계획했던 정황이 드러난다. 전기톱으로 시신을 토막낸 것도, 신원확인이 안되게 시신 DNA 훼손한 것도 화학을 전공해서 그럴 수 있었다니 이건 공포 영화에나 나올 …

브루투스 너마저, 여기가 전쟁터면 거긴 지옥일텐데

2019-05-31 | 편집국에서

북한의 대대적 숙청 기사가 났다. 북한 숙청 학살 기사는 한두번 나온 게 아니지만, 이번 숙청은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실무 협상 담당자들에 대한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대미 협상을 총괄했던 이들이 처형 당하거나 강제 노역 및 사상교육으로 끌려갔다는 것이다. 통역 담당자도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졌고 김정은 동생 김여정도 근신 중이다. 처형의 이유는 “미제에 포섭돼 수령을 배신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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