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최치영 교수ㅣ“혁신은 자유로운 생각에서 나온다”

UTA 최치영 경제학과 교수는 2000년에 오하이오 주립대(OSU)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하고 2001년 오하이오 주립대 경제학 강사,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뉴햄프셔대(UNH)에서 경제학교수를 역임했고 2006년부터 UTA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가르치고 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연방 준비은행 달라스 지점의 글로벌통화정책연구소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으며 현재 재외한인경제학자 모임인 한미경제학회(Korea America Economic Association) 부회장을 맡고 있다.
도미 전에는 한국은행 조사 제1부에서 5년 가까이 근무하며 한국경제 및 세계경제 분석을 담당했었다.
최교수의 관심 연구 주제는 통화와 거시경제, 개방경제 거시경제와 재정, 시계열 계량경제학, 지역경제학 및 부동산 등이며 Journal of Econometrics, Journal of Money, Credit and Banking 등 여러 학술지에 논문을 기고하고 있다.

최근 마윈이 알리바바 회장직을 그만두고 다시 영어를 가르치겠다고 하는 뉴스가 나왔다.
최치영 교수는 “중국의 두 자리수 고속 경제성장은 사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었다. 반면 중국의 공기업은 예로부터 효율이 매우 낮았다. 최근 중국의 주요 사기업들의 수장들이 물러나고 있는데 그것은 중국의 경제에 아주 좋지 않은 뉴스다”고 말했다. 사기업 역할의 상대적 감소는 향후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것.
최 교수는 “혁신은 자유로운 생각에서 나온다. 혁신은 새로운 물건, 사상, 철학까지 포함한다. 중국 공산당은 기업가 정신 등 새로운 사상을 체제에 대한 도전으로 보기 때문에 공산주의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양립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중국은 가난이라는 덫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과감한 시장경제 도입 등 계획을 세워 이뤄냈다. 하지만 중국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긍정적 견해가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8개의 성과 4개의 특별시로 이뤄져 있다. 4개의 특별시는 베이징, 텐징, 충칭, 상하이다. 그 중 상하이는 선진국에 근접했으나 나머지 중국의 성들은 아직 중진국에 근접할까 말까 하는 수준이다.
최 교수는 “중국 자체 내의 불균형이 심한 이유 중 하나로 호구정책 지속 등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기 때문”을 꼽았다. 최 교수는 “공산당 체제로는 중국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뤄 내는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최 교수는 “중국이 내부적인 불균형을 극복하고 전체적인 성장을 도모하려는 계획이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다”고 설명했다. 일대일로는 사천성, 청도, 중경, 신장 위구르를 혁신 거점으로 해 유럽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 항구(일대)와 육로(일로)를 연결한 신 실크로드로 경제부흥을 이끈다는 중국의 계획이다.
그런데 일대일로가 벌써 잡음을 내기 시작했다. 말레이시아, 파키스탄과 합의가 잘 되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이 100년 이상 쓰고 있던 태평양 함대라는 이름을 인도 태평양 함대라고 바꿨다.
최 교수는 “인도 태평양 함대라고 바꾼 이유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그 이유다”고 설명했다.
파키스탄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인도는 중국의 밑에 가기보다 지역의 맹주가 되기 원한다.

◎ 중국은 왜 경제적으로 좋아졌는데도 정치적으로 민주화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미국은 중국의 민주주의 약진을 기대했지만 중국의 민족성을 이해하는데 실패했다.
한국이나 대만의 경우에는 경제 성장이 민주주의 약진으로 연결됐기 때문에 중국도 이 길을 따라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중국은 경제 발전이 민주주의 약진으로 연결되지 못했고 서방 국가들은 이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최 교수는 “그 이유는 중국의 민족성에 있다”고 본다. 많은 중국인들은 정치에 대해 무관심하고 경제문제만 해결되면 그 뿐이라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중국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여러 왕조의 부침을 겪으면서 정치참여에 대해 무관심하게 된 듯하다. 이는 미국 내에서도 반영되고 있는 중국이민자들의 정치 참여도는 인도이민자들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

