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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애

twenty twenty

2020년은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해이다. 미국은 졸업 연도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2020이라는 숫자는 입학할 때부터 늘 아이를 따라다녔다. 고학년이 된 후에는 행사 사진마다 2020이라는 숫자가 소품처럼 자리 잡고 있어서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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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캐럴

FM 라디오에서 귀에 익은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나왔다. 주파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맘때면 종일 캐럴만 나오는 채널도 있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이 지나면 바로 성탄절 분위기로 바뀐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로망이나 설렘은 이미 사라졌지만, 캐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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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붙이는 반창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뒤돌아보니 부엌일 하느라 열어둔 수납장 모서리에 딸내미가 이마를 오지게 박았다. 바로 닫지 않은 내 실수였다. 이마를 감싼 채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아이를 본 순간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나도 모르게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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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무사히

요즘의 나는 나사 몇 개 풀린 로버트 같다. 몸과 마음이 삐거덕거린다. 빠릿빠릿하게 움직이고 싶은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중심을 잡아주던 척추에 문제가 생긴 후로 모든 게 어긋나기 시작했다. 통증은 허리에서 시작해 허벅지, 종아리, 엄지발가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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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박 선생

한국에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건만 일상으로의 복귀가 쉽지 않다. 나이 탓인지 아니면 건강이 안 따라주는 건지 이젠 한 번 리듬이 깨지면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힘들다. 특히 책상에 앉는 일이 그러하다. 발동만 걸리면 그다음은 어찌어찌 굴러갈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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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설의 끝을 다시 써 보려 해

올여름, 텍사스의 더위보다도 내 마음을 뜨겁게 달구었던 책이 있었다. 뒤가 궁금하여 단숨에 읽었고, 책장을 덮었을 때 그 뜨거움은 이내 시원함으로 환원되어 가슴에 스며들었다. 오랜만에 책장을 넘기며 두근거렸고 모처럼 행복했다. 교수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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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장시간 비행 후 땅을 밟으면 김치찌개라든지 짬뽕 같은 뭔가 칼칼한 음식이 당긴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는 데는 매운 게 최고다. 혼자였다면 주저하지 않고 먹으러 갔을 텐데 어젠 지인이 숙소까지 태워다 주는 바람에 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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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달다

딸이 혼자 운전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딸이 운전하면 나는 옆에 앉아 훈수를 두었다. 그러다 곧잘 하는 것 같아 키를 내주었다. 기간이 생각보다 길었다. 차가 쌩쌩 다니는 도로에 아이를 내놓으려니 걱정이 앞서서 도로 주행을 시키며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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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설레다

2016년 10월, 다운타운에 있는 작은 책방에서 배수아 작가의 북 콘서트가 있었다. 그 행사 소식을 당일 두 시간 전에 미국 로컬 라디오 방송에서 들었다. 한국 책방도 아니고 미국 책방에서 한국 소설가의 북 콘서트라니 잘못 들은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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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색

미니 시집 제의를 받은 지 족히 두어 달은 지난 것 같다. 7편 못쓰랴 싶어 계약서에 사인했었다. 새로운 형식의 청탁이 반갑기도 했고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시간은 점점 흘러가는데 7편은커녕 한 편도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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