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스 아시안 영화제에서 만난 김보영 다큐멘터리 감독

“다큐멘터리 통해 주류 사회가 소수계에게 관심을 유도 하는 것이 목표” … 한국 이민자의 삶 다룬 다큐멘터리도 준비 중

TV, 드라마, 영화 등 주류 사회 속에 미디어가 전하는 내용들은 대부분 주류 사회에 관한 이야기를 담는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이민자이지만 계속해서 한국에 관한 내용을 담은 미디어를 즐기는 이유는 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우리 삶의 얘기, 낯선 땅으로 이민 와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여러가지 일을 겪으며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내용을 찾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19일(목) 개막한 제15회 ‘달라스 아시안 영화제’가 다운타운에 위치한 안젤리카 영화관(Angelika Film Center)에서 26일(목)까지 이어졌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독전, 곤지암 등 여러 편의 한국 영화들이 인기리에 상영됐다.
한국의 영화 산업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에서 한국 영화의 상영이 ‘주목할 만한 일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번 아시안 영화제가 특별했던 것은 한국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가 상영된 점이다.

 

김보영 감독의 dream bag
김보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드림 백(Dream Bags)

‘드림 백(Dream Bag)’이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이 다큐멘터리는 10분이라는 짧은 상영 시간임에도 주인공의 삶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었다.
다큐멘터리를 시청한 한 관객은 극장을 나오면서 “정말 괜찮은 다큐멘터리였다. 무엇보다 가슴이 따듯해지는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영화의 내용은 이렇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자폐증을 가진 한 소년과 그의 가족이 조그마한 가방을 만드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지난날의 역경을 함께 극복해 내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다큐멘터리의 제작자 김보영(Rachel Boyoung Kim)을 만나 다큐멘터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자폐증을 가진 아들(주인공 카일, Kyle)을 둔 부모가 자식의 재능을 끌어내 작은 가방을 만들어 가며 함께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어떻게 카일이 독립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다큐멘터리”라고 설명했다.
“카일의 이야기는 지역 신문을 통해 우연히 접했다. 내용을 읽어보니 너무나 감동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어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카일과 카일의 가족을 돕기 위해 만들게 됐다”며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냉철함보다는 따듯함이,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이 강점인 김 감독

‘감독’하면 떠오르는 것은 화려함과 냉철함이다. 영화 제작을 지휘·감독하고 제작이 끝난 후 수많은 관객에 둘러싸여 배우들과 함께 선 모습에서는 화려함이 풍긴다.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 봤을 감독의 모습이다.
김 감독에게는 냉철함보다는 따듯함이, 화려함보다는 소박함이 더 드러난다.

“저는 미국에서 외국인이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아시안 아메리칸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며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몰랐지만 미국 생활 2년 차에 접어들면서부터 비영리 단체에서 남을 돕는 일을 하고, 학교에서는 유학생들을 도와가면서 (미국에서 아시안들이) 정말 힘들고, 불공평한 대우, 차별을 겪은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보니 카메라를 들고 스토리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어려움을 가졌음에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게 됐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카일의 이야기도 김 감독이 가진 마음가짐에서부터 시작됐다.
“신문을 통해 접한 카일의 삶의 내용을 보고 바로 조사를 해서 카일의 가족과 연락을 해 (카일의 희망적인 삶 이야기) 이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 이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카일을 위해서, 또는 자폐증 커뮤니티에도 써도 좋고,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전했다. 그렇게 해서 이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만들어가는 작은 기적김 감독이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꿈을 키운 이유는 관심이다.
미국에 온 지 6년이 조금 지난 김 감독은 “미국에 와서 픽션을 만들다가 비영리 단체에 속해 일하고, 소수 민족, 나의 친구들 친구들의 부모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떻게 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을까, 어떻게 세상에 끄집어내서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해줄까 해서 찾게 된 것이 다큐멘터리 포맷”이라고 설명했다.
“제가 만든 다큐멘터리는 주제가 소수 민족에 관한, 한국 이민자, 아시안 아메리칸, 여자 스트릿 아티스트 등 소수계(Minority)에 관한 이야기다. 이런 내용을 매스미디어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다. 이런 것을 퍼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어 “저도 소수계로서 (그런 이야기에) 더 공감이 가고 마음이 가고 더 얘기를 끄집어내고 다루고 싶은 책임감이 생겼다. 손이 잘려나갔음에도 주방 뒤에서 일을 하고 페이먼트를 잘 받지 못했던 1세대 이민자의 삶을 들으며 문제가 있으며,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카메라를 들고 쫓아다녔다.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우리 삶을) 알지 이런걸 하지 않으면 아무도 우리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이런 관심을 끌어내 사람들이 그것(소수계의 삶)에 대해 생각하면 그걸로 된 것”이라고 김 감독은 설명한다.
다큐멘터리 ‘드림 백’의 트레일러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부모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협회에 상영되기도 했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주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김 감독의 바람이 전달된 결과일 것이다.

차세대 다큐멘터리 감독 위한 조언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는 일단 사회문제와 주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자기가 그 주제에 대해 관심이 없으면 만들 수 없다”며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이어 “문제를 찾아가는 그 과정에서 대상자와 나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계속 관심을 기울이고 항상 오픈마인드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류 사회에 언젠가 소개될 한국 이민자에 관한 이야기와 그녀의가 가진 계획
김 감독은 현재 실험적(Experimental) 다큐멘터리라는 장르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제는 한국전쟁 이후에 한국인들이 미국으로 이민을 와야 했던 상황들에 관해 다룬다.
김 감독은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전통과 현대 무용을 결합해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행위 예술가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애잔함 그리고 한국 전쟁 이야기를 결합해 스토리를 이끌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소수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김 감독은 다짐한다.
김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항상 주위에 보며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주위를 기울이며 카메라를 들고 찾아가겠죠”라며 “(다큐멘터리를 제적하는) 과정은 힘들지만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다큐멘터리가 좋은 것 같다”고 김 감독은 설명했다.
그녀가 만든 다큐멘터리 ‘드림 백’의 주인공 카일의 실제 이야기는 웹사이트 www.jojojicreations.com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카일이 직접 만든 가방도 상품 하나에 3달러라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전지호 기자 press4@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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