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이 이룩한 발전만큼 시민의식 성장은 ‘글쎄’

일부 고객에 부당한 요구 받는 서비스업 종사자들 … “아들과 딸이 일하는 것처럼 생각해 주세요”

 

달라스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달라스로의 인구 유입이 꽤나 오래 전부터 증가해 왔다. 과거 농업과 축산업, 유류 산업이 집중됐다면 이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지역으로서 달라스에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인들의 관심도 뜨겁다. 한인 추정 인구 12만. 로스앤젤레스, 뉴욕, 애틀랜타가 미주 한인들의 주요 도시였다면 이제는 달라스로도 많은 한인 인구가 계속되서 유입되고 있다.
달라스 한인 동포들은 달라스의 발전에 동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달라스 발전에 함께 기여하고 있다.
해리하인즈 한인 타운을 시작으로 캐롤튼 한인 타운의 성장을 한인들이 주도해 가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북텍사스 전체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높아진 한인들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예가 지난 달 10일(토) 열린 ‘2018 코리안 페스티벌’이다. 달라스 한인회(회장 유석찬) 추산 관람객 수 총 10만. 다양한 인종들이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캐롤튼 한인 타운으로 모였다.
달라스와 달라스 한인들이 보여준 경제적 발전 수준만큼 과연 달라스 한인 동포들의 전체적인 내적 의식은 함께 발전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서비스업 종사자들로부터 들은 대답에 아직까지는 ‘글쎄’라는 답을 내렸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내며 급격한 경제 성장을 만들어 낸 한국. 하지만 경제 성장의 수준 만큼 내적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달라스 한인 동포들도 이런 평가를 듣지는 않을까 의문이 든다. 아무것도 없는 터전에서 너무 빨리 많은 것을 일군 달라스 한인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손님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와 손님이지만 도를 지나치는 요구와 추태.
달라스의 한인 상권은 소규모 개인 비즈니스가 주를 이룬다. 특히 한국 음식점들이 많다. 그리고 그 음식점 안에는 손님이라는 ‘갑’과 서비스업 종사자라는 ‘을’이 존재한다.
손님들을 위해 일하는 서버(Server)들의 손님들이 보여준 ‘추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느 날 일하고 있는데 한 손님이 술을 주문하시기에 죄송하지만 저희 가게에서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너 이분이 누구인지 알아? 사장한테 전화 해’라고 하면서 화를 내신 경우가 있었어요. 서버로 일하면서 가장 어려운 순간 중 하나 입니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도 아닌데 고객 요구를 위해 가게 정책을 어겨가며 서비스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 서버 A씨.
“식당 내에서 판매하는 모든 술은 식당 안에서만 마실 수 있기에 외부로 가지고 반출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간혹 계산을 마치고 술이 남았다며 집으로 가져가겠다는 손님들도 있습니다. 바쁘지 않다면 고객에게 잘 설명 드리고 개봉하지 않은 술은 환불해 드리지만 이미 취한 손님에게 가게 정책을 설명해 드리는 것도 쉽지 않고 손님들도 잘 들으려고 하시지 않습니다.” – 서버 B씨.
“아이스 커피를 주문한 손님에게 계산 전 ‘아이스 커피 맞으신 가요?’라고 물으며 재차 주문을 확인한 뒤 커피를 드리자 ‘이 추운 날씨에 차가운 커피를 누가 마시냐’며 뜨거운 커피를 요구하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 서버 C씨.
“자주 가게를 찾으신 것도 아니고 처음 가게를 방문하시는데 다짜고짜 반말부터 하시는 경우는 많아요.” – 서버 D씨.
서버라는 이유로 서버들이 고객들로부터 받는 부당함이 분명해 보인다.

2년 전인 지난 2016년 9월 말 달라스 한인 사회에 충격적인 소식이었던 한인들의 성매매 업소 운영. 한인 사회는 과연 달라졌을까.
청소년도 출입이 가능한 노래방에서 일명 ‘도우미’를 찾는 고객들도 여럿 있다. 늦은 시간에만 이런 요구를 하는 고객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저녁 시간이 조금 지나서도 이런 일이 있다고 한 서버는 말했다.
더 심각하고 절대로 일어나면 안 되는 것은 서버들에게 가해지는 성추행이 아닐까.

