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날, 권력을 지적하는 언론 기대하지만
DATE 18-04-13 01:40
글쓴이 : 어드민      

4월 7일이 한국에서 신문의 날이었다고 한다. 신문의 날이라면 기념도 하고 행사도 하면서 보낼만도 하다. 그래도 ‘신문’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들어갔으니 뭔가 의미있게 지켜질 것 같다. 하지만 정반대다. 소리소문없이 이 날이 지나간다. 이 날이 그 날이라고 언론인조차 모르고 있는 듯 하다. 아니면 요즘 이 날을 내세울만한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4월 7일이 신문의 날이 된 이유는 1896년 4월 7일 창간된 독립신문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보훈처에 설명돼 있다. 서재필 박사가 중심이 돼 발간한 한국 최초의 현대식 순국문 신문이 독립신문이다. 4년 짧은 기간 발행됐지만 개화기 한국 국민을 계몽하고 독립자주정신과 민주의식을 심어준 신문이었다.

서재필에 대해서도 독립투사로, 계몽사상가로, 선각자로 부르며 존중하는 마음이 신문의 날 제정으로까지 이어진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서재필이 미국 시민권자였다는 것 때문이다. 반미 감정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에서 공격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미 시민권자는 한국인이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이라며 그의 한국에서의 활동은 ‘기회주의적, 이기적 돈벌이’였다고 혹평하는 이들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신문의 날이 대접받기는 힘들 터. 

서 박사는 억울할 것이다. 활동과 입지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받았을 미국 시민권 때문에 한국을 향한, 한국을 위한 자신의 진실한 활동이 반미 정서에 의해 일방적으로 폄훼 당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사실 독립신문 창간 논설에서 그는 실랄한 비판을 한다. “실상 정부도 백성을 위해 만든 것이요, 군사도 백성을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러나 정부 관료들이 백성을 주인으로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주인 행세를 하며 국민을 지배한다”고 정권을 꼬집었다. 

그의 비판은 현 한국 사회에서도 되새겨볼만한 것이다. 특히 신문과 방송이 정부에 의해 장악 당하며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세태를 꼬집으려고 한 재미언론가가 쓴소리를 실은 게 있었다. 공영방송 사장이 정권에 의해 임명되고, 그래서 친정권적 기자와 제작자들을 고용해 친정권적 정치 방송을 하다 보니 국민의 귀를 흐리고 입을 막는 꼴이라는 지적을 한 것이다. 

그는 나폴레옹 당시의 프랑스 ‘르 모니테르’ 신문의 보도 행태를 예로 들어 지적했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나폴레옹이 연합군에 패해 엘바 섬으로 귀양갔다 탈출해 황제로 복직하는 과정을 이 신문은 매일 기사화했다. 그런데 기사 제목이 처음에는 ‘괴물’ ‘폭군’ ‘왕권 찬탈자’가 탈출했다는 식이었다가 후에 나폴레옹이 입성할 때가 되자 ‘황제’ ‘황제 폐하’께서 입궐하신다는 식으로 바뀐다. 단 2주만에 기사 논조가 180도 바뀐 것이다. 이게 바로 권력의 시녀가 되는 신문의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2016년 미국 대선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만났다. 아베는 트럼프와 자신이 공통점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트럼프가 뉴욕타임스에 의해 뭇매를 맞은 것처럼 자신도 뉴욕타임스와 제휴한 아사히신문에 몰매를 맞고 있다는 동질성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아베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래도 ‘나는 이겼다’라고. 트럼프도 손가락을 치켜들면서 ‘나도 이겼다’고 응답한다. 

그러나 아사히신문은 굴하지 않았고 집요했다. 아베를 침몰 직전으로 몰고간 사학재단 특혜 비리 혐의를 끝까지 파헤친 게 바로 아사히다. 계속 부정하면서 잘못을 숨기려 하던 아베에게 아사히는 증거를 특종으로 터트렸다. 또 아베가 적당히 넘어가려 할 때마다 아사히는 또 다른 증거를 내놨다. 의기양양하던 아베가 이제 정치생명을 연명하기에 급급한 찌질한 모습으로 가기까지 아사히신문의 역할은 참으로 속시원했다. 일본 신문이어도 박수를 보낼만 하다.

오만하고 자만하는 권력에 대한 언론의 비판 역할은 탄압을 불러온다 해도 역사에 남을 공헌을 하는 일일 것이다. 이런 역할에서 방만하다 보니 한국은 역대 대통령들 대참사 반복의 역사를 막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몰락도 잘못된 뭔가를 눈치챘으면서도, 그 정권의 연이은 선거 승리와 지지율 고공행진의 오만 앞에서 눈을 내리깔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직무유기를 작금의 언론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따져볼 때가 됐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내 목소리는 미약하다.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는 나는 서재필처럼 반미 정서 한국인들에게 푸대접일 것을 알기에 더더욱 기어들어간다. 
<이준열 뉴스코리아 편집국장/부사장>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instargram으로 보내기
    

[뉴스] 가장 많이 읽은 기사
 
취업이민 닭공장
andreakim
휴람
 
 
뉴스코리아  |  위플달라스  |  옐로우페이지 뉴스코리아 카카오스토리 뉴스코리아 인스타그램 핫딜뉴스코리아 뉴스코리아 e-paper 위플달라스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