◎ 미국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가지면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최 교수는 “미국에서는 공화당이든지 민주당이든지 초당적 목표가 있는데 그것이 미국의 패권유지다. 방법론에서 공화당이 힘을 사용하는 쪽이라면 민주당이 구슬리는 쪽이라는 것에는 차이가 있겠다. 정당의 목표에 있어서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블루컬러 계층이 트럼프를 지지해 트럼프가 당선됐다. Globalization으로 부가 상위계층에 머무르게 됐는데 부의 분배를 민주당도 못했고 공화당도 하지 못했는데 트럼프가 그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 준 유일한 정치인이라는 것. 트럼프가 이런 사람들을 공략해 당선에 성공했다. 2020년 재선이 어떨지는 불확실하지만 트럼프 당선의 충격이 오래 갈 것 같다.

◎ 각 국가의 트라우마를 이해하면 국가정책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최 교수는 “각 나라마다 국가 트라우마가 있다. 독일의 국가 트라우마는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다. 1차 대전후 전쟁 배상금으로 인해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겪은 것이 히틀러가 등장하는 배경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가 트라우마는 대공황이다. 대공황은 대량실업이 특징이다.
중국의 국가 트라우마는 국가분열이다. 그것을 막는 지도자가 국민 영웅이 된다.

◎ 각국의 미국 부동산 투자

일본이 수출을 하고 달러를 벌어 그 달러를 일본에 가져와 엔화로 바꿔 놓으면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고 일본 내에 돈이 많이 돌게 되면 이것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다.
그래서 일본은 일본 기업들에게 달러자산을 갖기를 권장했다. 그래서 일본 기업들이 미국에서 번 돈을 미국에 가지고 있으면서 이 돈을 미국의 부동산에 투자했다.
중국은 돈을 번 개인들이 미국 부동산을 사들였다. 미국 뿐만 아니라 중국 자금이 호주·뉴질랜드·유럽의 부동산을 사들였다.

◎ 부동산은 거시경제의 중요한 축

최 교수는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에게 부동산은 가장 큰 자산이다”고 말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때 샌프란시스코, 보스톤, 기타 동서부 해안도시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이 크게 일어났다. 이에 반해 달라스는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때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이었다. 이는 1980년부터 89년까지 저축대부은행 위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곳이 텍사스였고 그 이후 텍사스에서는 부동산 대출에 신중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달라스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최근 5년 사이에 엄청나게 올랐다. 위기의 씨앗은 항상 시장이 좋을 때 잉태된다.
최 교수는 “2010년 이후 달라스 부동산 가격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올랐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다른 지역보다 달라스 지역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80년대에 레이건 대통령 시절에 금융규제를 완화했다. 은행이 자본을 조달하는 비용이 싸지게 됐다. 그것이 가능해진 배경은 컴퓨터 기술의 발전이다. 컴퓨터 기술의 발전으로 대출 자산의 증권화가 가능하게 됐다. 은행이 대출자산을 증권화 해서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은행이 대출 자산을 대출기간이 끝날 때까지 관리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러자 은행이 좀 더 쉽게 대출을 해 주기 시작한다.
2000년대 초반 서브프라임 사태 전 부동산 시장에는 닌자론(Ninja Loan), 노 닥(No Doc)이라는 비정상적인 대출들이 생겨났었다. 닌자론은 No Income, No Job, No Asset 즉 수입이나 직장이나 자산이 없어도 대출이 됐고 No Doc은 No Documentation, 즉 서류가 없어도 대출이 됐다는 말이다. 최 교수는 “이런 비정상적인 대출들이 서브프라임 사태를 크게 악화시켰다고 보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 추세 변경 신호인가?

지난 11월 8일자 이코노미스트지 기사에 의하면 세계 주요 도시의 고급 주택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으로 추세를 변경했다. 원래 부동산 시장은 매우 지역화된 시장이다.
그런데 홍콩, 오클랜드, 토론토, 시드니, 런던, 암스테르담, 뉴욕, 파리 등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12년 이후 상승해 왔고 연동되는 현상을 보여 줬다. 그동안의 이들 도시의 부동산 수요는 중국과 러시아의 구매자들에 기인한 것이었다. 최근 이들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정체 내지 하락하는 것은 각국 정부가 러시아의 돈을 꺼려하고 있고 중국이 세금 추징을 위해 부호들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조현만 기자 press@news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