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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크리스마스, 언해피의 이유를 바람에게 묻는다
DATE 16-12-23 01:11
글쓴이 : 어드민      

“나는 신의 생각을 알고 싶다. 나머지는 부차적인 것들이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스피노자처럼 우주를 경외의 대상으로 신을 연구하듯 평생을 바친 그의 일성이었다. 죽기 직전까지 우주 본질의 의문을 풀어줄 방정식에 골몰하다 그는 마침내 우주의 별로 돌아갔다. 신의 생각을 알고 싶었던 천재로 인해 인류는 우주의 여러 진리를 발견해냈다. 어쩌면 그것이 신의 의도일 수 있다. 신 자신을 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신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인생 삼라만상의 진리를 꿰뚫는 통찰력을 얻는 행복, 그 유레카를. 
신의 탄생 크리스마스는 그 본질에서 이미 퇴색됐다는 건 누구나 안다. 이교도적 관습과 맞물린 그 기원부터 상업화, 세속화된 연중 할리데이 이상 이하도 아니게 됐다.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당부에도 불구하고 아기 예수나 크리스마스 트리, 천사와 마굿간들이 형상으로 사람들 뇌리를 차지한 역행이랄까.
올해 이 연말 연휴에 유달리 많은 사람들이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는 병적인 현상을 겪고 있다. 한국의 정치적 쓰나미가 지난 몇달간 사람들의 가슴과 뇌를 짓눌렀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선 상황도 탄식과 우려, 그리고 두려움까지 줬다. 연말을 이처럼 불안 가운데 보내기도 오랫만이다. 분명 메리 크리스마스, 해피 뉴이어를 말하는데 그다지 신이 안난다. 참으로 초라한 정신세계만 방황하고 있다. 
구세주의 탄생을 통해 희망을 노래해야 할 시기에 역으로 고해(苦海)를 생각한다. 신이 방관하는 고통과 불행에 대해 곱씹는다. 신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말 묻고 싶은 그 고통에 대해서다. 욥이 눈물로 묻던 “왜 의인에게도 고난이, 불행이 주어지는가요”라던. 
신을 부정했지만 고통에 남다른 관심을 가졌던 니체도 신과 고통을 연결시켰다. “인간은 고통 자체를 부인하지 않는다. 고통의 의미가 분명하다면 인간은 고통을 바라고 심지어 추구할 것이다. 고통 그 자체가 아니라, 고통의 의미 없음이 인류 위에 내려진 저주였다”라고. 고통을 허락하면서 그 의미를 알려주지 않는 신에 대한 격렬한 거부였다고나 할까. 
한편에서는 격려한다. 의미없는 고통은 없다고. 참으라고. 받아들이라고. 어차피 고해인 세상에서 고통은 피할 수 없기에 그에 짓눌려 단념하기보다는 힘들더라도 끝까지 그 의미를 탐색해보라고. 그러다 보면 아인슈타인처럼 우주의 그 어느 진리 하나쯤 통찰해내는 선물을 받을 수도 있으리라고. 
달마 대사에게 제자가 상담했다. 제 마음이 불안하니 가라앉혀 주세요. 달마는 말한다. 그 마음을 가져오라고. 그러면 편안하게 해주겠다고. 제자는 이리저리 생각해본 뒤 대답한다. “그 마음을 찾아봤는데 못 찾겠습니다.” 달마의 대답, “그럼, 된 것이다.” 
실상이 없는 걸 형상으로 붙들고 고민하고 두려워하고 불안해했다는 이야기인가. 분명 심장이 두근거리는 불안에 떨었는데 그를 찾아 쫓아갔더니 형체가 사라졌다. 원래 없었던 것일까. 또 다른 스님이 말한다. “힘들 때 내려놓아야 진짜 들어야할 때 들 수 있다.” 붙잡고 움켜쥐고 멍에처럼 들쳐매고 견뎌보겠다는 이들에게 하는 충고다. 여보게, 내려놓게나.
올해 노벨 문학상에 선정된 가수 밥 딜런, 의외였다. 결국 시상식에도 불참했다. 그 이유는 말 안해도 다 안다.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누구에게 속해본 일이 없다. 잘난 체하는 인간들이 나를 대변자라느니, 시대의 양심이라느니 하면서 사람들을 속이고 있었다”고 말하는 그였기에. 자신을 일정한 틀에 가두려는 모든 시도에 대해 저항하고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쳤던 그, 노벨상이니 시상식이니 모든 형상을 들쳐맬 리가 없다. 한림원은 자책하고 있을까. 우리 누구에게 상을 준거니? 바람에게 준거니? 하긴 딜런의 노래 가사처럼 바람에게 물어보면 답을 알 수 있으리라. 
시인들도 바람에게 묻곤 했다. 정호승 시인도 ‘쓸쓸한 편지’에서 바람을 찾았다.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렵고, 세상이 나를 버릴 때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왔다”는 그는 “솔바람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 사랑도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이제는 비가 와도/ 마음이 젖지 않고, 인생도 깊어지면/ 때때로 머물 곳도 필요하다”며 바람에 기댄다. 
바쁘고 쫓기는 인생들, 당장 끝장 봐야하고, 또 뭐라도 찾아낸 것처럼 서두른다. 그 행렬에 끼지 못하면 낙오될까봐 기를 쓰고 뒤쫓는다. 그 분주함으로 이뤄낸 것이 과연 뭐였던가. 한 해 마무리에 바람이나 망연히 쳐다보며 천천히 반추하면 답을 얻으려나.  
<이준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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