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노린 미국 역사상 최악 범죄로 11명 숨져

특정 인종 노린 ‘증오 범죄’에 텍사스 16만 유대인 ‘불안’ … 달라스 내 회당 출입 엄격 통제

 

다양한 인종들이 정착해 전통 문화를 지켜내면서 새로운 문화 등의 여러 요소가 융합해 동화되는 현상을 냄비에 비유해 ‘멜팅 팟(Melting Pot)’ 혹은 ‘인종의 용광로’라고 한다. 다민족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국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등장 이래로 미국의 이런 다민족 포용 정책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7일(토) 피츠버그에서 발생한 ‘반 유대주의 살인극’으로 인해 이민 사회에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다.

◎ 유대인 노린 최악의 ‘증오 범죄’ 사건= 지난 27일(토) 반 유대주의자로 추정되는 40대 백인 남성은 유대교 회당에 총기를 난사, 11명이 숨지고 경찰을 포함해 6명이 부상을 입는 등 최소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피츠버그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 로버트 바우어스(46)는 이날 오전 10시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synagogue)인 ‘트리 오브 라이프(Tree of Life)’에 권총 3자루와 자동소총(AR-15) 1자루를 들고 들어가 신도들을 향해 난사했다.
사건이 발생한 토요일은 유대교 안식일로, 이날 회당에서는 아기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행사 가 열리고 있었다.
그는 총을 난사하며 “모든 유대인은 죽어야 한다(All Jews must die)”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바우어스는 현장에서 경찰과 총격전을 하다 부상을 입고 체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건 직후 용의자 바우어스는 극우주의자로 밝혀졌다. 그는 극우주의자들이 다수 활동하는 소셜 미디어인 ‘갭닷컴(gab.com)’에 사건 당일 “나는 가만히 우리 국민이 살육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 없다. 나는 들어간다”는 내용의 글을 기재했으며 본인 소개란에는 “유대인들은 사탄의 자식들(the children of Satan)”이라고 적었다.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올린 내용을 종합해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Hate Crime)’로 보고 있다. 증오범죄란 가해자가 인종·성별·국적·종교 등 특정 집단에 증오심을 가지고 그 집단에 속한 사람에게 테러를 가하는 범죄 행위를 뜻한다.
FBI 피츠버그지국 밥 존스 특별수사관은 “총격범은 예배를 보는 교인들을 살해했고,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는 단독범행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역사상 발생한 최악의 반 유대인 범죄로 기록될 전망이며 유대인을 겨냥한 범죄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달라스에서도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

달라스,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회당에 모인 달라스 시민들(사진 출저: 달라스 모닝 뉴스).

◎불안에 떠는 텍사스 16만 명 유대인= 미국 내 유대인에 관한 연구 및 자료 발표 기관인 ‘American Jewish Year Book(AJYB)’이 추산한 2017년도 기준 미국 내 유대인 인구수는 약 685만여 명이다. 텍사스는 총 166,505명이 거주하고 있다고 발표돼 이는 뉴욕, 뉴저지, 팬실베니아에 이어 4번째로 유대인 인구가 많이 사는 주가 텍사스로 알려졌다. 같은 자료는 달라스 및 포트워스 지역에 7만 5천여 명의 유대인들이 거주 중이라고 추산했다.
피츠버그 유대인 총격 사건 이후 찾은 DFW 지역 유대교 회당(Synagogue)의 모습은 지난 사건으로 인해 유대인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31일(수) 본지 기자가 방문한 유대교 회당(Congregation Anshai Torah)은 사건 이후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회당 밖으로는 경비원들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으며 회당으로 향하는 모든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사건과 관련한 인터뷰를 위해 출입을 신청했으나 외부인 출입은 사전 약속 없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며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다.
또 전날 방문한 유대교 연합인 ‘Jewish Federation-Greater Dallas’의 건물 역시 출입이 통제됐으며 건물 외부 울타리에는 검은 천이 설치돼 외부에서 울타리 내부를 볼 수 없었다.

유대인 총격

◎주류사회·트럼프 대통령 반응= 사건 발생 이후 피츠버그를 중심으로 희생자를 기리는 장례식이 열렸고 달라스에서도 추모식이 열렸으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희생자를 기리고 부상자의 빠른 치유를 기원하는 글들도 계속해서 업로드되고 있다.
또 추모식 기금 마련과 부상자 치료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통원 후원 기금 마련 활동에는 시작 6시간 만에 목표 금액인 2만 5천 달러를 돌파했고, 15만 달러를 2차 목표로 다시 설정했으나 지난 30일(화) 기준 18만 달러를 돌파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건 직후 논평을 통해 “사악한(evil) 반 유대주의 공격은 인류를 향한 공격”이라며 이번 사건을 비난했다.
이번 총격 사건의 해결책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당에 무장 경비원이 배치됐더라면 사정이 아주 달랐을 것”이라며 “회당이나 학교 등 대중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에서 발생하는 총기 난사 사건을 예방하기 위해 더 많은 무장 경비원의 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4일 발생해 17명의 사망자와 35명의 부상자를 낳은 플로리다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라스 고등학교 총격 사건 이후 총격 사건 규제 방안으로 ‘경비원 무장화’를 제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수) 멜라니아 영부인과 함께 피츠버그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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