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한인 이민자를 닮은, 한국에서 건너온 청년, 한샘

뉴스코리아가 만난 사람: 한국에서 건너온 한샘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미국 사회는 많은 한인들의 어려웠던 삶 속에서 희망이 됐다. 많은 1세대 한인들은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인 미국에서 한국에서의 삶을 뒤로하고 새로운 터전에 새로운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지금의 모습도 다르지 않다. 한국은 ‘헬 조선’(Hell Joseon,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라는 의미, 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조선(Joseon)의 합성어)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지도 이미 꽤 오래다.
미국에서 삶의 터전을 잡고 많은 경제 성장과 미주 속에서 한인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1세대와는 달리 미국에 막 건너온 젊은층들의 삶의 모습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어쩌면 1세대가 처음 미국에 왔을 때처럼 힘들 수도 있고 혹은 지난 시간과는 달리 오히려 더 자립하기가 어려워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민 1세대 이건, 유학생 신분이건, 교환 학생이던 간에 ‘도전’이라는 꿈을 가지고 낯선 땅, 미국으로 건너온 삶의 동기와 이유는 크게 다르지 않고 똑같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뉴스코리아는 한국에서 명문 대학이라고 불리는 한양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1월 부푼 꿈을 가지고 미국으로 건너와 어스틴에 정착해 일하고 있는 한인 한샘 씨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제 28살인 그가 전해주는 삶의 이야기가 ‘얼마나 대단하겠나’라는 의구심을 품게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미국에 건너온 1세대 이민자들보다 훨씬 쉬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먼저 미국에 정착한 선배 한인으로서 한 번쯤은 관심을 가져봐야 할 주제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어쩌면 미주 한인 사회를 이끌어가야 할 차세대들의 이야기를 대변할 수 있는 이야기일 것이기 때문이다.

부푼 꿈을 가지고 찾아온 낯선 땅 미국

한샘 씨는 한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한양대학교에서 우수한 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다는 경영학과에 2010년도에 입학했고, 2014년 군 제대 후 지난해 이맘때 졸업했다.
그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에서 교환학생으로 선정돼 지난 2016년도에는 네덜란드에서 6개월 동안 공부한 적 있는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지난 1월 미국으로 온 그는 아직까지 미국서의 모든 생활이 낯선 7개월 차 새내기다.
어스틴으로 이주한 그는 많은 한인들이 종사하는 분야가 아닌 교육 분야에서 일하며 여러 경험을 쌓고 있다.
그는 교육과 관련한 비영리단체(NGO)에서 일하고 있다. 이 비영리단체는 히스패닉 계의 학생들이 공부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입학하는 것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더 양질의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고 제공하는 회사다.
이 회사에서 그가 하고 있는 일은 학생들의 성적을 확인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과 함께 마케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평소 해외 기업에 취직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말한 그는 미국에 온 가장 큰 목적으로 “영어를 배우는 것”이라며 미국에 건너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게서 들은 ‘헬조선’ 한국과 미국에 대한 동경
그가 설명하는 한국의 모습은 미디어를 통해 접했던 소식과는 많이 다르지는 않았지만 젊은 층이 가지고 있는 생생한 고민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한국이 취업 시장이 쉽지 않다”고 운을 뗀 그는 “취업이 대학을 졸업한 한국 학생들에게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격인 한국 취업 시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뚫고 막상 회사에 입사해도 어려움은 없어지지 않는다고 그는 설명한다.
그는 “실제로 취업을 해도 회사 내에서 힘든 경우가 많다”며 “한양대 공대를 졸업 후 한국에서 누구나 알아주는 이름이 있는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도 1~2년 사이에 이직을 결정하기도 하며 공기업으로 발을 돌리려는 친구도 여럿 있다”고 전했다.
혹독한 기업문화를 그 원인으로 지적한다. 그는 “한국 기업 문화 안에서 버티고, 견디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많은 나이’ 역시도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는 “보통 회사에서 신입 사원을 뽑을 때, 일정 나이가 지나면 잘 뽑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짧은 직업 수명도 한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 한 가지라고 그는 설명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엄격한 이민자 정책으로 인해 미국에서 공부하는 한인 학생들의 수가 최근 감소하는 추세라고 말하지만 중국, 인도에 이어 여전히 많은 수의 한인 학생들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 젊은이들이 가진 생각은 미국 취업이 힘들어진 것은 맞지만 한국에서보다는 미국에서 더 나은 우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미국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 정착해 살고 싶어 한다”며 “조금 더 나은 대우와 환경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미국에서 취직을 원한 이유도 더 나은 대우와 환경이며, 실제로 그가 경험하고 있는 미국 기업의 문화도 한국과는 사뭇 다르다고 그는 느끼고 있다.
그는 “회사 내 실제 분위기는 일하는 모든 사람끼리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직원들끼리 소통 하는데 있어서도 자유롭다”며 “출·퇴근 시간은 엄격하지만 1주일에 하루 정도는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한국과는 다른 불편한 미국

이민 1세대들이 겪고 많은 한인들이 겪었을 문제에 그도 함께 공감한다. 언어적 이질감은 물론이거니와 의료와 행정, 분위기에 그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
미국에서 겪는 가장 큰 불편함이 무엇인지에 관해 묻자 그는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재정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다”며 “예상대로 흘러가지 못한 상황에 예상치 못한 지출이 많아졌고 많아진 지출을 지불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 혜택과 미국의 느린 일 처리 방식도 큰 불편함 중 하나다. 그는 “한국과 달리 느린 일 처리도 물론 불편하지만 높은 의료비가 큰 걱정”이라며 “건강은 삶에 직결된 문제인데 병원에 가기 전에 비용 걱정을 해야 하니 미국에서 계속 살게 된다면 큰 부담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종 차별 또한 경험한 적 있다. 그는 “한 번은 교내 도로로 잘못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을 관리하는 분이 불같이 화를 냈다. 나는 잘못 들어왔고 유턴을 해서 나갈 거라는 말을 하고 있음에도 말을 할 때마다 매번 내 말을 끊고 밑도 끝도 없이 소리를 지르며 ‘당신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으니까 당장 차를 돌려 나가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분명 앞에 차에 있던 사람과 차분히 얘기하던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미생, 앞으로는 완생

“다들 그렇듯, 예상치 못한 통제 범위를 넘어선 문제를 마주치게 될 때, 혹은 몸이 아프거나 정말 먹고 싶은 음식이 생각날 때 한국이 그립다”고 말하는 그는 대단한 꿈을 키우고 있다.
그의 꿈은 개인 비즈니스다. 단지 개인 비즈니스가 아닌 사람을 살리는 비즈니스를 그는 말한다.
탐스(Toms)라는 브랜드의 신발은 ‘One For One’이라는 정책 아래 한 켤레의 신발을 판매하면 다른 한 켤레를 신발을 신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그는 “신발을 신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신발을 나눠준다는 것이 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아니지만, 신발을 주면 감염 위험도 줄일 수 있고, 또 그 신발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에게 일자리를 주고 경제적 자립을 도와줄 수 있다”며 “최종적인 꿈은 어떤 기업의 형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미국이라는 나라는 다양한 사람과 문화를 만날 수 있고, 소통하고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며 “결국 이 곳에서 살아남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인들에게 많은 정보 교류가 있긴 하지만 실제로 인맥이 있지 않은 이상 구체적 정보를 얻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채널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며 한인 사회에 가지고 있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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