“취하신 상태였어요. 계산서를 전해드리는 손님에게 전해드리는 과정에서 손을 잡으시더라고요. 또 이미 반쯤 취해 ‘아가씨 여기 잠깐 앉아봐’라고 말하는 손님도 있어요. 저만 이런 대우를 받은 것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다른 여성 동료들에게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에요.” – 여성 서버 E씨.

◎더 큰 문제는 간혹 일어나는 성추행
얼마 전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했던 ‘미투 운동’(나도 당했다. #Me Too). 매일 같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의 충격적인 과거 행동들이 공개됐다. 공개된 사실을 통해 알려진 위력에 의한 성추행에 많은 여성들이 고통을 겪어왔다.
‘손님이 왕’이라는 생각, ‘취했는데 뭐 어때’라는 생각에 너무 쉽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닐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기분이 나쁘고 억울하죠. 하지만 말할 때도 없고 하소연처럼 간혹 사장님이나 매니저님에게 말하곤 하지만 특별한 대처를 기대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무시하라’, ‘너도 똑같이 해라’라고 말씀하시고는 하는데 손님한테 또 어떻게 그럴 수 있겠어요. 손님이 기분 나쁘다고 욕을 해도 웃어야 하고, 손님의 잘못에도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죠.”
이어 “그래도 ‘감사합니다’. ‘고생했어요’라고 말 해주는 손님들 덕에 감사함을 느끼고 얼른 잊어버려요”라고 E씨는 말했다.

이런 행동들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버 E씨는 “한국 사람이라고 하면 ‘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잖아요. 그런 생각을 하니까 조금 더 가게의 규칙에 어긋나는데도 무엇인가 더 바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눈살이 찌푸려지는 이런 행동들. 만약 애지중지 여기며 키운 자신의 아들과 딸들이 일을 하며 고객으로부터 이런 대우를 받는다면 어떤 기분이 들고, 또 용납할 수 있을까.
“무례한 요구를 하는 손님들이 간혹 친구의 아버지, 삼촌, 친구의 친구 등 건너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한 번쯤은 서버를 대접해야 하는 사람이 아닌 자신의 딸이나 아들처럼 생각해 본다면 서버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경우는 많이 없을 것 같아요”라고 E씨는 말했다.

◎다함께 만들어가는 성숙한 시민 문화
얼마 전 한국미래기술 양진호 회장의 직장 내 갑질이 폭로돼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었다.
양 회장은 직원들에게 유리 컵을 던지거나 폭행을 가했고, 머리 염색을 강요하거나 강제로 술을 마시게 하고 담배를 피우게 하고 직원 휴대전화를 감청하는 등의 행동들이 드러났고 여직원 성희롱, 휴일 및 연장 수당 등 5억원 상당의 임금 체불 등 총 46건의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양진호 갑질의 한 피해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계속 쉬쉬하고 있잖아요, 내부에서. 자기가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 얘기를 못하는 것 뿐이지, 계속 캐보면 조금씩 더 나오겠죠.”라고 말했다.
서버들이 쳐한 상황도 이 피해자가 말한 상황과 똑같다.
기분이 나쁘다고 화를 내거나, 서빙을 원하는 만큼 친절하게 해주지 않을 경우, 부당한 처우라고 고객에게 말했을 경우 결국 계산서를 내밀었을 때 돌아오는 팁(Tip)은 일반적인 문화인 15%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 혹은 아예 팁을 주지 않는 경우, 즉 서버가 피해를 입는 것이다.
서버의 행동이 잘못돼 서비스로부터 불만족을 느껴 서버에게 팁을 제공하지 않은 것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봐도 무례한 태도와 무리한 요구에 서버가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팁을 제공하지 하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다.

연말이 다가왔다. 곧 있으면 2019년 1월도 다가온다. 연말연시를 맞아 망년회와 송년회 등 지인들과 만나 한 해를 정리하고 계획할 달라스 한인 동포들.
이민 사회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성공의 발판을 만들어 낸 달라스 한인들이 이제는 ‘빠르게 보다는 바르게’라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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