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ㅣ 문혜진 교수ㅣ“미세 액체를 움직여 얻을 수 있는 모든 이익”

UTA 문혜진 교수, 디지털마이크로유체역학기기 개발 … 다양한 응용, DNA분리·전자칩 냉각·화학센서 개발

UTA 기계항공공학과 문혜진 교수는 마이크로 나노유체역학 연구실(Integrated Micro and Nanofluidics Laboratory)을 이끌며 교육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문 교수는 2005년 UCLA에서 기계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쳤다. 문 교수의 관심은 계면과학, 표면현상, 전기수력학, 마이크로유체역학, 마이크로통합분석시스템, bioMEMS/MEMS(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 미세전자기계시스템), 마이크로 열전달과 나노기술 등이다.
문 교수의 연구는 미국국립과학재단(NSF), 미국방고등연구소계획국(DARPA), 미국국립보건원(NIH)등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문 교수는 2013년 미국국립과학재단 CAREER 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1년 우수 교수로서 총장상을 수상했다. 문 교수는 30개의 과학저널 논문과 50개의 컨퍼런스 논문을 저술 혹은 공저했다. 문 교수의 논문은 3000회 이상 다른 연구 논문에 인용됐다.

문혜진 교수는 “내가 처음 박사과정에 입학했을 때 수업 중 지도 교수가 Fantastic Voyage라는 영화의 포스터를 보여줬다. 그 영화는 1960년대 공상과학영화인데 사람과 우주선이 적혈구 세포만큼 작아져 인체를 탐험하는 내용이다. 그때 그 교수는 우리가 이런 일을 하기 위해 준비한다고 말했다”고 자신의 연구를 소개했다. 문 교수는 “그 때가 2000년이니까 지금부터 18년 전의 일인데 그동안 많은 과학적인 진보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아직 우주선을 타고 몸속을 탐험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각자의 특기를 가지고 다양한 기술들을 융합해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달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알약 같은 사이즈의 비디오 카메라가 만들어져 입으로 먹으면 뱃속에서 자동적으로 움직여 대장까지 사진을 찍어 나오는 기계가 이미 개발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전통적인 기계공학이라면 자동차, 엔진, 로켓 관련한 연구를 떠올리겠지만 요즘은 학문간의 경계가 희미해져 생물학, 화학, 의학, 나노공학 등과 융합된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 전기로 미세유체를 움직이는 디지털마이크로유체역학기기 개발
마이크로 나노유체역학은 소량의 유체(액체 및 기체)의 유동과 원하는 유동을 얻기 위한 기기의 개발에 관한 분야다. 문 교수 연구팀은 주로 액체를 대상으로 연구하는데, 이는 혈액, 소변, 침, 눈물 등 인체의 구성요소에 액체가 많기 때문이다.
유동을 일으키는 힘은 유체 시스템의 크기에 따라 많이 다르다. 좋은 예로서 펠리칸처럼 큰 새는 먹이를 잡기 위해 물 표면을 뚫고 물속으로 들어가지만 소금쟁이와 같은 작은 곤충은 물 위를 뛰어 다닌다. 소금쟁이를 보면 작은 크기에서는 물의 표면장력이 중요하다.
이와 같이 마이크로/나노 사이즈의 유체시스템에서는 표면장력이 유체의 움직임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힘이다. 문 교수 연구팀은 전지장을 사용해 표면장력을 원하는대로 바꾸는 원리를 이용해 기기를 개발한다. 힘을 바꾸면 움직임이 생긴다. 전기장을 가해 액체의 표면장력을 바꿔 액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가로 세로 길이 1mm에 높이가 0.1mm인 액체는 100나노리터의 부피를 가지는데 이러한 작은 사이즈의 액체 방울은 전기로 표면장력을 변화시켜 움직이고 붙이고 끊고 섞을 수 있다.
문 교수는 이 현상을 응용해 ‘EWOD 디지털 마이크로유체역학 기기(Electrowetting-on-Dielectric Digital Microfluidics Device)’를 개발했다. 이 기기를 이용하면 소량의 액체로 다양한 화학/생물/의학 관련 실험이 가능하며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실행시켜 실험을 자동 수행시킬 수 있다.
연구자들의 손이 많이 가는 귀찮은 실험을 사람손으로 하는 것보다 시약을 작게 쓰고 속도는 빠르며 정확도는 올라간다.
최근 문 교수 연구팀은 이 기기로 여러가지 액체 상태의 약을 움직이고 섞고 암세포에 투입해 약의 농도에 따라 암세포 생존률이 다른 것을 보여 이 기기가 신약 연구 개발 등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기기의 최종 수요자들은 의대나 약대의 제약 개발자들이 될 것이다. 한 개의 약을 개발하는 신약 개발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든다고 한다. 이 기기가 상용화되면 소량의 시약과 세포/조직 샘플로도 실험, 연구, 측정이 가능해져 훨씬 빠르고 경제적인 신약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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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OD 디지털 마이크로 유체역학 기기

◎ 다양한 응용, DNA분리·전자칩 냉각·화학센서 개발
문 교수의 다른 연구는 이 디지털 마이크로유체역학기와 액체의 계면현상을 이용해 DNA, RNA 혹은 단백질과 같은 생화학 분자들을 분리하는 것이다. 문 교수는 최근 박테리아 샘플에서 플라즈미드 DNA를 분리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마쳤다.
문 교수의 연구의 큰 방향은 미세한 액체를 움직여 얻을 수 있는 모든 이득을 얻는 것인데 “디지털마이크로유체역학기기를 응용해 반도체 기기의 칩을 냉각하거나 각종 화학 센서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혈액 한 방울로 환자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손바닥만한 진단기기를 만든다고 가정할 때, 소량의 혈액을 움직이는 장비만 작아져서는 안되고 혈당이나 이온 농도를 재는 센서들도 함께 작아져야 한다. 기존 존재하는 센서들을 모아서 기기 안에 집어넣는 것은 해법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문 교수 연구팀은 혈액 방울을 나노 리터 단위로 움직이는 기기가 나트륨과 칼륨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러한 센서가 장착된 기기는 소형 진단 기기 및 착용한 상태에서 인체의 상태를 체크하는 웨어러블 센서로 쓰일 수 있다.
문 교수는 “연구실에서 올해 박사과정을 졸업한 한 학생이 소량의 혈액으로 다양한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드는 회사를 시작하겠다고 해서 UTA와 인터뷰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시약 한 방울에 전기를 걸어주면 시약의 농도를 알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해 2009년 이 센서에 대해 특허를 신청했고 2015년 특허가 나왔다. 최근 연구 성과에 따라 5건의 특허를 더 출원했으며 특허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 새로운 연구분야와 윤리문제
문 교수는 새로운 연구로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것은 체열이나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연구다.
문 교수는 “최근 중국은 인간 안면인식에 많은 자금을 투입한다거나 창어 4호를 달 뒷면에 보내는 등 과학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최근 중국의 한 대학교수가 유전자 조작 쌍둥이를 만들었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말했다. “유전자 가위로 특정한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제거한 인간을 만들었다”는 것.
문 교수는 “이에 대해세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러한 유전자 조작은 한국 혹은 미국의 과학자들이 할 수 없는 것이 아니지만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예상할 수 없는 것이므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다. 미국 보건원에서는 이러한 데에는 연구비를 주지 않는다. 과학의 진보와 관련된 윤리 철학의 진보가 발맞춰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만 기자 press@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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