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로 달리는 자동차

요즘 자동차 업계에 확실한 것 한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은 석유를 기반으로 한 내연기관 자동차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전기 자동차가 대부분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는 거대한 실험이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20-30년 후에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가 금지됩니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 자동차 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소 자동차를 논하는 것은 다소 엉뚱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이 수소 자동차를 상용화하기 위해 많은 투자와 마케팅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지의 블루 오션을 선점하게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과연 수소로 어떻게 자동차를 움직이게 한다는 걸까요?
정확히 말하자면 수소 전기 자동차입니다.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자동차를 굴리는 방식입니다. 현재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것은 대용량 배터리 제조를 제외하면 기술적으로 거의 완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부분만 해결하면 그 이후의 자동차 제조 과정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수소로 전기는 만드는 장치를 연료전지 ‘스택’이라고 합니다. 스택 속에서는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가 결합하여 물이 생기는 화학반응이 일어납니다. 특이한 것은 공급된 수소가 백금과 같은 촉매제에 의해 이온화되고 이온화 과정에서 떨어져 나온 전자가 외부 회로를 거쳐 다시 수소-산소 결합과정에 공급된다는 점입니다. 이 전자의 흐름이 바로 우리가 사용할 전기입니다.
수소 전기 자동차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기본적으로 수소는 지구 및 우주에 매우 흔한 물질입니다. 땅 속 깊은 곳에 저정된 석유나 천연가스와 달리 지구대기와 물, 광물이나 석유속에도 혼합물 또는 화합물의 형태로 흔하게 존재합니다.
연료전지 속의 수소-산소 반응에서는 이산화탄소나 질소화합물 등의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론적으로는 물만 생깁니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의한 환경파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효율도 좋습니다. 수소 1kg으로 100km 정도 갈 수 있다고 하니 휘발유와 직접 비교해도 6배 정도 효율이 높습니다. 충전식 전기 자동차에 비해 수소 충전시간이 짧습니다.
일반 전기 자동차는 최소 30분에서 여러시간 충전을 해야 하지만 수소 자동차는 5분 정도의 충전으로 수소를 가득 채울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기술로 만든 수소 자동차는 1회 충전하면 400km 정도 갈 수 있고 이 거리는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지만 아직은 단점도 많아서 실용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대량의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 아직 확실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재 많이 쓰이는 수소 생산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부생수소를 이용하는 것인데요, 화학산업공정에서 수소 혼합물이 부산물로 많이 나옵니다. 이를 버리지 않고 수소만 걸러내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현재는 수소의 수요가 적어서 괜찮지만 수소를 많이 공급해야 할 경우에는 부생수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천연가스를 가열하여 수소를 분리하는 방법입니다. 결국 화석연료에 기반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신재생에너지라고 보기 힘듭니다.
세 번째로는 물을 전기분해하여 수소를 얻는 방법이 있습니다. 태양열이나 풍력 발전으로 얻는 전기를 이용하면 궁극적으로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고 수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다소 비논리적인 방법입니다. 전기를 만들기 위해 수소가 필요하고 수소를 만들기 위해 다시 전기를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전기분해에 쓰일 전기로 일반 전기 자동차를 충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죠.

더 큰 문제는 충전소입니다. 일반 전기 자동차가 차세대 자동차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충전소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건물이 있는 곳에는 어디나 전기선이 공급되어 있으니 고속충전이 필요한 경우에만 간단한 추가 시설을 설치하면 됩니다. 하지만 수소 충전소 설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만 가능합니다.

자동차 제조 가격 자체도 문제입니다.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연료전지의 가격이 아직은 매우 높아서 기술혁신으로 가격경쟁력이 생겨야만 상용화가 가능합니다.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장벽이 많기는 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은 매우 가치 있는 도전입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동차 기술과 사회적 인프라를 100년 전의 시각으로 다시 보면 상상하기 힘든 대단한 발전입니다. 앞으로 100년 뒤에 인류가 어떤 기술과 인프라를 누릴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때는 수소나 혹은 그보다 더 좋은 연료로 자동차를 굴리고 있겠죠?

안내 말씀
지면을 빌어 한가지 안내 말씀 드립니다.
필자가 속해있는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에서 4학년에서 1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과학 경시대회를 개최합니다.
날짜는 4월 13일 토요일이며 장소는 University of North Texas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nmsc.ksea.org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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