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시인들

<일 포스티노>란 이탈이아 영화를 다운로드해서 다시 보았다. 시나리오 작가 안토니오 스까르메타가 칠레의 시인 파블루 네루다를 흠모하여 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주인공에게 파블로 네루다 시인과 시집 한권이 삶과 자연에 대해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준다. 이태리의 작은 섬에서 어부의 아들로 단조롭게 살아가는 마리오는 네루다 시인이 망명와서 살고부터 우편물량이 늘어 우편배달부로 고용된다. 우편물을 배달부하게 된 마리오가 네루다 시인과의 만남으로 그에게 인생을 전환하는 새로운 시간이 된다. 처음 네루다가 시인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그의 시집을 한권 구해 읽다 그는 자기가 살아온 지겹던 섬이 시로 통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며 시적 은유의 세계로 빠져 들어간다. 로멘틱한 시인 네루다를 가까이 하면서 시적 은유로 연인인 베아뜨리체와 사랑을 이루어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달라스 뉴스코리아 독자님, 영화 일 포스티노의 주인공이 되어보시지 않겠습니까? 영화에는 시인 네루다와 작가의 메타포가 여기 저기 삽입되어 있다. 언어로 담아낼 수 없는 예술에 음악이 있고 시가 있다.

달라스 우리 동네에도 시인들이 있습니다. 우리 동네 시인들의 시집 한권을 구입하시지 않겠습니까? 산이 없어 트인 찬바람이 마음까지 추운 날 뜨거운 커피 한 잔과 시집 한 권을 무릎 위에 올려 시의 곁을 다가가 보세요, 내 인생에 시간이 확 다르게 다가와 은유의 세계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사랑이 이루어 행복하게 된 마리오처럼 인생에 새로운 획을 긋는 예감이 들 것 같다면 이 가을에 우리 동네 멋진 시인들의 시집을 만나보세요 시가 곧 그대에게로 올 것입니다.
우리 동네엔 달라스 문학회가 있습니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동안 달라스 문학 창간에서 이제 13호가 나왔다. 회원 중 국내외 문학상 수상자들도 나왔으며 첫 시집을 출간하신 시인 여섯 분을 자랑하겠습니다. 먼저 달라스 문학회원으로 첫 시집을 낸 김미희 시인의 시집 <눈물을 수선하다>를 소개합니다. 그녀는 연극배우로도 알려진 달라스의 고유명사가 된 시인입니다. 그녀는 옷수선 가게를 하면서 그녀의 일상 집기가 모두 시가 되어 독자의 마음에 진하게 흔적을 남깁니다. 쪽가위, 바늘, 자, 이런 무기질에 시인이 생명을 불어넣어 들숨과 날숨을 쉬게 하는 생의 동반자, 낮선 땅에 정착하기 위해 바늘 한 땀 한 땀으로 이루어낸 시간이 <눈물을 수선하다> 시집으로 평범한 일상도 시적 은유로 우리를 가슴 벅차게 합니다,

우리 동네를 엿보다 보면 “오매, 이런 집도 있네”하고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집이 있습니다. 장인과 사위가 시집을 내시고 둘째 따님도 미주 한국일보 시 부분 수상하신 시인 가족도 있답니다. 장인 최기창 선생님은 <도로아이의 노래>란 시집을 자녀들이 구순 축하 시집을 묶어 효도를 하였습니다. 달라스 문학회에 최연장자이시지만 가장 어린 도로아이가 되셔서 아이됨의 순발력을 시집에 여과 없이 보여주셨다. 도로아이의 시인은 천진과 겸손이 서정으로 빛나고 독자에게 훈훈한 시들이 몸소 보여 주시는 “설거지” 시에서 다 팽개치고 일터로 간 텅 빈 집에서 아버지가 설거지를 하신다.
시의 마지막 연을 옮겨본다. “헝클어진 시간을 포개고 서로서로 등 기대어 누워보는 시간 따뜻한 김이 오른다.” 그릇들을 윤이 나게 닦으시는 시인의 황홀한 시에 젖어 보시지 않으시렵니까? 자, 이제 사위 김건하 시인 뉴코 칼럼 <시상시사>를 몇년간 연재하신 시인은 내공이 있는 분입니다. <내게도 길 다란 꼬리가 있다> 우선 시적 기교를 부리지 않는 소박한 시인입니다. 방민호 서울대 교수의 서평을 빌리자면 ‘날카로운 비유, 기억의 밀물’이라 했습니다. 언어의 질감과 은유의 효용이 적적히 배합되어 시가 독자에게 슬며시 감겨온다. 작품 중 <밀물>은 놀라운 관조로 끌어낸 한 폭의 수묵화처럼 시를 읽으며 시가 밥보다 좋아지는 일이다. 소설도 아닌 것이 시인의 완만한 인생이 흑백영화처럼 다가오는 시집이 있다. 한 가족인 최신예 시인의 미주 한국일보 시 부분 수상작 <두부>에서 감성과 은유와 숨김으로 시에서 어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따뜻한 목욕물에 잠기신 어머니’로 시작되는 콩과 두부가 어머니의 인고의 세월을 담아내는 아릿한 시적 상상력, 이렇게 한 가족 셋 시인을 만나봅니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소설에 당선하신 손용상, 청년 문학도가 45년간 문학의 끈을 놓지 않고 소설 8권과 전자시집 한권과 <천치, 시간을 잃은> 두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와병 중에도 그는 문청에 가까운 열정으로 문학의 꽃을 피웠다. 망향, 시간의 춤, 사모곡에서 시인의 시적 사유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게 되면서 시를 읽은 사람도 그리움에 동참하게 합니다, <미륵 반가사유상> 마지막 연에 “고통 받는 중생을 위해 깊은 자비의 눈빛으로 답한다” “합장” 시인은 침묵과 자비로 끝맺는다. 더 융숭 깊은 시가 우릴 기다린다. 박인애, 달라스의 전천후 작가이자 시인인 그녀는 시인으로 살다 시인으로 죽고 싶다는 그녀, 문학으로 많은 꿈을 이루었다. 수필집 두 권과 첫 시집 <바람을 물들이다> 두 번째 시집 <말은 말을 삼키고 말은 말을 그리고>를 출간했다. 시 <디아스포라의 꿈>에서 상기되는 두 문장이 있다. “모래가 든 신발로 앞만 보고 달렸다”와 “결코 옮겨 심을 수 없었던 종(種)이었을까” 박인애 시인은 다이스포라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 땅에서 우리 글로 시를 쓰는지도 모른다. 무한 가능성을 보여준 박인애 시인은 시에서 이민자의 사유로 종횡무진의 시들이 익어가고 있다. “말린 낙엽”처럼 이제 문학의 깊이가 지평을 넓혀가듯 시들이 선비를 닮아갈 마음을 준비하게 한다. 마지막 김정숙 동시조인 그녀는 <이민학교 일학년> 알록달록 동화그림으로 아름다운 꿈의 동시집이 출간되었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이렇게 멋진 시인들의 시집이 이 가을 그대들을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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